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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년 전 아이스크림 먹고 싶던 철인 소녀, "이번엔 곱창에 소맥"
- 출처:중앙일보|2018-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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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트라이애슬론 금메달 꿈꾸는 정혜림
트라이애슬론. 국내에선 철인3종으로도 불리는 이 종목은 ‘극한의 스포츠‘로도 불린다. 수영, 사이클, 마라톤을 쉬지 않고 질주해야 하는 경기, 어느 종목보다 체력 소모가 극심하다.
정혜림(19·통영시청)은 이 ‘극한의 스포츠‘에서 젊은 나이에 하나하나 꿈을 만들어간 선수다. 4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15살의 나이에 혼성 단체전에서 첫 은메달을 땄던 정혜림은 18일 개막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더 큰 역사를 도전한다. 최근 만난 정혜림은 "더운 곳에서 치르는 큰 대회는 처음이다. 컨디션 관리에 중점을 두고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혜림은 일찍이 한국 트라이애슬론계에서 ‘기적과 같은 선수‘로 평가받았다. 수영 선수로 활동하다 2013년 수영부 감독의 권유로 트라이애슬론을 시작한 정혜림은 1년도 채 안 돼 태극마크까지 달아 한국 트라이애슬론 역대 최연소 국가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수영의 기본기가 잘 닦여져 있던 건 물론이고, 육상에서도 당시 고교 육상 최고의 선수보다 빠른 기록을 냈던 그였다. 지난 2015년과 2016년에 연달아 아시아선수권 주니어 1위를 차지했던 그는 2016년 9월 멕시코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주니어부에서 한국 트라이애슬론 첫 이 대회 메달(동메달)을 걸면서 기대주가 아닌 간판급 선수로 더 올라섰다.
하지만 정혜림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으로 가는 과정이 순탄치만 않았다고 말했다. 2016 세계선수권 이후가 문제였다. 그는 "지난해 4월부터 골반이 아파서 제대로 걷지도 못 했다. 운동도 제대로 못 하고, 살까지 찌면서 힘들었다. 치료를 받고 그해 전국체전에 출전해 2위를 했지만 다시 동계 기간 준비하는 과정에선 몸이 지쳐있었다보니까 쉽게 올라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매일 고된 훈련을 거듭하다 탈이 난 몸이 쉽게 올라오지 않자 포기하려 한 순간도 있었다.
그래도 정혜림을 일으켜 세운 건 그의 부모님이었다. 그는 "아빠가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이게 전부가 아니고, 앞으로 뛸 수 있는 기회가 많으니까 마지막 선발전이라 생각하고 그 대회에만 집중하자‘고 다독여주셨다. 내게 부담을 지우지 않게 하려고 어머니는 묵묵히 기다려주셨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스스로 두 번째 아시안게임 출전 자격을 얻었다. 그는 "단체전뿐 아니라 개인전도 뛰게 돼서 긴장하고 있다. 하지만 부모님이 잘 도와주시고, 스스로 이겨내면서 나서게 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뜻깊은 대회로 치러내고 싶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트라이애슬론 종목이 열릴 팔렘방 지역은 덥고 습하다. 그러나 한국도 기록적인 무더위 탓에 팔렘방 지역 이상의 기후가 이어지고 있다. 정혜림은 "날씨가 덥다고 실내에만 있지 않는다. 평상시에도 밖에 있으면서 더위에 익숙해지려는 일상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4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에 그는 새벽, 오전, 오후, 야간 등으로 나눠 하루 5~6시간, 3개 종목 훈련을 하고 있다. 트라이애슬론을 선택한 것을 한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던 그는 "힘들게 이겨내고 대회를 뛰는데, 그 때마다 그동안 훈련한 게 아깝단 생각을 하면서 더 이를 악물고 뛴다. 모든 레이스가 끝났을 때 느끼는 개운한 기분은 어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내가 스스로 좋아해서 뛰어든 종목이다. 트라이애슬론은 내 인생을 바꾼 스포츠"라고 웃으며 말했다.
물론 트라이애슬론 선수 생활을 하면서 포기해야 할 것도 많았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동안 학교를 한번도 못 갔다. 일반인 친구를 못 사귄 게 아쉽다. 졸업식도 외국에 있을 때 열려서 못 갔다. 나중엔 후회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고된 레이스를 펼치고 마지막에 활짝 웃는 장면을 상상하면서 오늘도 힘찬 첫 걸음을 내딛는다.
정혜림은 인천 아시안게임 당시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선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종류별로 맘껏 먹어보고 싶다"는 소녀다운 바람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그때 대회 끝나고 하프 갤런 사이즈(약 1200g)를 혼자 다 먹었다. 체중 조절을 해야 하다보니 그간 못 먹었는데, 그때 아이스크림을 바람대로 원없이 먹었다"고 말했다. 4년 뒤 치르는 그의 ‘두 번째 아시안게임 뒤 바람‘은 무엇일까. 그는 "소맥(소주+맥주)에 곱창을 먹고 싶다. 두 달 전에 곱창을 먹었는데 꼭 다시 먹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물론 ‘소맥에 곱창‘을 즐겁게 먹기 위한 전제는 금메달이다. 그는 "대표팀 전력이 강하다. 혼성 종목에서 금메달에 도전하고 싶다”며 "늘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한국 트라이애슬론 하면 정혜림을 떠올리는, 역사적인 선수로 남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트라이애슬론 정혜림
생년월일= 1999년 9월 17일
키= 1m64cm
가족관계= 정병상(45), 박경순(44) 중 2녀 중 장녀
취미= 음악감상(힙합, 팝)
좌우명=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주요 경력= 2014 인천 아시안게임 혼성 단체 은
2015·2016 아시아선수권 주니어부 개인 우승
2016 세계선수권 주니어부 개인 동 (한국 첫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