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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동화를 비극으로 바꾼 '환장의 듀오' 조기호 대표-김종부 감독
출처:스포츠조선|2019-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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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년이었다. 1년만에 준우승이라는 기적 같은 ‘동화‘가 강등이라는 충격의 ‘비극‘으로 바뀌었다.

1년 전, 경남FC(구단주 김경수)는 꽃길을 걸었다. ‘승격팀‘ 경남은 말컹을 앞세워 K리그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강등 1순위라던 경남은 시도민구단 역사상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차지했다. 구단 최초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2014년 강등 후 심판 매수 등 각종 사건으로 팀 해체의 기로에 서 있던 경남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반전드라마를 쓰며 멋지게 부활했다. ‘축알못‘ 조기호 대표와 ‘인동초‘ 김종부 감독이 만든 기적이었다.

1년 후, 경남은 다시 나락에 빠졌다. 지난 시즌 이상의 성적을 자신하며 호기롭게 첫발을 뗐지만, 기대와 달랐다. 시즌 내내 부진을 반복했다. 그래도 다들 ‘설마‘했다. 한번은 반등할 것이라 했다. 하지만 ‘설마‘는 현실이 됐다. 숱한 기회를 날리며 11위로 승강 플레이오프에 나선 경남은 부산을 상대로 힘 한번 쓰지 못한채 무릎을 꿇었다. 충격의 강등. 아이러니하게도 그 기적 같은 성과를 물거품으로 만들 이는 조 대표와 김 감독이었다.

경남은 올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리빌딩에 나섰다. 팀의 핵심이었던 말컹, 최영준 박지수를 팔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출신의 조던 머치, 한때 국제축구연맹(FIFA) 선정 100대 유망주에도 이름을 올렸던 룩을 비롯해, 송주훈 김승준 이영재 박기동 등을 영입했다. 분명 지난 시즌보다 업그레이드된 전력이었다. 부상자가 속출하고, 조던이 향수병으로 팀을 떠나는 등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있지만, 분명 강등될 스쿼드는 아니었다.

적은 내부에 있었다. 프런트의 수장인 조 대표와 선수단을 이끄는 김 감독은 시즌 내내 ‘헛발질‘을 이어갔다. 조 대표는 시즌 개막 전부터 실언으로 홍역을 치렀다. 허환구 창원시설공단 이사장이 간부회의에서 "경남 대표이사와 각별한 사이인데 김종부가 쓸데없이 2위 해가지고 피곤하다고 한다. 연봉 많이 달라해서 죽을 지경"이라는 말을 전했고, 이 말은 세상에 알려졌다. 조 대표는 이후 사과를 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직원들과 크고 작은 갈등을 이어갔다. 한 두명이 아니었다. 직원들에게 힘을 실어줬던 지난 2년과 달리 조 대표의 목소리는 갈수록 커졌다.

특히 수년간 경남의 빚을 청산했다는 자신의 공에 집착하는 모습이었다. 도에서는 추가 지원을 약속했지만, 정작 조 대표가 외면했다. 조 대표는 그나마 후반기 경남을 살린 제리치 영입에도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하이라이트는 며칠 전이었다. 조 대표는 전북 관계자에게 연락을 취해 "제리치와 쿠니모토를 사가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제리치가 최악의 활약을 펼친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



김 감독도 만만치 않다. 어떻게 지난 몇년간 성공을 이어갔는지 의심이 들 정도로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좋은 선수들을 대거 데려왔지만 제대로 써먹지 못했다. 이영재 송주훈 박기동 등이 경남을 떠난 후 맹활약을 펼친 것이 이를 증명한다. 전술은 뻔했다. 후반만 되면 배기종이 들어갔고, 지고 있으면 수비수 이광선을 최전방으로 올리는게 다였다. 스리백, 포백을 오갔지만, 정작 선수들은 "수비 전술에 대한 체계적 훈련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빡빡한 일정에 강도 높은 체력훈련이 이어지며 부상자는 늘어났다.

매경기 다른 라인업으로 경기에 나섰고, 그나마도 원래 포지션이 아닌 자리에 기용하기 일쑤였다. 제대로 조직력이 나올리 만무했다. 소통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커졌다. 김 감독은 원래 소통이 약한 지도자였다. 하지만 성적 부진으로 스트레스는 커졌고, 선수들에게 화살을 돌리는 횟수가 늘어났다. 그나마 선수단 지원팀에서 선수들을 달래며 시즌을 끌고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 큰 문제는 둘의 관계였다. 조 대표와 김 감독은 일찌감치 서로에게 등을 돌렸다. 김 감독의 연봉 협상을 기점으로 둘 사이는 급격히 틀어졌다. 둘은 말조차 섞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직원들을 통해 기본적은 소통을 이어갔을 정도다. 일상적인 격려 방문도 없었다. 감독도 이렇다할 보고도 하지 않았다. 대화가 없으니 오해는 시간이 갈수록 커졌다. 사석에서는 서로를 비난하기 바빴다. 당연히 조 대표는 선수단 지원에 인색할 수 밖에 없었다. 당근이 필요한 순간 외면했고, 투자가 필요한 순간 주저했다. 김 감독은 이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낼 수 밖에 없었다. 팀의 두 축이 무너져버린만큼, 팀이 제대로 돌아갈리 없었다.

기회는 있었다. 도에서는 조 대표와 김 감독의 교체를 고려한 적이 있었다. 실제 꽤 구체적인 움직임도 있었다. 하지만 구단주인 김 도지사는 이들에 대한 검증 없이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이미 팀이 망가질대로 망가진 상황이었다. 김 도지사의 신임을 등에 업은 둘은 계속해서 ‘실기‘를 반복했다. 터닝포인트를 놓쳐버린 경남의 결과는 눈물이었다. 이번 경남 강등를 통해 볼 수 있는 교훈은 명확하다. 영원한 성공은 없다. 성공에 취해 초심을 잃고, 오만해지는 순간, 위기는 다시 찾아오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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