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근 "10년만 젊었다면"·허훈 "왜 벌써 은퇴를"
출처:뉴시스|2020-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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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10년만 젊었다면 (허)훈이랑 좋은 승부를 많이 했을 텐데." (양동근)

"더 뛰실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벌써 은퇴를" (KT 허훈)

프로농구 코트의 한 시대를 호령했던 레전드 양동근(39·은퇴·전 현대모비스)과 그의 발자취를 따르겠다는 ‘뜨는 태양‘ 허훈(25·KT)이 만났다.

양동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조기 종료된 2019~2020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4회, 플레이오프 MVP 3회, 우승 반지 6개로 역대 선수 중 가장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한다.

레전드가 퇴장한 이 시즌에 데뷔 3년차 허훈은 정규리그 MVP를 수상하며 새 시대를 예고했다.

둘은 같은 가드 포지션에 고등학교 14년 선후배 사이다. 작지만 탄탄한 체격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플레이를 즐긴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달 29일 둘의 모교인 용산고에서 합동 인터뷰를 가졌다.

▲"양동근 선배님 플레이 보며 흉내 많이 냈죠."

허훈은 180㎝로 농구선수치곤 신장이 크지 않은 편이다. 양동근(181㎝)도 마찬가지. 14년 아래인 허훈에게 양동근은 좋은 교과서였다.

양동근은 2004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출신이지만 ‘경기를 조율하고, 패스하는 능력이 좋지 못하다‘며 가드로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짠물수비는 트레이드마크였고, 탄탄한 몸을 바탕으로 공수 매치업에서 정상급 가드들을 따돌리며 최고 자리에 올랐다. 해를 더할수록 공격력, 노련함이 붙어 현대모비스의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허훈은 "내가 학창 시절부터 선배님은 절정의 선수였다. 후배로서 큰 자부심을 느꼈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부여도 됐다"며 "2대2 플레이와 점퍼, 3점슛 등의 플레이를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경기 영상을 보고 따라한 적이 많았다"고 기억했다.

양동근은 "훈이가 중학교 때부터 잘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청소년대표가 된 후에 현대모비스 체육관에서 한 연습경기를 본 적이 있는데 듣던 대로 정말 잘 하더라. 이제 MVP 허훈의 시대 아니냐"며 웃었다.




허훈은 지난 시즌 한 경기 3점슛 9개 연속 성공과 최초로 한 경기에서 득점, 어시스트로 20-20을 기록했다. 양동근은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하겠느냐"며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양동근이 10년만 젊었다면 어땠을까

양동근의 은퇴는 허훈에게 충격이었다.

양동근은 지난 시즌 경기당 28분24초를 뛰며 10점 4.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우리나이로 불혹이라는 것을 잊게 만들었다.

허훈은 "정말 놀랐다. ‘왜 벌써 은퇴를‘이라는 생각을 했다. 누가 봐도 더 뛸 수 있다고 봤다. 아마도 나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며 "은퇴 기사들을 보면서 선배님의 업적을 쭉 볼 수 있었다. 그걸 보고 다시 한 번 놀랐다"고 했다.

양동근은 "아니다. 상대가 움직이는 게 보이는데 내 발이 못 따라간다는 것을 계속 느꼈다. 스스로 많이 답답했다"며 "과거에 은퇴한 형들도 나와 비슷한 느낌이었을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훈이를 세 시즌 동안 상대했다. 막아보면 확실히 다르다. 내가 못 따라간다. 힘도 정말 좋다"며 "KT와 경기가 끝나면 박구영 코치가 ‘이제 안 되겠네‘, ‘힘에서 밀리는 게 보인다‘는 메시지를 보내오곤 했다. ‘내가 10년만 젊었다면 훈이와 좋은 승부를 많이 했을 텐데‘라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훈이의 최대 강점은 자신감·해결사 본능"

이번 시즌 프로농구의 히트상품은 단연 허훈이다. 출중한 실력에 곱상한 외모, 화려한 말재주까지 많은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특히 승부처에서 과감한 플레이로 배짱을 과시했다. 평균 14.9점으로 국내선수 득점 부문 2위에 올랐고, 7.2어시스트로 이 부문 전체에서 1위를 차지했다. 허재(55) 전 감독과 함께 ‘첫 부자 MVP 수상‘이라는 겹경사를 누렸다.

양동근은 "다른 어린 선수들과 달리 자신감과 승부처에서 해결하려고 하는 의지가 대단하다. 팀에서 주문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만들어지지도 않는다"며 "본인이 스스로 알고 느끼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훈이의 가장 큰 자산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선 다치지 않았으면 한다. 운동선수에게 부상은 큰 부분을 차지한다. 또 경험을 많이 했으면 한다. ‘국가대표에 다녀와서 많은 것을 느끼고, 경험했다‘고 한 훈이의 인터뷰를 봤다. 앞으로 더 많은 경험을 하길 바란다. 계속 업그레이드될 수 있을 것이다"고 보탰다.




이에 허훈은 "선배님 말씀처럼 국가대표는 다녀오는 것만으로 많은 도움이 됐다. 잘하는 선수들과 5대5 훈련을 하면서 자신감을 갖게 됐다. 팀에 돌아오면 농구가 더 잘 되는 걸 느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은퇴하셨지만 후배로서 아직 배울 게 많다. 혹시 나중에 지도자가 되면 제가 그 밑으로 들어가서 열심히 배워보겠다"는 농담을 던졌다. 양동근은 "지금 FA 의사를 밝히는 것이냐"며 묘한 미소를 보였다.

▲양동근의 깁스와 허훈의 시퍼렇게 멍든 눈

양동근은 은퇴를 결정하고, 지난달 왼쪽 손목 핀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2016년 10월 부상을 당하고, 철심을 박아 고정하는 수술을 받았다.

이후 네 시즌 동안 몸 안에 철심을 박고 뛰었다. 2018~2019 현대모비스가 우승할 때도 마찬가지다.

"사진에 팔 깁스가 나와도 되느냐"며 숨기려고 했지만 긴 여정을 마치고 받은 핀 제거 수술은 양동근의 열정과 은퇴를 알리는 또 하나의 상징이었다.

허훈은 눈이 시퍼렇게 멍이 든 상태로 나타났다. 전날 지인들과 농구하다가 상대에게 팔꿈치로 맞았다.

허훈은 "요즘 선수들은 비시즌에도 스킬트레이닝, 웨이트트레이닝 등을 계속하며 몸 상태를 유지하는데 힘쓴다. 휴가라고 해서 마냥 쉴 수 없다. 원래 농구는 잘 안 하는데 몸이 근질근질해서 했다가 제대로 한 방 맞았다"며 웃었다.

양동근은 "저것 봐라. MVP가 비시즌에 농구하다가 맞아서 눈이 저럴 정도로 열심히 한다. 나는 비시즌에 운동 안 했다. 요즘 선수들에게는 특별히 해 줄 말이 없다"면서도 "본인이 책임질 수 있는 안에서 자유롭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허훈은 코로나19로 실내 훈련이 어려워 따로 북한산과 남산을 오르며 땀을 흘리고 있다. 양동근은 취미를 찾고 있다. 최근 지인들과 자전거를 타며 시간을 보냈고, 낚시와 골프를 배울 계획이다.

둘은 인터뷰 후에도 학교를 배경 삼아 여러 장의 기념 사진을 남기며 시간을 보냈다.

양동근이 "훈아, 아들(진서)이 너의 엄청난 팬이야. 아들에게 너와 같이 찍은 사진 자랑하고, SNS에 올려도 되겠느냐"고 묻자 허훈은 "당연하죠. 영광입니다"라며 부끄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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