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의 이상화' 김민선 "잘 준비하고 있다는 확신 들어요"(인터뷰)
- 출처:이데일리 |2019-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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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속여제’ 이상화(30·은퇴)가 물러난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에 새로운 에이스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주인공은 1999년생 만 20살 기대주 김민선(의정부시청)이다.
11살 때 스케이트를 처음 신은 김민선은 10대 시절부터 ‘제2의 이상화’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스케이티를 시작한지 불과 만 3년 만인 2015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2차 500m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차세대 주역으로 떠올랐다.
특히 김민선이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던 것은 2017년 9월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ISU 인터내셔널 폴 클래식이었다. 이 대회 여자 500m에서 37초78을 기록, 이상화가 보유했던 주니어 세계기록(37초81)을 0.03초 앞당겼다.
ISU는 대회 당일 도핑검사가 없었다는 이유로 기록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2018년 1월 주니어 세계신기록으로 뒤늦게 공인했다.
탄탄대로를 달리며 성장하던 김민선은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쓴맛을 봤다. 10위 이내 진입을 목표로 피나는 노력을 했다. 하지만 경기 일주일전 갑작스런 허리 부상을 당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38초53의 저조한 기록으로 16위에 머물렀다. 경기를 마친 뒤 아쉬움 때문에 고개를 떨궜다.
그래도 김민선은 좌절하거나 실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높은 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삼았다. 2019~20시즌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이 시작하자 김민선은 벽을 깨고 날아올랐다.
김민선은 지난달 16일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열린 ISU 월드컵 1차 대회 여자 500m 디비전A에서 38초268로 결승선을 통과, 4위를 차지했다. 4위는 2017~18시즌 폴란드에서 열린 월드컵 3차 대회에서 같은 종목 6위를 뛰어넘는 월드컵 개인 최고 성적이었다
우승을 차지한 러시아의 올가 파트쿨리나에 겨우 0.252초 밖에 뒤지지 않았다. 심지어 3위를 차지한 평창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고다이라 나오(일본)와는 겨우 0.1초 차도 나지 않았다.
김민선은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1차 대회 레이스를 떠올리며 “기록과 순위 모두 만족스러웠다”며 “이 경기장에서 처음 열리는 시니어 월드컵이어서 불안감이 있었는데 경기를 마치고 다른 선수들이 타는 모습을 보면서 ‘아! 내가 잘 탔구나’라는 것을 실감했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놀라운 점은 김민선의 놀라운 후반 질주였다. 김민선은 초반 100m를 10초63으로 통과, 7위에 그쳤다. 하지만 후반 스퍼트에서 힘을 내 결승선을 지날 때 순위를 3계단이나 끌어올렸다.
김민선은 초반 100m 기록을 10초대 초반으로 끌어올려야 정상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스타트가 누구보다 좋았던 이상화의 평창 올림픽 초반 100m 기록은 10초20이었다. 그는 “지금 목표는 초반 100m 기록을 10초55까지 앞당기는 것이다”며 “초반 기록에서 격차를 줄이면 확실히 메달을 딸 조건이 된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대회를 치르면서 더 배우고 깨닫는다. 지난 달 22일 폴란드에서 열린 2차 대회에선 38초756으로 12위에 그쳤다. 스타트 심판의 신호를 놓쳐 한 박자 늦게 출발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당시 초반 100m 기록은 10초82로 출전 선수 20명 가운데 15위였다.
김민선은 “스타트 심판의 타이밍이 다른 때와 달랐기 때문에 스타트가 늦었다”며 “그렇다보니 레이스 내내 마음이 조급했는데 이런 경험도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계속된 훈련과 국제대회 출전으로 개인시간은 거의 없는 편이다. 중간에 짬이 나면 친구들과 만나 수다 떠는게 전부다. 취미를 만들어보려고 댄스 학원에 가보기도 했지만 시간을 계속 내기가 어려웠다. 지난해 고려대에 입학했지만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기 힘들어 한 학기 만에 휴학했다.
김민선은 “특별히 취미는 없는 거 같고 그냥 한국 오면 친구들 만나면서 시간 보낸다”며 “해외 대회에 나가면 컴퓨터로 드라마나 영화 많이 보면서 지낸다”고 말했다. 최근 열심히 보는 드라마는 공효진과 강하늘이 주연한 ‘동백꽃 필 무렵’이라고.
김민선의 모든 시간표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맞춰져 있다. 평창에서의 아쉬움을 베이징 올림픽에 꼭 풀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하다. 그렇다고 서둘 생각은 없다. 차근차근 한 계단씩 올라 올림픽 메달 꿈을 이룬다는 마음이다.
김민선은 “올림픽을 한번 경험해보니 올림픽 메달이라는 꿈이 더 확실해진 것 같다”며 “2022년이면 23살이 되는데 그때는 내 실력을 가장 빛을 보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림픽까지 마음 단단히 먹고 운동에 더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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