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요원에서 선발투수로 보직변경된 KIA 임창용(42)이 두 번째 선발등판한 경기에서 대량실점했다. 투수진 운용 폭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KIA는 경기 초반 접전 상황에서도 투수 교체카드를 쓰지 못했다.

불펜에서 뛰던 임창용은 2군에 다녀온 뒤 선발진으로 자리이동했다. 11년만이자 시즌 첫 선발등판이었던 지난 20일 광주 KT전에서 4.1이닝 동안 5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 무4사구 2실점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그러나 두 번째 등판이던 26일 대전 한화전에선 4이닝 동안 올시즌 최다인 87개의 공을 던지며 9피안타 1볼넷 4탈삼진 6실점으로 무너졌다. 2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버티던 임창용은 3회 4점, 4회 2점을 내줬다.

이날 KIA는 1회초 터진 최형우의 선제 투런포로 앞서나갔다. 2-0으로 앞서던 3회말 무사 1,3루에서 한템포 빠르게 교체할 수도 있었지만 그대로 밀고 나갔고 임창용은 이용규에 적시타, 강경학에 희생플라이를 내줘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 제라드 호잉에게도 1타점 역전 2루타를 맞았다. 2사 1,2루에선 정은원의 적시타로 4점째를 내줬다. 2-4로 역전된 상황에서 KIA는 4회초 1점을 쫓아갔지만 4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임창용은 4회 1사 2,3루에서 강경학의 2루 땅볼과 호잉의 적시타로 2점 더 실점했다. 4회에도 KIA 벤치는 움직이지 않았던 KIA는 5회에 김세현으로 투수를 바꿨다.

KIA에 믿을만한 롱릴리프는 팻딘인데 전날 4이닝을 던졌다. 당시 선발투수였던 황인준이 2이닝(3실점)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왔기 때문이다. KIA 김기태 감독도 이날 경기 전 “팻딘은 최소 이틀을 쉬어야 한다”고 밝혔다. 결국 초반 임창용을 내리면 불펜진을 풀가동해 이닝을 짧게 나눠가야했다. 게다가 오는 27일 대구 삼성전 선발로 한승혁이 나선다. 한승혁은 최근 5경기에서 6회까지 마운드에 올라간 적 없다. 5경기 중 2경기는 5회도 채우지 못했다. 불펜투수를 또 많이 써야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KIA는 올시즌 선발진 운용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를 제외하면 믿을만한 선발투수가 없다. 헥터마저 최근 부침을 보이고 있다. 불펜 과부하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지난 24일부터 이미 불펜진을 일찌감치 써야했던 KIA는 27일 경기까지 고려하면 불펜진을 풀가동하기 어려웠다. 이날 초반 승부수를 던지지 못하고 임창용을 최대한 길게 끌고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