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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구 대통령 허재' 아들 논란 이겨내고, AG 금메달 딸까
- 출처:오마이뉴스|2018-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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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AG 대표팀 허재 감독, 두 아들 발탁 공정성 논란... 불통 운영 문제
허재 농구대표팀 감독은 한국농구를 대표하는 슈퍼스타 출신이다. ‘농구 대통령‘이라는 화려한 수식어답게 허재 감독은 현역 시절 한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농구스타로 명성을 떨쳤다. 지도자로서도 성공가도를 달리며 전주 KCC 감독 시절 두 번이나 정상에 올라 ‘프로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맛보는 KBL 최초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 무대에서의 독보적인 성공신화와는 달리 국제대회에서의 허재는 유독 실력에 비해 성적 복이 없는 농구인이었다. 선수 시절 허재는 올림픽 본선 2회 출전(1988, 1996), FIBA 세계선수권(현 농구월드컵)과 아시안게임 각 3회 출전 (1986,1990,1994), 아시아선수권에 6회나 출전(1985~1991, 1995, 1999)했으나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농구 대통령‘ 허재, 그러나 이루지 못한 국제대회 우승 꿈
세계 수준과 격차가 있는 한국 농구로서는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은 그렇다해도 아시아 무대에서조차 한번도 정상에 올라보지 못했다는 것은 허재의 국가대표 커리어에 옥의 티로 남았다. 아시아선수권과 아시안게임을 통틀어 준우승만 무려 8번이다. 허재의 활약 자체는 아시아무대에서도 톱클래스로 손색이 없었지만 팀 전력과 높이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번번이 고개를 숙여야 했다.
감독으로서도 이러한 국제대회 징크스는 계속됐다. 허재 감독은 2009년과 2011년 아시아선수권에 이어, 2016년부터 대표팀 전임감독으로 임명돼 세 번이나 지휘봉을 잡았지만 아직까지 아시아 제패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국가대표 사령탑 데뷔무대였던 2009년 텐진 대회에서는 한국농구 사상 최악의 성적인 7위를 기록하는 ‘텐진 참사‘의 오명을 뒤집어쓰기도 했다. 2011년 우한 대회와 2017년 레바논 대회에서는 각각 3위의 성적을 기록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는 허재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후 처음 도전하는 아시안게임이다. 현역 시절 마지막 대회였던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무려 24년 만에 다시 아시안게임 무대를 밟게 됐다. 한국은 유재학 감독이 이끌었던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2연패에 도전하는 디펜딩 챔피언의 입장이다.
하지만 여러모로 현재 농구대표팀에 대한 기대치는 높지 않은 편이다. 농구대표팀은 양동근-조성민-문태종-김주성 등 베테랑들의 잇단 은퇴, 김종규- 이종현-양희종-오세근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 낙마로 인하여 전력이 크게 약화된 상황이다. 아시안게임 우승을 차지했던 4년 전은 물론이고, 허재 감독이 이끌었던 지난 2017 아시아컵 당시와 비교해도 선수구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다.
허재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 부임 직후 탄탄한 패싱게임과 외곽슛을 앞세운 확실한 팀컬러를 구축하며 필리핀, ‘한국판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를 연상시킨다는 극찬을 받기도 했다. 이란, 중국, 뉴질랜드 등 아시아 강호들과도 대등한 승부를 펼치며 젊은 선수들의 잠재력과 세대교체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 또한 성과로 꼽혔다.
하지만 아시아컵 이후 허재 감독의 팀운영과 A매치 성적을 바라보는 평가는 엇갈리는 편이다. 비록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이라는 악재도 있었지만 변화가 불기피한 상황에서도 새로운 선수들의 발굴과 경쟁에 인색하고 ‘쓰던 선수들‘만 고집하는 보수적인 운영에 대하여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귀화선수 라건아(리카르도 라틀리프)의 합류로 겨우 한숨을 돌리기는 했지만, 대표팀이 오히려 라건아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팀이 되어버렸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아시아권 팀들의 전력도 갈수록 상항평준화되고 있는 추세에서 허재호의 아시안게임 도전 여정이 쉽지 않아 보이는 이유다.
아들 허웅-허훈 발탁 논란, 대표팀 기회 독점할 정도인가?
허재 감독을 압박하는 또 다른 논란은 바로 친아들인 허웅과 허훈의 발탁 논란이다. 두 선수는 허감독이 사령탑으로 부임한 2016년 이후 지속적으로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아시안게임 최종명단에도 나란히 포함됐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특혜‘ ‘인맥농구‘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사실 허웅과 허훈은 프로무대에서도 이미 실력을 인정받은 선수들이다. 특히 장남인 허웅은 2017 아시아컵, 2019 농구월드컵 예선전 등에서 ‘3점슛 스페셜리스트‘로서 여러 차례 경쟁력을 보여준 바 있다. 허재 감독은 "선수 선발은 경기력향상위원회와 함께 논의한 사안이고, 오히려 ‘감독 아들‘이라서 필요한 선수를 뽑지 못한다면 그게 더 문제"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논란의 본질은 국가대표 선발에 있어서 ‘기회의 공정성‘과 ‘대표팀 감독으로서의 태도‘라는 두 가지 차원의 문제로 요약된다. 허웅과 허훈이 실력 있는 선수라고 해도, 같은 포지션의 다른 선수들을 제치고 대표팀에서 누구보다 많은 기회를 ‘독점‘해야 할 정도인지 팬들은 의구심을 드러낸다.
김시래, 두경민, 정효근, 전성현 등 최근 KBL 무대에서 허웅-허훈에 못지않은 활약을 펼치고도 충분한 기회를 얻지 못하거나 아예 외면받은 선수들이 적지 않다. 185cm에 불과한 슈팅가드 허웅이 대표팀에서는 포워드로 발탁되는 것이나, 프로 무대에서도 수비가 그리 좋다고 할 수 없는 허훈이 국제 무대에서 힘이 좋다는 이유로 기용된다는 것은 많은 농구 팬들의 고개를 갸웃하게 했던 대목이다. 물론 허웅-허훈 형제가 대표팀에서 잘한 경기도 있지만 그만큼 못한 경기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대표팀에 지속적으로 승차한다면 선수 선발 기준이나 공정성에서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
국가대표 선수 선발은 감독의 권한이다. 그러나 국민적 성원을 바탕으로 존재하는 대표팀의 수장이라면 팬들의 궁금증에 성실하게 해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 농구 대표팀은 선수 명단 발표 당시에도 별도의 기자회견을 하지 않았고, 허재 감독은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미디어데이에도 불참했다. 국가대표팀 선수 선발 문제로 논란에 휩싸인 김학범 축구대표팀 감독이나, 선동열 야구대표팀 감독이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선 것과는 비교되는 장면이었다.
물론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결과를 거둔다면 이런 논란도 한때의 해프닝으로 잊혀질 것이다. 그렇지만 결과와 별개로, 불통에 가까운 대표팀 운영은 분명히 비판 받아야 할 대목이다. 만일 아시안게임에서 납득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허재 감독에게는 아들 발탁 논란과 맞물려 농구 인생에 적지않은 오명으로 남을 수도 있다. 허재 감독에게도 친아들인 허웅과 허훈에게도 이번 아시안게임이 더욱 중요해진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