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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 감독 떠난 서울, 작년 후반기부터 '쭉' 흔들린다
출처:엠스플뉴스]|2020-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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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 서울 최용수 감독이 7월 30일 급작스럽게 사퇴했다. 

서울은 29일 홈 경기장(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A컵 8강 포항 스틸러스전에서 1-5로 대패했다. 13라운드를 마친 K리그1에선 3승 1무 9패(승점 10점)로 11위에 머물러 있다. 서울은 리그 13경기에서 10골(최소득점 3위)을 넣고 29실점(최다실점 1위)을 내줬다. 최하위(12위) 인천 유나이티드와 승점은 5점 차. 

축구계는 성적 부진을 최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은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국민대학교 스포츠산업 대학원 김의진 교수(축구산업전공)는  “ 월드컵 우승을 이끈 지도자도 사표를 가슴에 품고 다닌다 ”며  “ 세계 어떤 지도자든 결과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법 ”이라고 말했다. 

“ 최 감독이 사퇴한 첫 번째 이유는 부진한 성적이다. 서울은 6월 3일 수석코치를 교체한 바 있다. 시즌 중 수석코치를 바꾸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이때 최 감독과 수석코치 간 불화설이 돌았다. 구단은 흔들리지 않고 최 감독에게 힘을 실었다. 하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강등 위기다.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다는 걸 최 감독과 구단 모두 느낀 것으로 본다. ” 

“서울이 흔들리기 시작한 건 작년 여름부터”




최용수 감독은 FC 서울의 상징적 존재다. 최 감독은 서울에서 프로축구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1994년 LG 치타스(FC 서울의 전신)에서 프로에 데뷔해 신인왕을 차지했다. 최 감독은 K리그 통산 148경기에서 뛰며 54골 26도움을 기록했다. LG에서의 활약을 발판으로 태극마크를 달았고 두 차례 월드컵(1998·2002)을 경험했다. 

J리그(일본) 생활(2001~2005)을 마친 후(2006)엔 플레잉코치로 서울 복귀를 알렸다. 지도자 생활 시작이었다. 최 감독은 2011년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선수 시절처럼 빠르게 두각을 나타냈다. 이듬해 K리그 정상에 올랐다. 2013년엔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준우승을 차지했다. 2015년엔 FA컵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최 감독은 앞서 한 차례 서울과 이별을 경험했다. 최 감독은 2016년 6월 22일 안산 무궁화(충남아산프로축구단의 전신)와 FA컵 16강전(2-1)을 끝으로 서울 지휘봉을 내려놨다. 중국 슈퍼리그 장쑤 쑤닝으로 둥지를 옮긴 것. 

최 감독은 2년 4개월 뒤 서울로 돌아왔다. 서울은 2013년 승강제 도입 후 첫 파이널 B로 추락한 상태였다. 강등 위기였다. 최 감독은 급한 불을 껐다.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 K리그1에 살아남았다. 이듬해엔 K리그1 3위를 기록하며 ACL 출전권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MBC스포츠플러스 이상윤 해설위원은  “ 최 감독의 서울이 삐걱거리기 시작한 건 지난해 여름 이적 시장부터 ”라며 다음과 같은 분석을 내놨다. 

“ 서울은 지난해 여름 이적 시장에서 K리그1 12개 구단 중 유일하게 전력 보강을 하지 않았다. 그 이후 서울의 경기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한찬희, 한승규, 김진야 등을 영입하며 전력 보강에 성공했지만 한 번 가라앉은 분위기는 바뀌지 않았다. 최 감독이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지만 해결책을 찾지 못한 것이다. ”

이 위원의 말처럼 서울은 지난해 전·후반기 성적이 확연히 달랐다. 서울은 지난해 6월 30일 K리그1 18라운드를 마쳤을 땐 2위였다. 단독 선두 전북 현대와 승점(38점)이 같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의 ‘다득점 우선 원칙’에 따라 4골 더 넣은 전북이 1위에 올랐다. 

서울은 7월부터 흔들렸다. K리그1 11위를 기록 중이던 제주 유나이티드에 2-4로 패했다. 전북(2-4), 울산 현대(1-3)전에서도 연달아졌다. 파이널 라운드(A) 5경기에선 1승도 거두지 못했다. 2019년 10월 20일 강원 FC전(2-3)을 시작으로 2무 3패를 기록했다. 시즌 종료 후 리그 우승팀 전북과 서울의 승점 차는 무려 23점이었다.  

“어떤 감독도 구단 위에 존재할 순 없다”




2020시즌을 앞둔 FC 서울은 지난해 여름과 달리 전력을 보강했다. 2018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 주역 김진야를 시작으로 2018시즌 K리그1 영플레이어상 수상자 한승규, 축구계로부터 제2의 기성용으로 불리는 한찬희, 2016년 한 시즌 최다골(35) 기록을 세운 아드리아노(브라질) 등을 영입했다. 

2020년 출발은 좋았다. 서울은 1월 28일 케다(말레이시아)와 ACL 플레이오프 단판 승부에서 4-1로 이겼다. 3년 만에 ACL 본선에 복귀했다. 2월 18일 ACL 본선 조별리그 멜버른 빅토리(호주)전에선 1-0으로 승리했다. 코로나 19로 중단된 올 시즌 ACL에서 승전고를 울린 K리그1 팀은 서울이 유일하다. 전북 현대(1무 1패), 울산 현대(1무), 수원 삼성(2패) 등은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이 흐름을 바꾼 건 코로나 19였다. 코로나 19로 ACL은 무기한 연기됐고, K리그1은 예정보다 69일 늦게 시작했다. 서울은 5월 10일 올 시즌 첫 경기 강원 FC전에서 1-3으로 역전패했다. 같은 달 31일 성남 FC전을 시작으론 5연패에 빠졌다. 서울이 K리그에서 5연패를 기록한 건 25년 만이다. 1987년과 1995년 5연패를 기록한 바 있다. 

서울은 6월 27일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연패를 끊었지만 분위기를 바꾸진 못했다. 서울은 이후 리그 4경기에서 1무 3패를 기록했다. 이 4경기에서 4골을 넣고 11실점을 내줬다. 

올여름 이적 시장에서 보강이 없었던 건 아니다. 태극마크를 달고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한 중앙 수비수 윤영선을 영입(6개월 임대)한 가운데 기성용이 11년 만에 서울로 복귀했다. 다만 최 감독이 원한 공격수 영입은 없었다. 최 감독은  “ 모두가 서울의 부족한 포지션이 어딘지 알고 있다 ”고 여러 차례 얘기했다. 

김의진 교수는  “ 축구계엔 최 감독과 구단의 불화설이 끊이지 않았던 게 사실 ”이라며  “ 서울이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이와 같은 소문에 힘이 실렸다 ”고 말했다. 

“ 감독이 원하는 선수를 모두 영입할 수 있는 팀이 몇이나 될까 싶다. 올해는 코로나 19로 전 세계 경제가 위기다. K리그는 모기업 지원에 100% 의존한다. 직접 수익을 내지 않는 한 투자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 상황에서 윤영선, 기성용을 영입했다. 자기가 원하는 선수를 더 영입하지 못한 건 아쉽겠지만 구단이 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했다고 본다. ”

결국 성적이다. 지난해 여름부터 흔들리기 시작한 서울은 반등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이상윤 해설위원은  “ 뭘 해도 안 될 때가 있다. 철저하게 준비하고 그라운드에 나서도 결과가 따라주지 않는 상황이다. 선수들은 패하는 날이 늘수록 자신감을 잃는다. 악순환이다. 하지만, 최 감독이 실패한 건 아니다. 최 감독은 선수뿐 아니라 지도자로도 많은 성과를 냈다 ”고 했다. 

“ 최 감독은 올해 허리 수술을 했다. 건강이 많이 안 좋다. 지금까지 정신력으로 버틴 거다. 푹 쉬면서 재도약을 준비했으면 한다. 축구계에서 최 감독의 능력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는 걸 알았으면 싶다. 금세 밝은 얼굴로 돌아올 것으로 믿는다. ” 이 위원의 바람이다. 

서울의 차기 감독 선임엔 시간이 필요하다. 서울은 김호영 수석코치 체재로 팀을 운영하면서 차기 감독 선임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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