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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넷보다 홈런' 류현진의 생존전략, 어떻게 봐야 할까
출처:스포츠조선|2019-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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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넷보다 홈런을 맞는 게 낫다고 배웠다."

LA 다저스 류현진이 한화 이글스 시절 숱하게 내뱉은 말이다. 류현진은 지난 27일(이하 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홈게임에서 승리투수가 된 뒤 다시 이 말을 꺼냈다.

류현진은 "어릴 때 받은 영향이다. 늘 말해왔 듯 초등학교 시절부터 볼넷을 줄 바에야 홈런을 맞는 게 낫다고 배웠다. 어찌 됐든 매 경기 홈런을 맞고 있는 건 안 좋은 부분이지만, 볼넷은 공짜로 출루를 허용하는 거다. 볼넷이 많을수록 경기가 안 좋은 흐름으로 가기 때문에 제구에는 늘 특별히 신경을 쓰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류현진은 이날 7이닝 동안 안타 8개를 얻어맞았지만, 볼넷은 한 개도 내주지 않고 2실점하며 6대2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성적은 3승1패, 평균자책저 2.96이 됐다.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 2위이고, 평균자책점은 규정이닝에 ⅔이닝이 부족해 순위 대상에 오르지 못했지만 13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류현진이 올시즌 맹활약을 이어가자 미국 언론들 사이에서는 ‘다저스가 지난해 11월 FA 류현진에게 1790만달러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한 것이 양쪽에 윈-윈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류현진의 호투를 뒷받침하는 원동력은 제구력이다. 올시즌 5경기에서 27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107명의 타자를 상대해 볼넷을 2개 밖에 내주지 않았다. 볼넷과 상대타자 비율이 1.9%다. 이 수치는 2013년 6.3%, 2014년 5.0%, 2017년 8.3%, 그리고 지난해 4.6%였다. 올시즌 들어 제구력에 더욱 신경쓰며 던지겠다고 한 다짐을 지켜가고 있는 것이다.

내셔널리그 주요 투수들의 볼넷과 상대타자 비율을 보면 평균자책점 1위(1.23)인 신시내티 레즈 루이스 카스티요는 9.7%(14볼넷/144타자), 다승(4승) 1위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잭 그레인키는 4.9%(7볼넷/142타자), 투구이닝(39⅓이닝) 1위인 워싱턴 내셔널스 맥스 슈어저가 3.1%(5볼넷/159타자)다. 류현진의 제구력은 이미 정평이 나있지만, 올해처럼 볼넷에 인색했던 적은 없다. 특히 류현진은 지난해 9월 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이후 홈에서 7경기 및 46이닝 동안 볼넷을 한 개도 내주지 않았다.

흥미로운 사실은 볼넷 2개도 주심의 판정이 조금만 ‘정확‘했다면 나오지 않았을 것이란 점이다. 류현진이 볼넷을 기록한 경기는 지난 9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 21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이다. 둘 다 원정경기였다. 다저블루는 이와 관련해 ‘류현진이 허용한 볼넷 2개는 풀카운트에서 나온 것으로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을 수도 있는 공이었다‘고 했다.

볼넷을 좀처럼 내주지 않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지만, 반대로 홈런이 많다는 건 장려할 사항은 아니다. 류현진의 올시즌 피홈런은 벌써 6개다. 5경기에서 모두 홈런을 허용했고, 지난 21일 밀워키전에서는 크리스티안 옐리치에게 솔로홈런 2개를 얻어맞았다. 내셔널리그에서 피홈런 부문 공동 6위로 다저스 투수 중에서는 가장 많은 수치다. 피홈런과 상대타자 비율이 5.6%다. 이 비율은 카스티요가 0.7%(1피홈런), 그레인키가 5.6%(8피홈런), 슈어저가 2.5%(4피홈런)로 류현진이 상대적으로 높다.

피안타율 역시 2할4푼8리로 규정이닝을 채웠다면 내셔널리그 투수 49명 가운데 29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스트라이크존을 적극적으로 공략하지만, 실투가 종종 나오면서 안타와 홈런도 많이 맞고 있다는 뜻이다. 볼넷이 적으면 반드시 피홈런이 많아지는 건 아니다. 그러나 류현진은 올곧게 이를 자신의 생존 전략으로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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