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4 Not Found
- 농담을 현실로? 재주꾼 호잉, "투수도 해볼까요?"
- 출처:OSEN|2018-04-13
-
404 Not Found 404 Not Found
nginx 인쇄
"안 되면 내가 던질게요".
한화가 지난 11일 대전 KIA전을 승리한 날이었다. 이날 한화는 선발 윤규진이 5회 1사에 내려간 뒤 불펜을 가동하며 송은범-서균-정우람을 썼다. 송진우 투수코치는 이튿날 선발로 예정된 키버스 샘슨에게 "불펜을 많이 썼으니 내일은 너 혼자서 다 던져야 한다"는 농담을 했다. 긴장을 풀어주는 차원이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외인 외야수 제라드 호잉(29)이 "안 되면 내가 던지겠다"는 농담으로 맞받아치며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다행히 12일 경기에서 샘슨이 6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친 가운데 타선이 대폭발하면서 호잉이 마운드에 오를 일은 없었다. 호잉은 3안타 5타점 맹타로 샘슨의 데뷔 첫 승을 도왔다.
호잉은 "메이저리그에 있을 때 투수로 1이닝을 던진 적이 있다. 농담으로 말한 것이다. 평소에도 농담으로 긴장을 풀곤 한다. 내가 투수로 나오는 일은 없으면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실제 호잉은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이었던 지난 2016년 7월8일(한국시간) 미네소타 트윈스와 홈경기에 1-10으로 크게 뒤지던 9회초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당시 크게 지고 있는 상황이었고, 텍사스 벤치에선 불펜을 아끼며 팬서비스 차원에서 호잉을 투수로 기용했다. 메이저리그에선 종종 있는 일이다.
이날 호잉은 케니스 바르가스에게 솔로 홈런을 맞고 1점을 허용했지만 나머지 3타자를 범타로 처리했다. 14개의 공 중 9개가 스트라이크. 최고 구속은 72.5마일, 약 117km로 모두 커브였다. 물론 그날 하루 호잉에겐 일종의 특별 이벤트였고, 우리 정서상 타자가 투수로 나설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역대 KBO리그에서 타자가 투수로 뛴 건 1982~1986년 투타겸업한 해태 김성한을 제외하면 1985년 7월27일 잠실 삼성전 MBC 김재박, 2009년 5월12일 잠실 SK전 LG 최동수, 2009년 6월25일 광주 무등 KIA전 SK 최정, 2015년 10월24일 마산 두산전 플레이오프 5차전 NC 나성범까지 손에 꼽을 정도다.
하지만 호잉이라면 농담도 허투루 들어선 안 된다. 시즌을 앞두고 호잉은 "슬럼프 때는 기습 번트도 댈 것이다"고 말했는데 시즌 개막전 데뷔 첫 타석 초구에 기습 번트로 안타를 만들었다. 개막 2연전을 마친 뒤에는 "아마 기회가 되면 한 번쯤 홈스틸을 시도해보지 않을까"라고 말했고, 지난 7일 수원 KT전에서 진짜로 3루에서 홈으로 들어와 득점을 올렸다. 투수 라이언 피어밴드의 1루 견제 과정에서 홈으로 뛰어 단독 홈스틸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사실상 홈스틸로 깜짝 득점을 올렸다.
호잉은 "그날 야구를 하면서 처음으로 홈스틸을 해봤다. 즐거웠다. 상황이 투아웃이었고, 피어밴드의 1루 견제 타이밍에 맞춰 뛰었다. 매 경기 야구를 즐기려 한다. 결과도 좋게 나오고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시즌 초반 최고 외인 타자로 떠오른 ‘만능 재주꾼‘ 호잉이 또 한 번 농담을 현실로 만들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