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저앉았지만.. 결국 팬들이 다시 날 일으켰죠"
- 출처:조선일보|2018-12-04
- 인쇄
2018년은 한국에서 최초로 열린 동계올림픽·패럴림픽(평창)을 비롯해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등 대형 국제 이벤트가 많았던 해다. 국내 스포츠 이슈도 다양했다. 국내외 무대에서 영광과 좌절, 논란의 중심에 섰던 선수들이 직접 꼽은 ‘2018년의 이 순간‘을 돌아본다.
2018년이 자신에게 어떤 해였느냐는 질문에 김보름(25)은 한참 동안 말이 없었다. 지난달 30일 태릉 빙상장에서 만난 그는 질문 하나하나에 골똘히 생각하느라 대답에 시차(時差)가 있었다.
"글쎄요. 좋은 부분으로든 좋지 않은 부분으로든 저에겐 잊을 수 없는 해겠죠?"
김보름은 2018 평창올림픽 은메달리스트다. 올림픽에서 처음 선을 보인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 종목에서 일본의 다카기 나나에 이어 둘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하지만 그는 은메달의 영광에도 고개를 푹 숙인 채 "죄송합니다"란 말만 되풀이했다.
◇들끓는 분노가 김보름을 향했다
"사실 그 일이 있고 나서 더는 빙판에 설 수 없겠다고 생각했어요. 정말 힘들었다는 기억밖엔 지금은 떠오르는 게 없네요."
김보름이 말한 ‘그 일‘은 여자팀 추월 ‘왕따 주행‘ 논란이다. 세 명이 한 팀이 되어 달리는 팀 추월 종목 8강전 당시 김보름은 막판 체력이 떨어진 노선영을 멀찌감치 뒤에 두고 박지우와 둘만 먼저 골인했다.
석연치 않은 레이스 내용에 경기 직후 노선영 탓을 하는 듯한 인터뷰까지 겹치자 팬들의 분노가 들끓었다. 김보름은 하루 만에 사과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인터넷 악성 댓글과 인신공격은 멈출 줄 몰랐다. 급기야 그를 국가대표에서 제명하라는 청와대 국민 청원이 60만을 넘겼다. 청와대 청원 인원 수가 역대 4위로 각종 강력 범죄 관련 청원과 어깨를 나란히 했을 정도였다.
김보름은 "팀 추월에선 앞에서 타는 선수가 바람 저항을 받아 체력 소모가 크다"며 "내가 6바퀴 중 절반인 3바퀴 선두를 맡아 다른 선수들은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을 것이라 착각하고 내 레이스에만 집중한 것이 잘못"이라고 했다.
그는 매스스타트 결승이 열린 날 아침에서야 겨우 마음을 다잡았다. "오늘만 끝내고 힘들어하자고 다짐했어요. 오늘만 버티자, 그런 마음이었죠."
그렇게 은메달을 따낸 김보름은 빙판에 태극기를 펼치고 관중석을 향해 큰절을 했다. "출발 전 제 이름이 불리니 우려와 달리 많은 팬이 환호를 보내줬어요. 잘해야겠다는 각오가 다시 생기더라고요. 큰절은 팬들에게 보내는 제 마음이었습니다."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존재라 기뻐
올림픽이 끝나고 ‘트레이드 마크‘였던 노란색 대신 다시 검게 머리를 물들인 김보름은 이제는 영영 운동을 못하겠다는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석 달이 흘러 문화체육관광부는 ‘평창올림픽 여자팀 추월 경기에서 특정 선수(김보름)가 고의로 가속을 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7개월 동안 운동을 잊고 살았던 김보름이 다시 빙판으로 돌아온 것은 지난 9월. "공백기가 더 길어지면 회복하는 시간이 더 필요할 테니 이제는 부딪쳐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 삶의 가치가 완전히 사라질지 모른다는 사실이 두려웠습니다."
겨울 종목 선수는 여름 동안 한 시즌을 끌고 가는 체력을 만들어야 한다. 이 여름을 통째로 건너뛴 김보름에게 11월 일본에서 열린 1·2차 월드컵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1차 대회(오비히로) 매스스타트 동메달에 이어 2차 대회(도마코마이)에선 작년 세계선수권 이후 1년 9개월 만에 국제 대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보름은 "정말 기다렸던 금메달이었다"면서도 "준비가 덜 되어 있어 시즌이 갈수록 체력적인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요즘 확실히 힘이 부치는 걸 느끼고 있지만, 나를 믿어준 팬들을 떠올리며 힘을 낸다"고 했다.
"올림픽 이후 어려운 상황에서 포기하지 않고 도전한 제 모습에서 용기를 얻었다는 내용의 편지를 참 많이 받았어요. 저라는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참 기뻤어요."
4년 뒤 한국 나이 서른이 되는 김보름은 2022 베이징올림픽을 조금씩 그려보고 있다.
"평창에선 은메달을 땄으니 베이징에선 금메달을 노려봐야죠. 매스스타트를 대표하는 선수로 남고 싶어요."
- 최신 이슈
- 신유빈-전지희, WTT 왕중왕전 8강서 일본 조와 대결|2024-11-20
- 최승탁 대구배드민턴협회 회장, 대한배드민턴협회 회장선거 출마공식 선언|2024-11-20
- 은퇴 앞둔 라파엘 나달 "은퇴하러 온 것이 아니라 이기러 왔다"|2024-11-19
- 유남규 DNA 물려받은 '탁구 유망주' 유예린, 와우매니지먼트그룹과 계약|2024-11-19
- ‘아시아 최초 올림픽 메달’ 근대5종 성승민, 최우수 여자선수상 등 3관왕|2024-11-18
- 축구
- 야구
- 농구
- EPL 비상! 초비상!...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잔류 확정→1+1 재계약 합의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팬들이 좋아하지 않을 소식이 등장하고 말았다.2023~2024시즌부터 과르디올라 감독의 거취는 전 세계적인 관심사였다. 2024~2025시즌을 끝으로...
- '회장 직접 만난다' 손흥민, 튀르키예 명문 '역대급 이적' 연결... "빨리 재계약 해야" 답답한 英
- 토트넘 홋스퍼 주장 손흥민(32)이 튀르키예 명문 구단과 연결됐다. 영국 현지에서는 손흥민의 이탈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영국 매체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20일(한국시간)...
- 아시안컵 2연속 우승팀 맞아? 벤투호에 0-5 참패 당한 '亞 챔피언' 카타르 大굴욕[WC예선]
- '아시안컵 챔피언의 굴욕!'2019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과 2023 아시안컵 연속 우승을 달성한 '아시아 챔피언' 카타르가 0-5 대패를 당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 ‘미수다’ 출신 구잘, 불혹 앞두고도 완벽 섹시 글래머
- ‘우즈벡 김태희’라는 별명으로 국내에서 유명한 방송인 투르수노바 구잘(이하 구잘)이 근황을 전했다.20일 구잘은 자신의 SNS에 몰디브의 한 호텔에서 보라색 비키니를 입고 찍은 사...
- 24억 벌고 은퇴한 BJ 김시원, 유튜버 변신
- 올해 초 아프리카TV BJ 은퇴를 선언했던 김시원이 유튜버로 변신했다.김시원은 지난 1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김시원’에 ‘왜 같이 하는지 제일 많이 물어봄’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 에스파 카리나, 시상식인 줄…美친 드레스 소화력
- 그룹 에스파 카리나가 미모를 뽐냈다.19일 카리나는 자신의 SNS를 통해 “노래 추가 깜빡했다”라는 글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공개된 사진은 카리나의 촬영 비하인드. 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