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 만에 주전 2루수... LG 정주현, 풀타임 첫 해 어떨까
- 출처:오마이뉴스|2019-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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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LG 정주현, 31일 롯데전서 적시 2루타 등 맹활약... LG 6-5 역전승
LG가 한 주를 마감하는 경기에서 짜릿한 끝내기 역전승을 거뒀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LG트윈스는 31일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장단 12안타를 터트리며 6-5로 역전승을 거뒀다. 9회초까지 2-5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던 LG는 9회 2사 후 3점을 추격하며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갔고 연장 10회 유강남의 끝내기 안타가 터지면서 롯데와의 주말 3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마쳤다(5승 3패).
LG는 선발 임찬규가 5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지만 루키 정우영(2이닝 무실점)을 비롯한 5명의 불펜 투수가 5이닝을 1실점으로 막으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타선에서는 베테랑 박용택이 시즌 첫 3안타 경기를 만든 가운데 ‘기계‘ 김현수도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LG는 패색이 짙었던 9회 2사 후 이 선수의 적시타를 기점으로 기적같은 추격을 시작했다. 작년부터 LG의 주전 2루수로 자리 잡은 정주현이 그 주인공이다.
박경수 이적 이후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던 오지환의 키스톤 파트너
2010년부터 LG의 유격수 자리는 프로 2년 차 오지환이 주전을 차지해 올해까지 10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물론 많은 삼진과 실책, 그리고 작년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서의 잡음도 있었지만 오지환은 손등 부상으로 63경기 출전에 그친 2011년을 제외하면 매년 최소 105경기 이상 출전했다. KBO리그에서 오지환처럼 한 팀에서 오랜 기간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하는 내야수는 매우 드물다(KIA 타이거즈의 안치홍도 군복무 2년 공백이 있었다).
하지만 LG는 오지환과 키스톤 콤비를 형성할 확실한 주전 2루수를 수년 동안 구하지 못했다. 그나마 2014년까지는 오지환에게 유격수 자리를 내주고 2루로 변신한 박경수(kt 위즈)가 있었지만 박경수가 이적한 2015년부터는 주전 2루수가 마땅치 않았다. LG를 이끌던 양상문 감독(롯데 감독)은 2015년 신예 박지규에게 기회를 줬지만 박지규는 준수한 수비에 비해 타격(2015년 타율 .207)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보였다.
가을야구에 진출했던 2016년에는 성실한 유틸리티 내야수 손주인(삼성 라이온즈)이 122경기에 출전하며 주전 2루수로 활약했다. 손주인은 .322의 고타율과 .987의 높은 수비율을 기록하며 공수에서 LG에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손주인은 2017년 오지환이 부상으로 빠진 사이 유격수로 29경기에 선발 출전하는 등 다시 유틸리티 내야수로 돌아갔다가 2017 시즌이 끝나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삼성으로 이적했다.
2017년 LG의 새로운 주전 2루수 후보로 떠오른 선수는 1라운드 출신 유망주 강승호(SK와이번스)였다. 강승호는 프로 5번째 시즌이었던 2017년 손주인 대신 LG의 주전 2루수로 활약하며 타율 .250 5홈런31타점으로 LG의 2루 고민을 날려 주는 듯 했다. 하지만 작년 시즌 32경기에서 타율 .191로 부진하던 강승호는 그 해 7월 투수 문광은과의 1:1 트레이드를 통해 SK로 떠났다.
LG가 박경수 이후 여러 2루수 후보들이 주전 경쟁을 벌이는 동안 정주현이 주전 후보로 언급된 적은 거의 없었다. 200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5라운드(전체36순위)로 LG에 지명된 정주현은 빠른 발을 갖춘 내야수로 주목 받으면서도 수비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언제나 주전 후보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손주인도 없고 강승호도 없는 현재, LG 2루의 주인은 바로 정주현이다.
오랜 2군 및 백업 생활 견디고 LG의 주전 2루수로 도약한 정주현
정주현은 김기태 감독(KIA 감독) 시절이던 2013년 대주자 요원으로 활약하며 타율 .217 15타점 21득점 10도루로 LG의 가을야구 진출에 힘을 보탰다. 2013 시즌이 끝난 후 상무 야구단에서 군복무를 마친 정주현은 2016년 1군에서 99경기에 출전하며 주전 2루수가 될 수 있는 첫 번째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안타(50개)보다 많은 삼진(66개)과 낮은 도루성공률(50%) 등에 발목이 잡히며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하지만 정주현은 20대의 마지막 시즌에 찾아온 두 번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작년 초반 강승호가 부진한 틈을 타 LG의 주전 2루수 자리를 차지한 정주현은 115경기에 출전해 타율 .261 6홈런 31타점 48득점 18도루로 데뷔 후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765.1이닝을 소화하면서 15개의 실책을 저질렀을 정도로 여전히 수비에서는 불안한 면을 드러냈지만 타격에서는 하위타선과 상위타선의 연결고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정주현은 올 시즌에도 LG의 주전 2루수로 낙점돼 현재까지 전 경기에 선발 2루수로 출전하고 있다. 정주현은 8경기에서 .174의 낮은 타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3홈런7타점을 기록하고 있는 토미 조셉을 제외하면 LG 내야수들은 시즌 초반 동반 타격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대신 59.2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아직 단 하나의 실책도 저지르지 않으며 작년보다 한층 안정된 수비솜씨를 선보이고 있다.
전주현은 31일 롯데전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LG의 역전승을 견인했다. 첫 두 타석에서 안타를 치지 못한 정주현은 8회 세 번째 타석에서 내야안타로 출루해 고효준의 폭투 때 홈을 밟았다. 정주현은 9회 4번째 타석에서도 2-5로 뒤진 2사 2루 상황에서 키를 넘기는 1타점 적시 2루타를 터트렸다. LG는 정주현의 적시타를 시작으로 이형종과 김현수의 연속 적시타로 마무리 손승락을 무너트렸고 10회 끝내기 승리를 따냈다.
200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 선수 8명을 포함해 정주현보다 먼저 이름이 불린 선수는 무려 43명이었다. 하지만 1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입단 당시 정주현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던 선수들 중 절반이 넘는 23명이 프로 생활을 접었다. 반면에 입단 당시 크게 주목 받지 못했던 작은 체구의 정주현은 정글 같은 프로의 세계에서 10년을 버텨 주전으로 성장했다. 정주현의 풀타임 주전 첫 시즌 성적이 더욱 궁금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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