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경기 1승 2홀드' 키움 양현, 필승조가 체질?
- 출처:오마이뉴스|2020-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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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9일 한화전 1이닝 포함 시즌 3.2이닝1피안타 무실점, 키움 5-3 승리
키움이 이틀 연속 한화를 제압하며 시즌 첫 홈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손혁 감독이 이끄는 키움 히어로즈는 9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4안타를 때려내며 5-3으로 승리했다. 키움이 일찌감치 홈에서 위닝시리즈를 확보한 반면에 한화는 키움보다 2배 이상 많은 10개의 안타를 때리고도 마운드에서 무려 8개의 볼넷을 허용하며 이틀 연속 3-5로 패하고 말았다.
키움은 서건창이 6회 결승 적시타를 때린 가운데 ‘바람의 손자‘ 이정후가 7회 시즌 첫 홈런을 터트렸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한현희가 6이닝 8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4탈삼진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시즌 첫 승리를 따냈고 마무리 조상우를 비롯한 3명의 불펜투수들도 3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그 중에서 10년 차 잠수함 양현은 3경기에서 1승 2홀드를 기록하며 시즌 초반 히어로즈 불펜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입단 5년 만에 2차 드래프트로 히어로즈로 이적한 무명 잠수함 투수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외로운 에이스‘로 마운드를 지키던 시절부터 한화를 응원한 야구팬이라면 192cm의 좋은 신장을 가진 유망주 양훈을 기억할 것이다. 속초상고 출신의 우완 양훈은 200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한화가 무려 오승환(삼성 라이온즈)과 윤석민(KIA 타이거즈), 정근우(LG 트윈스) 등을 거르고 선택한 유망주였다.
2005년 3승, 2006년 2승을 기록한 양훈은 프로 3년째가 된 2007년 7승 4패 2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3.64를 기록하며 빠른 성장 속도를 보였다. 당시만 하더라도 한화팬들은 양훈이 류현진과 함께 송진우-정민철의 뒤를 이을 이글스의 원투펀치로 성장해 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진출 전까지 KBO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에이스‘로 군림한 반면에 양훈의 성장 속도는 한화팬들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양훈은 2012년까지 한 번도 2007년을 능가하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채 2012 시즌이 끝난 후 경찰야구단에 입대했다. 양훈은 군복무를 마친 후에도 별다른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다가 2015년 4월 히어로즈로 트레이드됐다(양훈의 트레이드 상대 중 한 명이 현재 한화의 중심타자로 활약하고 있는 이성열이다). 양훈은 히어로즈에서도 3년 동안 5승을 추가하는데 그쳤고 2017 시즌이 끝난 후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되며 프로 생활을 마감했다.
한화의 ‘아픈 손가락‘ 양훈에게는 6살 어린 동생 양현이 있었다. 형과 마찬가지로 강원도 속초에서 태어나 선수생활을 하던 양현은 형이 한화에 지명되자 대전으로 이사해 한밭중-대전고를 졸업했다. 양현은 대전고 시절 뛰어난 제구력과 완성도 높은 변화구를 앞세워 에이스로 활약했지만 시속 130km가 채 되지 않는 느린 구속 때문에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결국 양현은 201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0라운드 전체 73순위로 두산 베어스에 지명됐다.
루키 시즌 3경기에서 1패 5.40을 기록했던 양현은 이후 3년 동안 1군 무대에서 자취를 감췄다. 양현은 2015년 1군 13경기에서 등판 기회가 있었지만 승패세이브홀드 없이 평균자책점 5.23의 평범한 성적만 남겼다. 시즌 후 상무 야구단에 합격해 군복무를 준비하던 양현은 2015년 11월에 있었던 2차 드래프트에서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고 2라운드로 형 양훈의 소속팀이었던 히어로즈에 지명됐다.
한현희 선발 전환으로 필승조 맡은 후 연일 호투행진
히어로즈는 입대가 예정된 양현을 군대에 보냈다. 양현은 상무에서 보낸 2년 동안 불펜 투수로 활약하면서 퓨처스리그에서 3점대 초반의 준수한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형 양훈의 방출로 형제가 함께 뛰는 일은 무산됐지만 양현은 2018년 6월 8일 kt위즈전에서 프로 입단 8년 만에 데뷔 첫 승을 따내는 감격을 누렸다. 33경기 1승1패5홀드3.58은 충분히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를 가져도 좋은 성적이었다.
하지만 양현은 작년 시즌 1.99라는 뛰어난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도 1승1홀드의 성적 밖에 올리지 못했다. 2013년과 2014년 홀드왕에 빛나는 ‘HHH‘ 한현희가 작년 시즌 전문 불펜투수로 활약하면서 상대적으로 1군 경험이 적은 양현이 셋업맨이 아닌 롱릴리프로 활약했기 때문이다. 물론 주요 보직을 차지하지 못했음에도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것은 양현에게는 대단히 의미 있는 성적이었다.
작년 6000만 원이었던 연봉이 올해 9000만 원으로 50% 인상된 양현은 올 시즌을 앞두고 연봉인상보다 더 기쁜 소식을 전해 들었다. 본의 아니게 양현의 앞을 가로 막았던 한현희가 올해 선발로 보직을 변경하게 된 것이다. 한현희와 양현을 제외하면 1군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잠수함 투수가 턱없이 부족한 키움 입장에서 한현희의 선발변신은 양현의 필승조 활약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양현은 시즌 개막 후 키움이 치른 5경기 중 3경기에 등판했다. 그리고 3경기에서 승리 하나와 홀드 2개를 챙기는 완벽한 투구로 한현희의 빈자리를 완벽히 메우고 있다. 특히 9일 경기에서는 한현희 선발 경기에서 홀드를 기록해 한현희가 승리를 챙기고 양현이 홀드를 따내며 마무리 조상우에게 마운드를 넘겨주는 가장 이상적인 그림이 나오기도 했다.
흔히 투수들은 구속을 끌어 올리기 위해 몸무게를 불리곤 한다. 입단 당시 188cm 70kg의 호리호리한 체격이었던 양현도 어느덧 몸무게를 96kg까지 불렸다. 하지만 작년 시즌 양현의 빠른 공은 시속 130km를 간신히 넘나들 뿐이었다. 그럼에도 양현은 날카로운 싱커와 각도 큰 커브를 통해 타자들에게 많은 땅볼을 유도하고 있다. 올해 양현이 3.2이닝을 던지는 동안 그를 상대로 안타를 때려낸 타자는 단 한 명(이성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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