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적 같은 한해 보낸 박항서, 내리막도 두렵지 않다
- 출처:인터풋볼|2018-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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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같은 행운이 찾아왔다"
박항서 감독이 `기적 같은 한해`라며 2018년 한해를 회상했다. 박항서 감독은 지난 22일 깜짝 귀국해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KEB 하나은행과 함께하는 SHARE THE DREAM FOOTBALL MATCH 2018` 홍명보 자선축구 경기를 관람했다. 지난 16년간 이어온 홍명보 자선축구 경기가 올해를 끝으로 마침표를 찍는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온 것이다.
"마지막을 꼭 함께하고 싶었다"던 박항서 감독은 2019 AFC 아시안컵 준비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마지막 자선축구 경기인 만큼 바쁜 일정을 쪼개 의미 있는 걸음을 했다. 베트남 대표팀의 훈련이 한창 진행 중이지만, 베트남 축구협회를 직접 설득해 승낙도 받았다.
박항서 감독에게 2018년은 그야말로 잊지 못할 한해였다. 베트남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2018 아시안게임에서는 당당히 4강에 올랐다. 최근 열린 스즈키컵 대회서는 베트남 대표팀을 10년 만에 정상에 올려놨다. 대회마다 새로운 역사를 쓴 셈이다.
박항서 감독은 "나 혼자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수들을 비롯해 코칭스태프 등 관계자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모두의 공으로 돌렸다.
`박항서 신드롬`의 효과는 굉장했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에서 국민적인 인기를 얻으며 영웅이 됐고, 덩달아 한국에 대한 이미지까지 우호적으로 변했다. 대회 기간마다 곳곳에 박항서 감독의 사진과 함께 태극기가 함께 펄럭였을 정도다. 3급 노동 훈장에 이어 최근에는 의미 깊은 우정 훈정까지 받게 됐다.
박항서 감독은 "사명감을 갖고 타국에서 일하고 있다"면서 "그로인한 책임감이 무겁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지혜롭게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스즈키컵에도 많은 관심을 보내주셨는데,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큰 힘이 됐다. 내년에도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며 `박항서 매직`을 계속해서 이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주변에서 만류하는 목소리도 적잖았다.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이 있듯, 최고점을 찍었을 때 물러나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박항서 감독은 "많은 분들이 정상에서 떠나야 하지 않느냐고 하더라. 옳은 말이긴 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내리막이 두려워 도망갈 생각은 없다. "아직 계약기간이 남아있다"던 박항서 감독은 "물론 그 기간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고, 더 큰 행운이 찾아올 수도 있다. 그러나 계약기간은 약속이기도 하다. 피해갈 생각은 전혀 없다. 책임져야 할 부분은 책임지고, 스스로 해쳐나갈 생각"이라며 2019년도 당찬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박항서 감독다운 모습이다. 올해에 이어 2019년도 박항서 감독에게 또다시 `기적 같은 한해`가 찾아올까? 엄청난 부담감까지 짊어지게 된 상황에서 쉽지 않은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박항서 감독은 기꺼이 도전하겠단 생각이다. 2019년의 끝자락에서 더 높은 곳에 서게 될 지, 지금보다 낮은 곳에 서게 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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