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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호 최대 격전지는 중원, 싸움은 이미 시작됐다
출처:국민일보|2018-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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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의 11월 A매치는 기회의 장이다. 지난 4차례 A매치에선 선수 교체를 최소화하며 자신의 전술 철학을 녹여내고 틀을 갖추는 데 집중했으나 이젠 다르다.

기존의 첫 옵션이던 손흥민과 황희찬, 기성용과 정우영, 이재성과 장현수, 김문환 등 포지션별 주축들이 제각각 이유로 함께 하지 못했다. 플랜B 가동은 필수다. 벤투 감독으로선 고민이 깊을 법하지만 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다른 이들에겐 결정적인 호재다.

벤투 감독 역시 이를 위기가 아닌 실험대로 삼겠다는 생각이다. 출국 전 공식 인터뷰를 통해 “팀 적으로 성장할 좋은 기회”라고 밝히며 새로운 선수들을 다양하게 점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신예 선수들을 대거 발탁하며 원석 가리기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뚜렷한 상승세를 타거나 이전과 다른 존재감을 보이는 선수가 등장한다면 주축 선수들의 이탈은 벤투호에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하려는 경쟁자들의 최고 격전지로 꼽히는 곳은 바로 중원이다. 선발 명단이 쉽게 예측되지 않는다. 기성용과 정우영이 빠진 자리를 대체할 이들의 책임은 막중하다. 벤투 감독은 긴 크로스나 롱볼보다는 짧은 패스로 위로 올라가는 방법을 주문하고 있으므로 새로 이식된 선수들 역시 같은 역할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기성용과 정우영은 어느 정도 벤투 감독으로부터 부여받은 임무를 완수해내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벤투 감독의 빌드업 축구 시발점이 되는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는 주세종이 나설 가능성이 크다. 그간 팀의 빌드업 전개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장현수와 비슷한 역할이다. 황인범이나 이진현도 활용할 수 있는 카드지만 이들은 공격 상황에 좀 더 비중을 둔 자원으로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를 고려한다면 주세종이 첫 번째 선택지다. 다만 권경원 역시 중앙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라는 점에서 충분히 선택받을 수 있는 카드다.

다음 점검 대상은 구자철과 이청용이다. 대표팀에서 숱한 출전 경험이 있는 노련한 베테랑이지만 벤투호에선 새로운 얼굴이다.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똑같은 시작점에 서서 자신의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뜻이다. 구자철은 미드필더에서 공격형과 수비형 모두 소화할 수 있고, 소속팀 보훔에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는 이청용 역시 곧바로 투입될 수 있다. 짧은 패스를 바탕으로 한 역동성 있는 벤투식 축구에 빠르게 녹아들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가장 최근 열린 평가전이었던 파나마와의 경기에서 처음으로 첫 선발명단에 이름을 올린 황인범도 자신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황인범은 첫 선발경기에서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선보이며 A매치 데뷔골을 터뜨려 벤투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미 벤투 감독의 전술 색채가 가닥이 잡힌 상황에서 뒤늦게 합류한 이들은 단 두 경기 안에 확실하게 벤투 감독에게 자신을 어필해야한다. 이번 호주 원정이 두 달 후 열리는 아시안컵 본선에 막차를 타기 위한 마지막 기회기 때문이다. 치열한 벤투호의 중원에서 그들의 싸움은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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