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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들의 무덤' 한화 암흑기 끝낸 '초보' 한용덕
출처:OSEN|2018-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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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한화를 ‘감독들의 무덤‘이라 했나.

한 시대를 풍미한 전설의 명장들도 3년을 버티지 못하고 물러났다. 그 어떤 명의가 와도 살려내지 못할 것 같은 중환자, 한화를 벌떡 일으켜 세운 사람은 ‘준비된 초보‘ 한용덕(53) 감독이었다.

지난 2007년이 한화의 가장 최근 마지막 가을야구였다. 2005년 부임 후 3년 연속 한화를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국민 감독‘ 김인식 감독이었지만 구단의 투자 미비 속에 세대교체 실패로 2008년 5위에 그치며 가을야구가 좌절됐다. 2009년 8위 꼴찌 추락과 함께 계약이 만료됐다.

대전 출신 한대화 감독이 김인식 감독에 이어 2010년부터 팀을 이끌었지만 열악한 구단 지원에 속을 앓았다. 병역이 해결되지 않은 젊은 선수들을 대거 군대에 보내는 사이 임기가 흘러갔다. 2010년 8위 꼴찌에 이어 2011년 공동 6위로 반짝했지만 2012년 다시 8위에 그치며 중도 퇴진했다.

한용덕 감독대행 체제로 2012년 시즌을 마무리한 한화는 한국시리즈 우승 10회에 빛나는 ‘거장‘ 김응룡 감독을 깜짝 선임했다. 무너진 팀을 재건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2013년 첫 해부터 신생팀 NC에 밀리며 9위 꼴찌. 2014년에도 9위, 2년 연속 꼴찌로 마무리하며 우승 청부사 자존심에 상처만 남겼다.

그러자 한화는 또 다시 명장을 데려왔다.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은 ‘야신‘ 김성근 감독을 전격 선임했다. 앞서 맡았던 6개팀 모두 가을야구로 이끈 검증된 카드였지만 그마저 실패했다. 2015년 첫 해 6위가 최고 성적. 2016년에는 7위로 떨어졌고, 2017년 5월 구단과 충돌 끝에 중도 퇴진하며 쓸쓸히 물러났다.

이상군 감독대행 체제로 지난해 잔여 시즌을 마무리한 한화는 신임 감독으로 ‘초보‘ 한용덕 두산 수석코치를 택했다. 빙그레 시절부터 선수-코치-프런트로 28년을 몸담은 프랜차이즈 출신으로 유력한 차기 감독 후보였지만, 명성 높은 노감독들에 최종 경쟁에서 밀렸다. 두산으로 떠난 뒤 수석·투수코치로 한국시리즈 우승 2회, 준우승 1회를 경험하고 돌아왔다.

한화에 대한 애정이 누구보다 컸던 한 감독은 장종훈 수석·타격코치와 송진우 투수코치 등 뿔뿔이 흩어졌던 레전드들을 모았다. ‘이글스 정신‘으로 무장했다. 하지만 겨우내 뚜렷한 전력 보강이 없었던 한화는 시즌 전 꼴찌 후보로 지목받았다. 누가 봐도 세대교체, 리빌딩 시즌이었지만 한용덕 감독은 "육성을 위해 성적을 외면할 순 없다. 팬들께도 예의가 아니다"며 두 마리 토끼를 목표로 선언했다.

개막 8경기 2승6패, 9위로 떨어지며 우려가 현실이 되는 듯했지만 한용덕 감독은 빠르게 팀을 정비했다. 선발 자원 송은범·이태양을 불펜으로 돌려 뒷문을 강화했다. ‘볼질‘ 하는 투수들을 가차 없이 2군으로 보냈고, 2루 수비가 흔들린 정근우도 2군행 통보를 피하지 못했다. 공격적인 투구, 안정된 수비가 팀컬러로 자리 잡은 계기였다. 과감한 주루 플레이로 팀 도루도 1위(116개). 5월 이후에는 한 번도 4위 밖으로 벗어나지 않았다.

28일 두산전을 앞두고 한용덕 감독은 "이제 정말 가을야구 할 것 같은 느낌이 왔다. 10년 넘는 세월이 걸렸다. ‘그동안 정말 못했구나‘ 싶어 팬들께 죄송하다. 기다려준 팬들께 가을야구를 보여드리게 돼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감독들의 무덤‘ 한화에서 10년 숙원을 푼 한용덕 감독의 존재감이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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