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가 선발투수에게 또 한 번의 휴식을 부여했다. 눈앞의 순위싸움도 치열하지만, 힘이 떨어지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키움은 28일 고척 LG전에서 7이닝 1피안타 8탈삼진 1볼넷 무실점 호투로 5-0 승리를 이끌고 승리투수가 된 안우진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해 열흘간 쉬게 할 예정이다. 최원태, 이승호에 이어 오로지 휴식을 이유로 로테이션에서 제외되는 세 번째 투수다.

모두 이유가 있는 휴식이다. 키움의 장정석 감독은 2년 연속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 막판 빠졌던 최원태를 관리하는 동시에 첫 풀타임 선발 시즌을 보내는 이승호, 안우진까지 건강하게 로테이션을 소화할 수 있게 주기적 휴식을 줄 계획을 처음부터 갖고 있었다.

이는 시즌 마지막까지 내다보는 큰 그림이다. 3위 NC와 0.5경기차로 접전을 이어가고 있고, 5위 LG와도 1.5경기차로 격차가 크지 않지만, 키움은 눈앞의 1승보다 시즌 전체를 보고 주축 선수들의 힘이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래서 휴식 전후의 성적이 전부가 아니다. 최원태는 휴식 직전인 7일 고척 LG전 4⅓이닝 12피안타 3탈삼진 1볼넷 7실점, 이승호는 복귀 후 25일 대구 삼성전에서 2이닝 5피안타 1탈삼진 2볼넷 5실점했지만, 그럼에도 키움은 안우진에 대한 계획을 수정하지 않았다.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는 선수를 계속 기용하는 것은 무리수지만, 대체할 투수가 없는데 휴식을 목적으로 선수를 퓨처스리그로 내리는 것도 무리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키움은 김동준이라는 준비된 대체선발이 확보되어 있어 이러한 선택이 가능하다.

김동준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어려움 속에서도 5승 3패 2홀드, 평균자책점 4.97로 잘 버티고 있다. 장 감독도 "중간에서만 던져줘도 정말 큰 도움인데, 구멍 난 선발 자리까지 메워줬다. 선발투수에게 휴식까지 줄 수 있어서 좋다"며 김동준에게 고마움을 표현한 바 있다.

지금의 선택이 과연 효과가 있을지는 후반기에 알 수 있다. 토종 에이스 최원태를 비롯한 젊은 토종 선발 3인방이 시즌 마지막까지 부상과 체력 고갈 없이 완주해준다면 막판 순위싸움에서는 키움이 유리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