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짝 이튼 만난 후, 다시 '흥유라'로 돌아왔어요
- 출처:조선일보|2019-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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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아이스댄스 민유라… ‘3년 호흡‘ 겜린과 헤어진 후
스케이팅 관둘까도 생각했지만 새 파트너 이튼 만나 의욕 되찾아
"2022 베이징 올림픽 함께 갈 것"
지난 15일 막을 내린 2019 전국 남녀 회장배 피겨스케이팅 랭킹대회(김해 시민스포츠센터) 시니어 아이스댄스 종목 출전자는 한 팀이었다. 민유라(24)―대니얼 이튼(27) 조는 이 대회를 통해 처음 국내 팬과 만났다. 둘은 찰떡궁합을 과시하며 총점 165.69를 얻었다. 역대 국내 공식대회 최고점이다. 민유라―이튼 조는 내년 2월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리는 4대륙 선수권대회 출전권도 획득했다.
피겨 팬에게 민유라는 친숙한 이름이다. 알렉산더 겜린(26·미국)과 호흡을 맞추던 그는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 아이스댄스에서 유일한 한국 대표로 출전했다. 한국을 세계에 알리겠다며 선곡한 ‘홀로 아리랑‘에 맞춰 한복을 입고 감동적인 연기를 선보여 주목받았다. 얼음판 밖에선 쾌활한 성격 때문에 ‘흥유라‘란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올림픽을 마치고 겜린과의 3년 파트너십을 청산했다. 후원금 배분과 겜린의 훈련 태도 등을 놓고 갈등이 커진 게 결정적이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까지 함께 뛰겠다‘는 약속은 물거품이 됐다. 민유라는 결국 작년 8월 훈련장(미국 미시간주 노바이) 동료인 이튼과 새롭게 호흡을 맞췄다. 이튼은 주니어 시절 세계선수권에서 두 차례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실력파. 하지만 미국 피겨연맹 규정상 이튼이 한국 국적인 민유라와 함께 뛰려면 1년을 기다려야 했다. 둘은 공식 대회 출전 없이 훈련에만 매달렸다.
민유라―이튼 조는 2019~2020시즌 국제무대에 공식 데뷔했다. 민유라는 22일 본지 인터뷰에서 "이렇게 오래 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건 처음이었다"며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힙합과 다양한 안무를 배우면서 표현력을 기르는 데 집중한 시기였다"고 지난 1년을 돌아봤다. 민유라―이튼 조는 국제빙상연맹(ISU) 챌린저 시리즈 등 이번 시즌에만 여섯 차례 국제대회에 출전하며 기지개를 켰다. 첫 국내 무대로 지난 회장배 랭킹대회를 택한 이들은 다음 달 3일 열리는 전국 남녀 종합선수권(의정부 실내빙상장)에도 나선다.
새 파트너와의 호흡은 어떨까. 민유라는 "이튼은 세계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경험이 있는 만큼 스케이팅 기술이 뛰어나다. 무엇보다 처음 탔을 때부터 케미스트리(궁합)가 잘 맞았다"고 말했다. 민유라는 겜린과 헤어진 이후 스케이팅에 대한 의욕을 크게 잃었다고 한다.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들었을 때 마음을 다잡아준 것도 지금 파트너 이튼이다. "이튼과 함께 훈련하면서 다시 재미를 붙이게 됐어요. 저 스스로 흥이 나니까 관중도 예전처럼 즐겁게 바라봐주셨습니다. ‘흥유라‘가 돌아온 거죠(웃음)."
잠시 멈췄던 꿈에 대해서도 말했다. 민유라는 "이튼과 새 출발을 한 건 3년 뒤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도전 때문이었다"며 "새로 시작하는 만큼 한 계단씩 밟아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 무대에 서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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