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경엽 감독이 떠나보낸 선수들의 잇따른 친정 저격
- 출처:조선일보|2020-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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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 감독 재임 시절 SK를 떠난 선수들
최근 친정팀 상대로 맹활약
반면 염 감독이 영입한 넥센 출신 선수들은
올 시즌 하나같이 부진한 모습

조용호(31)는 올해 KT 타선을 이끄는 선수 중 하나다. 지난 SK와의 3연전에서도 12타수 5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17일 경기에선 3-4로 뒤진 9회초 2사 1·3루 상황에서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며 6대4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8일 경기에서도 2안타로 올 시즌 10번째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조용호는 2-2로 맞선 5회초 2사 2루에서 적시타를 때려내며 팀에 3-2 리드를 안겼다. KT가 5대3으로 승리했다.
그런 조용호를 보면 SK 팬들은 속이 쓰리다. 조용호는 2014년 SK에 육성선수로 입단해 2018년까지 SK에서 뛰었다. 2017년엔 34안타(타율 0.272)를 치며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염경엽 감독이 2018시즌이 끝나고 SK 지휘봉을 잡고 일주일 뒤 조용호는 무상 트레이드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2018시즌 SK에서 16경기밖에 나서지 못한 탓에 방출 위기에 몰렸던 조용호는 SK의 통 큰 결정에 따라 새로운 길을 찾았다. 그리고 그는 KT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
트레이 힐만 감독 체제에서 2018시즌 우승을 일궈낸 SK는 염경엽 감독이 사령탑을 맡은 뒤 꽤 많은 선수를 내보내고 새로 영입했다. 2019시즌을 앞두곤 삼각 트레이드로 김동엽을 삼성에 주고, 넥센으로부터 고종욱을 받았다. 작년 11월엔 허도환을 KT에 주고, KT로부터 윤석민을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2차 드래프트에선 김세현과 채태인을 뽑았다.
작년과 올해 SK 유니폼을 새로 입게 된 고종욱과 윤석민, 김세현, 채태인은 모두 염 감독이 넥센 사령탑 시절 데리고 있던 선수들이란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하나같이 올 시즌 성적이 신통치 못하다.
고종욱은 올 시즌 타율 0.231, 3타점에 그치고 있다. 채태인은 부상 등으로 6경기 출전에 그치며 0.111, 0타점을 기록 중이다. 윤석민의 부진도 심각하다. 타율 0.118에 3타점이 전부다. 투수 김세현은 퓨처스(2군)에서도 평균자책점 9.53으로 부진하다.

반면 조용호 외에도 SK를 나가서 잘된 선수들이 많다. 2018시즌이 끝나고 SK에서 은퇴를 권유했던 이성우는 LG에서 백업 포수로 올 시즌 3홈런을 치며 커리어 최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11일엔 친정팀 SK를 상대로 결승 솔로포를 터뜨렸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윤석민과의 트레이드로 SK에서 KT로 간 포수 허도환도 부상에서 회복해 14일 삼성전에서 3안타, 18일 SK전에서 1안타를 기록했다.
두 시즌에 걸쳐 이성우와 허도환을 차례로 내보냈던 SK는 올 시즌 초반 주전 포수 이재원의 부상으로 큰 위기를 맞았다. 백업 포수 이홍구과 이현석을 내세웠지만, 기대에 한참 못 미쳤다. 결국 포수난에 처한 SK는 트레이드로 두산에서 이흥련을 받아오고 나서야 겨우 급한 불을 껐다.

SK에서 11시즌을 보낸 나주환도 올 시즌 무상 트레이드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나주환은 올 시즌 기록한 홈런 2개를 모두 친정팀 SK를 상대로 때려냈다. 나주환은 KIA에서 주전과 백업을 오가며 쏠쏠한 활약을 해주고 있다.
SK는 18일엔 한화에 노수광을 내주고 투수 이태양을 받았다. 올 시즌 10개 구단 중 1번 타순의 타율(0.252)과 출루율(0.305)이 가장 낮은 SK가 그나마 1번 타자 역할을 하던 노수광을 한화로 트레이드한 것이었다. 그만큼 SK 입장에선 구원진의 인력 보강이 시급했다. 노수광은 한화로 옮긴 첫 경기에서 1번 타자로 나와 5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이태양도 같은 날 KT전에서 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최근 두 차례 트레이드를 하는 등 하위권 탈출에 안간힘을 쓰는 9위 SK는 8위 KT와의 3연전을 모두 내주며 다시 연패의 늪에 빠졌다. 이젠 최원호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으며 변화를 꾀하는 한화와의 탈꼴찌 싸움을 해야 할 형편이다. SK는 10개 구단 중 역전패가 16패로 가장 많고, 7회까지 뒤진 경기에선 단 한 번의 승리 없이 21패를 당했다.
SK가 반격을 하기 위해선 염경엽 감독이 데려온 넥센 출신 선수들의 분발이 필요하다. 아니면 그동안 활용도가 낮았던 선수들을 과감히 기용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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