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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난민복서' 길태산 "3년 내 세계챔프 되겠다"
출처:노컷뉴스 |2018-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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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안에 세계 챔피언이 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카메룬 난민복서 길태산(31, 본명 에뚜빌, 돌주먹체육관)의 일성이다.

길태산은 지난달 31일 서울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열린 복싱매니지먼트 코리아(이하 복싱M) 한국 신인 최강전 ‘배틀로얄‘ 슈퍼미들급(76.2kg) 4강전(4라운드)에서 백대현(20)에 3-0(39-36 40-35 39-37) 판정승했다.

다음달 이규현과 신인왕 타이틀(우승상금 200만원)을 놓고 결승에서 맞붙는다.

지난달 30일 만난 길태산은 복싱에 푹 빠져 있었다. 한국에서 가장 하고 싶은 건 복싱이고, 1년 여간 외국인 보호소에 수감되는 바람에 벗었던 글러브를 다시 낀 것도 복싱이 좋아서다.

길태산은 카메룬 군대에서 복싱 선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군대 안에서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2015년 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 때 이흑산(35, 본명 압둘레이 아싼)과 함께 탈출했다.

난민 신청자였던 길태산은 6개월마다 체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시기를 놓치는 바람에 강제 추방명령을 받고 외국인 보호소에 수감됐다.

지난해 11월 난민 지위를 획득한 뒤 길태산이 향한 곳은 복싱 체육관. 공백이 길었지만 그는 "복싱이 너무 좋아서 다시 체육관을 찾았다"고 했다. 이후 3경기를 치러 모두 승리했다.

길태산은 따로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다. 그가 복싱에만 전념할 수 있는 건 모 식품업체 길윤식 회장의 후원 덕분이다. 체육관에 운동하러 갔다가 길태산을 알게 된 길 회장은 몇 년째 그의 생활비를 꼬박꼬박 챙겨준다.

빠듯한 살림살이건만, 길태산은 파이트머니와 생활비를 아끼고 아껴 카메룬의 가족에게 송금한다. 고향에는 부모와 형제자매 등 8명의 가족이 산다. 길태산은 "가족이 그립다. 얼마전 부모님께 국제전화로 안부를 물었지만 오랫동안 보지 못해 슬프다"고 했다.

한국어가 서툰 탓에 사람들과 의사소통이 쉽지 않다. 그래도 주변에 이흑산 등 속 깊은 얘기를 나눌 아프리카 출신 친구 3~4명이 있어 다행이다. 서로 훈련하는 체육관이 다르지만, 이흑산(춘천아트복싱체육관)과는 1주일에 한 번 꼴로 만난다. 이흑산은 지난달 31일 길태산을 응원하러 경기장을 찾기도 했다.



복싱 선수로서 길태산의 꿈은 세계 챔피언이다. "지금처럼 열심히 하면 3년 안에 세계 챔피언이 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길태산을 지도하는 돌주먹 체육관 최준규 관장 역시 "훈련을 열심히 하고 의지가 대단하다. 보완할 점은 거의 없다. 세계 챔피언으로 키워 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길태산은 최 관장에게 받은 링네임이다. 후원자 성 ‘길‘에 클 태(泰) 뫼 산(山)을 붙였다. ‘링네임이 마음에 드냐‘고 묻자 그는 "한국 이름이라 좋다"고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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