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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손흥민이 밝힌 공격하지 '못한' 이유, 공격하지 '않은' 이유
출처:스포티비뉴스|2018-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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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집 수비에 고전했지만, 또한 무리하게 공략하길 원하지 않았다. 한국의 공격이 유난히 답답하고 지지부진하게 느껴진 이유다.

한국은 20일 인도네시아 반둥 잘락하루팟스타디움에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E조 리그 3차전에서 키르기스스탄을 1-0으로 꺾었다.

경기 결과에선 웃었다. 말레이시아전에서 1-2로 패하면서 16강 진출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 한국은 힙겹지만 무실점 승리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내용을 두곤 의문이 따른다. 공격적으로 지나치게 답답했기 때문이다. 상대가 수비적으로 나설 것이 분명했는데 뚜렷한 해법을 보여주지 못했다. 3일에 한 번씩 경기를 치르면서 빠르게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은 분명 어려운 일이다. 그래도 ‘실마리‘라도 보여줬어야 하는데, 김학범호의 공격은 지나치게 조심스럽고 신중했다. 과감하게 골을 노리는 대신 뒤에서 공을 돌리면서 키르기스스탄의 반응을 엿보는 때가 많았다.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일단 한국의 공격이 밀집 수비에 잘 먹혀들지 않았다. 김학범 감독 역시 "시작부터 상대가 내려서서 공격 전개가 어려웠다"며 "공격수, 미드필더, 수비수가 잘 섞여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인정했다.

고전은 불가피했다. 두 줄 수비는 약팀이 강팀과 격차를 최소로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전술이다. 키르기스스탄의 수비 조직이 촘촘했다. 지난 2경기와 달리 파이브백을 들고 나왔다. 윙백들의 공격 가담도 거의 없었다. 골이 나오는 지역에 지나치게 많은 수비수가 있었다.



"실 밀집수비 공략이라는 것이 어렵다. 오늘은 특히 상대가 공격은 아예 안하고 수비만 하는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공간이 나오지 않았다." - 손흥민

한국의 시도는 무디고 느렸다. 한국이 좌우로 방향 전환을 크게 하면서 흔들었다. 방향 전환을 하면서 공간이 생겼을 때 어떻게 공격할지 대안이 없었다. 틈이 생겨도 계획이 부족해 키르기스스탄전에서 좌우로 흔들고도 실제로는 타격을 입히지 못했다. 과감한 중거리 슛도 세밀성이 떨어져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계속 경기를 해야 되니 훈련할 시간이 없다. 소통이 중요하다. 선수들끼리 호흡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야기를 통해 맞추겠다. 공격수는 공격수끼리 미드필더는 미드필더끼리 대화가 중요하다." - 손흥민

아직 갖춰지지 않은 조직력은 더욱 공격 전개를 어렵게 만들었다. 손흥민, 황의조, 황희찬, 나상호, 이승우까지 공격진 5명 가운데 기존에 23세 이하 대표 팀을 오간 선수는 나상호 한 명 뿐이다. 서로의 움직임을 확실히 모르니 공격도 되지 않았다.

부진했던 공격은 김학범호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 김 감독 역시 "경기 내내 공격수들의 움직임과 공간 창출이 아쉽다. 그런 부분을 개선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상대가 물러섰을 경우 공간을 효과적으로 공략해야 한다"면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계속 선수들에게 선제골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선제골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다. 버티다 보면 언젠가 찬스는 온다." - 손흥민

공격이 더욱 답답했던 이유는 전술적, 전략적 선택 때문이었다. 김 감독은 무리하게 공격할 것을 원하지 않았다. 한국은 비기기만 해도 자력으로 16강에 갈 수 있고, 키르기스스탄은 승리가 필요했다. 무작정 승리를 위해 나서기보단 실리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말레이시아전 패배 이후 팀 분위기가 어수선한 것도 한 몫했다.

경기 뒤 선수들도 수비에 힘을 썼다고 입을 모았다. 미드필더 황인범은 "이번 경기를 준비하면서는 90분 내내 들어가지 않아도 좋으니까 수비부터 탄탄하게 하자고 했다. 골은 90분 동안 나오지 않다가도 10초, 5초 만에 나올 수도 있다"면서 수비에 무게를 두고 경기를 치렀다고 밝혔다. 왼쪽 수비수로 나선 김진야도 "수비가 안정 되야지 플레이가 잘 나온다. 제가 지시 받은 건 키르기스스탄 11번 선수가 발이 빨라서 많이 나가지 말고 그 선수를 체크하라고 듣고 경기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풀백의 공격 가담을 최대한 자제시킨 것이다.

실리적인 경기 운영이다. 말레이시아전에선 서두르면서 스스로 무너졌다. 키르기스스탄이 마음이 더 급할 상황에서 한국이 서두르면 상대를 도와주는 것이었다. 반드시 결과라 필요했던 상황, 김학범 감독은 단단하게 승리를 따내길 선택했다. 황인범의 말대로 "1-0도, 6-0도 다 같은 승리"다. 결국 한국은 후반 18분 장윤호의 코너킥을 손흥민이 마무리하면서 귀중한 승리를 얻고 16강에 자력으로 올렸다.

이제 패배가 곧 탈락을 의미하는 ‘녹아웃스테이지‘에 돌입한다. 어떤 팀이든 조바심을 내고 공격을 펼치면 되려 약점을 줄 수 있다. 한국은 공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수비력을 유지하면서 키르기스스탄전을 마쳤다. 공격 전개에서 ‘금메달‘의 기운을 느낄 순 없다. 하지만 현 시점 중요한 것은 멋진 경기력에 이은 패배가 아니라, 부족한 경기력이더라도 승리라는 결과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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