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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물' 강백호 왜 무섭나. 그가 친 10개의 안타
- 출처:스포츠조선|2018-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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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타수 10안타, 타율 3할3푼3리, 4홈런 11타점. 홈런 공동 1위, 타점 2위. 그리고 8할의 장타율로 이 부문 3위.
아직 8경기밖에 치르지 않은 상황이지만 엄청난 성적이다. 모르고 보면 박병호(넥센 히어로즈) 최 정(SK 와이번스) 김현수(LG 트윈스) 등 리그 최정상급 타자의 성적인 듯 하다. 하지만 이 성적표는 KT 위즈의 고졸 신인 강백호의 것이다.
개막 후 7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냈다. 1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아쉽게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볼넷 1개에 타점 1개까지 더해 팀 승리에 공헌했다. 그야말로 ‘강백호 신드롬‘이다. 류현진(LA 다저스) 이후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는 고졸 신인 선수는 처음이다. 두 사람 모두 ‘괴물‘이라는 얘기를 들었고, 듣는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입단 과정부터 스타성이 있어 화제가 됐다. 농구만화 ‘슬램덩크‘ 주인공과 같은 이름인데다, 패기 넘치는 언행도 거침이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야구를 못했다면 금방 관심 밖으로 사라질 수 있었으나, 야구 실력이 기대 이상이다. 소속팀 김진욱 감독은 "천재"라고 얘기한다. ‘홈런‘ 생각만 있는 듯 시종일관 파워풀한 스윙을 하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그 속에서 상황에 맞는 컨택트 능력까지 보여주니 놀라움의 연속. 어설픈 좌익수 수비는 애교다. 뭔가 대형사고를 칠 것 같은데 아직 공식 실책은 0개이니 뭐라고 할 수도 없다.
그래서 스포츠조선은 강백호의 타격이 실력인지, 운인지 쉽게 볼 수 있게 그의 타격을 분석해봤다. 홈런 포함, 그가 친 10개의 안타 내용을 꼼꼼히 살펴봤다.
먼저 4개의 홈런이다. 개막전 첫 타석에서 KIA 에이스 헥터 노에시를 상대로 첫 홈런을 쳤다. 헥터의 147km 직구를 밀었는데, 좌월 홈런이 됐다. 이 때만 해도 ‘헥터가 강백호를 만만히 보다 당했다‘, ‘힘이 워낙 좋아 운좋게 홈런이 됐다‘는 의심의 눈초리가 따라다녔다.
2번째, 3번째 안타는 문경찬(KIA) 앙헬 산체스(SK 와이번스)를 상대로 뽑아냈다. 체인지업, 직구를 받아쳐 똑같이 중전안타를 만들어냈다. 이 2개의 안타는 팀이 큰 점수 차이로 질 때 나왔다. 상대 투수들의 긴장이 떨어진 상태로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산체스를 상대로 안타를 친 지난달 27일 SK전 7회 스리런 홈런을 때릴 때부터 ‘어, 장난 아닌데‘라는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 김주한을 상대로 추격의 스리런 홈런을 쳐냈다. 126km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좌중간 펜스를 넘겨버렸다. 생소한 사이드암 투수의 변화구를 완벽한 타이밍으로 대응했다.
이후 투수, 구종, 코스를 가리지 않고 때려내고 있다. 4호 홈런은 31일 두산 베어스 좌완 에이스 장원준의 몸쪽 슬라이더를 받아친 결과였다. 그 직전 두산전에서는 조쉬 린드블럼의 직구를 중월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밀어쳐서만 나오던 홈런이 중월, 그리고 우월 홈런으로 변했다. 더 완벽한 타이밍으로 상대투수들을 공략하고 있다는 증거다. 특히, 김주한 외 나머지 3명의 투수는 KIA와 두산을 대표하는 에이스급 투수들이다. 선배들과의 대결에서 전혀 주눅들지 않는다는 뜻이다.
28일 SK전에서 언더핸드 박종훈의 공을 2루타로 만든 일화도 대단하다. 첫 타석 박종훈에게 삼진을 당하고 들어온 강백호는 덕아웃에서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가 박종훈의 커브가 어렵다고 하자 김 감독에게 "이번에 나가서 커브 들어올리고 오겠습니다"라고 하더니 진짜로 박종훈의 커브를 중월 2루타로 만들어버렸다.
무조건 힘으로만 치는줄 알았는데, 마지막 10번째 안타가 그 의심을 거두게 했다. 31일 두산전 팀이 9-8로 역전에 성공한 7회말 1사 1, 3루 상황서 신인왕 경쟁 후보 곽 빈을 상대로 추가점을 만드는 적시타를 쳤다. 풀카운트 상황서 곽 빈의 바깥쪽 직구를 힘들이지 않고 밀어쳤다. 그동안 풀스윙에 얻어걸리는 안타들이 거의 우중간으로 나갔는데, 홈런 아닌 안타로는 첫 좌전 안타였다. 풀카운트에서 스트라이크를 꼭 잡아야 하는 상대 배터리가 주무기인 직구 승부를 할 것이라고 예상한 타격이었다.
이 강백호 신드롬이 어디까지 이어질 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벌써부터 선배 배터리들이 그를 경계하고 있다. 그 공격적인 강백호가 초구에 안타를 친 건 딱 1번 뿐이다. 처음부터 힘 좋은 강백호에게 한가운데 좋은 공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직구보다 변화구에 약점이 있는 강백호에게 더 집요한 승부를 할 것이다. 체력 문제도 있다.
하지만 KT 구단 뿐 아니라 많은 야구팬들이 강백호의 활약을 더 지켜보고 싶어한다. 그리고 쉽게 무너지지 않을 거라는 믿음도 생기고 있다. 김재현 SPOTV 해설위원이 94년 세웠던 고졸 신인 한 시즌 최다 홈런인 21홈런을 넘어 자신의 이름을 야구 역사에 새롭게 남길 수 있을까.
◇강백호 안타 분석
순서=날짜=상대팀=상대투수=구속=구종=코스=볼카운트=주자유무=결과
1=3.24=KIA=헥터=147km=직구=몸쪽 가운데=3B2S=없음=좌홈런
2=3.25=KIA=문경찬=125km=체인지업=가운데 낮은=2S=없음=중안타
3=3.27=SK=산체스=150km=직구=가운데 낮은=0S0B=없음=중안타
4=3.27=SK=김주한(사)=126km=체인지업=바깥쪽 높은=1B1S=1, 3루=좌홈런
5=3.28=SK=박종훈(언)=118km=커브=몸쪽 가운데=2B2S=없음=중2루타
6=3.28=SK=신재웅(좌)=136km=직구=가운데 높은=2S=2루=중2루타
7=3.29=SK=문승원=147km=직구=몸쪽 높은=3B1S=없음=우안타
8=3.30=두산=린드블럼=141km=직구=몸쪽 높은=1B=없음=중홈런
9=3.31=두산=장원준(좌)=135km=슬라이더=몸쪽 높은=3B1S=1, 2루=우홈런
10=3.31=두산=곽 빈=146km=직구=바깥쪽 높은=3B2S=1, 3루=좌안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