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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7월 황재균 트레이드 "이장석은 30억원을 불렀다"
출처:MK스포츠|2018-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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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석 전 넥센 히어로즈 대표가 2010년 7월 황재균 트레이드와 관련해 30억원대 트레이드 머니를 요구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2010년 7월 20일 넥센과 롯데 양 구단은 황재균(당시 넥센)과 김민성, 김수화(이상 당시 롯데)를 트레이드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전례와 달리 트레이드 승인을 22일까지 미뤘다.

KBO의 승인 지연에는 이유가 있었다. 현금이 포함된 트레이드라는 의혹이 일었기 때문이다.



KBO규약에 따르면 현금, 즉 이적료가 포함된 트레이드는 가능하다. 하지만 KBO는 2008년 11월 히어로즈 장원삼을 삼성으로 보내는 트레이드를 승인하지 않았다. 당시 우리담배의 스폰서 철회로 재정난에 빠진 히어로즈 구단은 KBO 가입비를 완납 여부가 불투명했다. 거저 인수하다시피한 선수를 팔아 가입비를 내겠다는 의도였다. KBO가 수용할 수 없었다.

가입금을 완납한 2009년 12월 이장석 당시 대표는 주력 선수인 이택근, 장원삼, 이현승을 각각 LG, 삼성, 두산으로 트레이드했다. 이택근에게는 25억원, 장원삼에게는 20억원, 이현승에게는 10억원의 트레이드 머니가 붙었다.

유영구 당시 KBO 총재는 이 트레이드를 승인하며 “현금을 전제로 한 트레이드는 원칙적으로 2010 시즌이 종료할 때까지 불허할 방침”이라고 히어로즈 구단에 통보했다.

그럼에도 넥센의 트레이드는 계속 이어졌다. 2010년 3월 12일에는 마일영을 한화로 보내고 마정길과 현금 3억원이 포함된 트레이드가 발표됐다. 당시 KBO는 “전력 보강 차원”이라며 트레이드를 승인했다. KBO에 제출된 트레이드 금액이 크지 않았다는 것도 이유였다.

하지만 황재균 트레이드는 달랐다. 김민성은 넥센 이적 이후 근력을 늘리며 강타자로 성장했지만 롯데 시절엔 평범한 백업 내야수에 불과했다. 김수화는 만년 유망주 투수였고, 결국 프로에서 빛을 보지 못하고 은퇴했다. 반면 황재균은 전해 타율 0.284 18홈런 30도루를 기록한 미래의 수퍼스타 3루수였다. KBO는 이 트레이드에 현금이 개입됐다는 의심을 했다. 하지만 결국 이틀 뒤인 7월 22일 트레이드를 승인했다. 승인 지연 때문에 지난 시즌 뒤 김민성은 1군 등록일수 하루 차이로 FA 자격을 얻지 못했다.

당시 넥센 구단은 “현금은 절대 개입되지 않았다. 김민성과 김수화의 장래성을 봤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황재균은 인성에 문제가 있는 선수”라는 악평을 취재 기자들에게 흘리기도 했다. 트레이드 머니 의혹에 대한 강변이었다.

사실이었을까.

한 넥센 구단 전직 임직원은 28일, 익명을 전제로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황재균 트레이드 논의는 2010년 7월 한참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2009년 시즌이 끝난 뒤였을 것이다. 친분이 있는 롯데 관계자가 만나자고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트레이드구나’라는 직감이 왔다고 한다. “당시 여러 구단에서 넥센 선수들을 데려가려고 했다”는 게 그의 기억이다. 당시 롯데는 3루수가 필요한 팀이었다.

이어 “이장석 대표에게 보고를 했다. 이 대표는 ‘황재균 트레이드 때문에 만나자고 하는 것일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얼마 이하면 안 된다’는 지침을 줬다”고 회상했다. 이어 “금액은 기억이 확실치 않다. 30억원대였다는 건 확실하다”고 말했다.

보고 뒤 그가 실제로 롯데 관계자를 만난 날짜는, 기억에 따르자면 2009년 12월 21일이다. 서울 시내에서 열린 한 스포츠시상식에 참가한 뒤 인근 커피숍에서 미팅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결론은 나지 않았다. 이 전 대표가 언급한 금액이 전달됐고, 롯데 관계자는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이택근, 장원삼, 이현승의 트레이드가 발표되고 KBO에 승인 요청이 온 날짜는 12월 30일이다. 그 전부터 각 구단들은 ‘파이어 세일’에 나선 넥센의 우수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신경전을 펼쳤다. 롯데의 황재균 영입 시도도 비슷한 시기였다. 하지만 거래가 성사되지 않았다. 롯데 구단에서 이장석 대표가 부른 금액을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짐작된다.

트레이드가 성사된 건 해를 넘긴 2010년 7월이었다. 전 넥센 임직원은 “내 역할은 겨울에 롯데 관계자를 만나고 내용을 이장석 대표에게 보고한 것까지였다. 그 뒤 구체적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 트레이드가 이뤄졌는지, 트레이드 머니가 얼마였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트레이드 논의는 이장석 전 대표와 그의 파트너였던 남궁종환 전 구단 부사장이 도맡아서 했다. 당시 롯데는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사력을 다해야하는 처지였다. 하위권이 기정사실인 넥센 이장석 대표가 우위에 선 흥정이었을 것이다.

고형욱 넥센 단장에게 28일 2010년 황재균 트레이드에 대한 질문을 했다. 그는 “2016년까지 나는 전력분석 등 현장에서만 일했다. 정말 아는 게 없다”고 말했다. 전직 롯데 고위 관계자에게 과거 사석에서 황재균의 대가로 얼마를 주지 않았냐는 질문을 한 적이 있다. 그는 “그 금액보다는 적게 줬다”고 말했다.

황재균의 트레이드 머니는 중요한 문제다. KBO 총재가 “현금을 전제로 한 트레이드는 안 된다”고 통보한 상황에서 현금 트레이드를 했다면 중징계가 뒤따라야 한다. 야구규약상 총재가 구단에 내릴 수 있는 징계에는 회원자격 박탈도 포함된다.

하지만 2010년 7월 황재균 트레이드 당시 KBO는 미온적이었다. 실질적인 조치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그 결과 프로야구에는 거짓말쟁이가 늘어났고, 거액의 배임 횡령 사건이 일어났으며, 리그 전체가 피해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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