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 벌러 나오는 곳이야" 홀연히 떠난 김기태의 마지막 조언
- 출처:OSEN|2019-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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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김기태 전 감독이 사퇴 발표를 하기 직전 KIA 타이거즈 더그아웃. 김 감독은 의자에 앉아 선수들의 훈련을 물끄러미 보고 있었다. 그라운드에서는 새로운 외국인타자 프레스턴 터커의 첫 라이브 배팅을 하고 있었다. "손목 힘이 좋고 레벨스윙을 하고 있다. 파워가 좋다"는 평가를 했다.
그리고 더그아웃에 물을 챙기러 들어온 내야수 박찬호를 불러 옆에 앉혔다. 김 감독은 박찬호의 손을 잡더니 "감독이 싫은 소리를 많이 했는데 그동안 미안했어. 요즘 야구 재미있나"라고 말했다. 박찬호가 "재미있습니다"라고 답하자 프로야구 선수로 성공하기 위한 몇몇 조언을 했다.
김 감독은 "타율에 너무 조급하면 안된다. 항상 100타수씩 잘라서 관리해야 한다. 3할에서 떨어지면 다음 100타수에서 만회하면 된다. 3할에서 떨어지면 급해진다. 다시 올라가려고 스윙이 막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타수 하나 하나 중요성도 알아야 한다. 서너개 타수 차이로 3할이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타석에서 무의미한 타격을 하지 않고 항상 집중하라는 의미였다. 특히 선구안과도 일맥상통한다. 볼넷을 잘 골라내야 타율이 내려가지 않고 유지할 수 있다.
항상 당당한 플레이도 말했다. "실책을 두려워 하면 안된다. 그럴수록 위축되지 말고 당당하게 플레이를 해야 발전할 수 있다"고 주문했다. 박찬호가 이제서야 주전이 되는 젊은 선수인 만큼 실책으로 위축되면 다음 플레이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찬호는 주전 유격수 김선빈이 부상으로 빠지자 2군에서 올라와 맹활약했다. 초반에는 단순히 주전의 공백을 메우는 수비만 좋은 백업요원 정도로 생각했지만 타격에서 윌취월장하는 모습을 보였고 주전까지 꿰찼다. 유격수, 2루수, 3루수까지 전천후로 뛰었다. 주전들의 무기력한 플레이 속에서 유일하게 파이팅이 넘쳤고 팬들의 많은 박수를 받았다.
김기태 전 감독은 "야구에 눈을 떴다. 어떻게든 안타를 만들어낸다"며 칭찬했고 애정을 보였다. 직접 타격을 지도하고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실력과 의식에서 주전 선수로 만드려는 과정이었다. 김 전 감독은 박찬호와 이야기를 나누고 1시간 후 사퇴를 발표했다. 제자를 향한 마지막 조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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