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재 "리듬체조 인생 2막을 시작합니다"
출처:조선일보|2019-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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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나면 체조 선수는 안 할 거예요. 이번 생에 원 없이 해봤습니다."

손연재(25)는 한 치 망설임이 없었다. 리듬체조 선수로서 미련이나 후회가 없다고 했다. 그의 현역 마지막 무대는 ‘4등‘으로 끝난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들은 4등 했다고 안타까워하는데 저는 너무 홀가분했어요. 메달은 못 땄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거든요. 해피엔딩이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최근 서울 강남에서 손연재를 만났다. 작고 하얀 얼굴에 아기자기 이목구비, 그리고 환한 미소. 현역 모습 그대로였다. 다만 그의 말투와 표정에선 선수 때 볼 수 없던 여유가 묻어났다. 수구(手具)를 놓은 지 3년, ‘체조 요정‘은 그렇게 한 뼘 더 성장했다.

손연재는 한국 리듬체조의 간판스타였다. 사상 첫 아시안게임(2014 인천) 금메달을 땄고, 2회 연속 올림픽(2012·2016)에 출전해 두 차례 모두 결선 무대를 밟았다. 그는 리우 올림픽 무대를 마지막으로 체조복을 벗었다. 이후 밀린 대학 공부를 하고 방송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손연재는 30일부터 사흘간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리는 ‘리프 챌린지컵‘을 주최한다. 한국을 비롯해 7개국, 200여 명이 참가하는 주니어 국제대회다. 손연재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국내에서 개최하는 국제대회다. 그는 "국내 어린 선수들은 외국 대회에 나설 기회가 좀처럼 없다. 이런 국제무대에서 경험과 자신감을 얻을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손연재는 대회 2일째인 31일 직접 갈라 쇼에 나선다. 은퇴 후 매트에 서는 건 처음이다. "그간 운동을 안 해서 연습 때 숨이 너무 차더라고요(웃음). 오랜만에 무대에 설 생각을 하니 설렙니다." 갈라 쇼는 물론 이번 대회 전체 일정 관람은 무료다. 지난 3월 리듬체조 전문 스튜디오를 연 손연재는 최근 사업가, 지도자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5세 때 리듬체조를 시작해 매트 위에서 17년을 지냈다. 새로운 삶이 낯설지 않을까. "선수 땐 체력적, 지금은 정신적으로 힘들죠. 그래도 어떤 목표를 갖고 일을 추진할 땐 예전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땐 하루 10시간씩 체조에 빠져 살았으니까요."

‘사회인‘ 손연재는 여유가 늘었다. 컨디션 조절을 위해 밤 10시 전에 잠들거나 하루 두 번씩 체중을 잴 필요가 없다. 좋아하는 빵도 종종 먹는다. 하지만 다이어트는 놓을 수 없단다. 그는 "지금은 스트레칭 외엔 운동을 안 해서 오히려 체중 조절이 더 어렵다"고 했다. 빵 좋아하고 운동 싫어하지만 다이어트를 신경 쓰는 평범한 20대 여성. 지금 손연재가 그렇다.

팬만큼이나 ‘안티 팬‘이 많았다. 실력에 대한 비판부터 외모 비하, 근거 없는 정치적 루머가 꼬리표처럼 그를 따랐다. 손연재는 "겉으로 아무렇지 않은 척해도 사소한 한마디에 큰 상처를 받았다"며 "최대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했기에 버틸 수 있었다"고 당시를 돌이켰다. 손연재가 매트를 떠나고 한국 리듬체조는 다시 세계 변방이 됐다. 당장 내년 도쿄올림픽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제2의 인생을 사는 손연재의 꿈은 리듬체조의 대중화다. 그는 "사람들이 손연재를 보고 리듬체조를 알았다면 그 관심을 계속 붙잡아 두는 것도 내 몫"이라며 "지금은 아이들 위주지만 장기적으로 성인이 취미로 할 수 있는 리듬체조를 개발하고 싶다"고 했다. 인터뷰 초반 ‘다음 생에는 체조를 하지 않겠다‘는 그의 말이 떠올랐다. 적어도 이번 생엔 ‘리듬체조 선수‘ 손연재의 역할이 끝나지 않았다는 뜻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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