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한 '코리안좀비' 정찬성…패배가 그를 만들었다
출처:CBS노컷뉴스|2019-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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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좀비‘ 정찬성(32, 코리안좀비 MMA)은 지난 21일 UFC 부산대회 페더급 경기에서 프랭키 에드가(38, 미국)에 1라운드 TKO승하고 타이틀전에 성큼 다가갔다. 

정찬성은 일취월장한 타격과 그라운드 실력으로 에드가를 압도했다. 경기 직후에는 "챔피언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를 원한다"고 외쳤다.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외신들은 정찬성이 에드가에 압승하자 "승패에 상관 없이 명승부를 펼친다"고 호평했다. 26일(한국시간) 현재 페더급 랭킹 4위까지 올랐다. 순도로 따지면 2위나 마찬가지다. 

지금의 정찬성을 만든 건 아이러니하게도 패배의 경험들이다. 조지 루프, 조제 알도, 야이르 로드리게스…. 패배가 발전의 밑거름이 됐다. 

◇ 2010년 조지 루프에 2라운드 하이킥 실신KO패

정찬성은 2010년 4월 24일 WEC 48(UFC에 합병)에서 레오나르드 가르시아를 상대로 미국 무대 데뷔전을 가졌다. 3라운드 내내 난타전을 벌였다. 결과는 1-2 판정패. 

명백한 편파판정이었다. 억울했다. 하지만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많았다. 이 경기는 이날 대회에서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 연말에 ‘WEC 10대 명승부‘로 선정됐다. UFC 본고장 미국에 ‘코리안 좀비‘의 존재감이 각인됐다. 

5개월 후 기대 속에 WEC 51에서 조지 루프와 싸웠다. 그러나 2라운드 1분 30초 하이킥 실신KO패했다. 예상 밖 참패 후 자괴감과 회의감이 컸다.



하지만 패배는 보약이 됐다. 정찬성은 2011년 3월 UFC 파이트 나이트 24에서 가르시아를 트위스터로 꺾고 1년 전 패배를 설욕했다. UFC 최초 트위스터승으로, 대회 열흘 전 대체선수로 출전해 거둔 쾌거였다.

이후 정찬성은 승승장구했다. 마크 호미닉에 7초 KO승(2011년 12월), 더스틴 포이리에에 다스초크승(2012년 5월)했 다. 매 경기 명승부였다. 2013년 마침내 타이틀 도전권을 따냈다.

조지 루프 전 패배가 도약의 밑거름이 됐다. 정찬성은 2011년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판정패한 시합보다 KO로 졌을 때 더 많이 배웠다. 마음가짐과 경기스타일이 한층 차분하고 냉정해졌다"고 자평했다. 

◇ 2013년 타이틀전서 조제 알도에 4라운드 펀치TKO패



"나는 조제 알도를 원한다."

2013년 8월, 정찬성은 조제 알도와 꿈에 그리던 타이틀전을 치렀다. 한국인 파이터 최초의 UFC 타이틀전. 

알도는 8년간 무패행진 중인 절대강자였다. 정찬성은 경기흐름이 자기에게 넘어오던 4라운드 펀치 공방전 중 오른쪽 어깨가 탈구되어 펀치TKO패했다. 아무렇지 않은 척 어깨를 끼워 맞추려 했지만, 이를 간파한 알도에게 하이킥과 파운딩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이후 정찬성은 양쪽 어깨 수술과 군복무(사회복무요원)로 긴 공백기를 가졌다. 옥타곤에 다시 선 건 3년 6개월 후. 상대는 데니스 버뮤데즈였다. 링 러스트(Ring rust, 실전감각 저하)가 우려됐지만 기우였다. 버뮤데즈를 1라운드에 오른손 어퍼컷으로 눕혔다. 1726일 만의 승리였다.

정찬성은 승리 후 눈물을 쏟았다. 스스로 ‘빠르게 발전하는 종합격투기 기술을 따라잡을 수 없을까봐 걱정했다‘고 고백했다.

성공적인 복귀의 비결은 패배에 굴복하지 않는 마음가짐과 챔피언을 향한 열망이었다. 정찬성은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할 때도 운동에 소홀하지 않았다. 퇴근 후 코리안좀비 MMA 체육관에서 소속팀 선수들을 가르치면서 배웠다. 전국 곳곳 종합격투기 명문팀을 방문해 신기술을 습득했다. "잘하는 선수, 못하는 선수 모두에게 배울 점이 있다"는 게 그의 신조다.

◇ 2018년 11월 야이르 로드리게스에 5라운드 엘보우KO패



2018년 11월 미국 덴버에서 열린 야이르 로드리게스와의 경기. 정찬성은 경기 종료 1초를 남기고 팔꿈치 공격을 턱을 맞고 KO패했다.

정찬성은 4라운드까지 채점에서 로드리게스를 앞섰다. 경기 후 메디컬 서스펜션(의학적 출전 정지)에서 정찬성이 60일, 로드리게스가 180일을 받은 것에서 알 수 있듯, 더 많이 때리고 맞췄다. 하지만 마지막 1초가 뼈아팠다.

다 이긴 경기를 내줬다. 하지만 정찬성은 낙담하지 않았다. 대신 훈련장소를 바꿨다. 지난 6월 헤나토 모이카노와 경기를 앞두고 미국 애리조나 ‘파이트 레디‘ 체육관을 찾았다. 그 곳에서 에디 차 타격코치에게 지도를 받았다.

현명한 결단은 열매를 맺었다. 정찬성은 모이카노에 1라운드 58초 KO승했다. 모이카노의 왼손잽을 머리 위로 흘려 보낸 뒤 오른손 카운터 훅을 적중시켰다. 그는 "계속 연습했던 펀치"라며 에디 차 코치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에디 차 코치의 타격 지도는 에드가 전에서도 진가를 발휘했다. 정찬성은 간결하고 정확한 펀치로 에드가를 무너뜨렸다. 



2011~2013년. 정찬성의 첫 번째 전성기였다. 알도, 리카르도 라마스, 채드 멘데스, 컵 스완슨 등 당시 정찬성과 페더급 톱5에서 경쟁했던 선수들은 체급을 옮겼거나 은퇴했거나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대신 볼카노프스키(31, 챔피언), 맥스 할러웨이(28, 1위), 브라이언 오르테가(28, 2위), 자빗 마고메드샤리포브(28, 3위), 로드리게스(27, 5위) 같은 ‘젊은 피‘가 톱5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정찬성은 나날이 기량이 발전하고 있다. 쓰라린 패배의 경험들이 지금의 ‘코리안 좀비‘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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