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고 하나, 예상보다 저조한 모습이다.

삼성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투수 영입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지난 2시즌 간 외국인 투수 덕을 전혀 보지 못했던 삼성은 2시즌 연속 리그 9위라는 굴욕과 마주했다. 2018년을 도약의 해로 여기고 있던 만큼, 수준급의 외국인 투수 영입은 도약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영입된 투수가 바로 팀 아델만(31)이었다. 지난 시즌 신시내티 레즈 소속으로 무려 30경기에 등판했던 아델만은 사실상 메이저리거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는 투수였기에, 영입 당시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물론 화제성에 비한다면 아델만이 스프링캠프부터 시범경기까지 다소 부진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럴 때마다 김한수 삼성 감독은 변함없는 신뢰를 내비쳤다.

비록 개막전 선발로는 낙점하지 못했지만 김 감독은 25일 두산전을 앞두고 “아델만은 기본적으로 준수한 기량을 갖춘 투수다. 특히 제구력이 좋다. 가진 능력만 제대로 발휘한다면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아델만은 데뷔전부터 고전하며 자신에게 달린 물음표를 좀처럼 떼어내지 못했다. 이날 아델만은 6이닝 7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3회 수비 실책 불운이 따랐다고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구위는 물론 강점으로 평가받았던 제구마저 말을 듣지 않았다.

심지어 구속이 크게 돋보이지 않는 기교파 투수임에도 직구의 비율이 63%(69/109)에 달했다. 구종도 다양하지 못했다. 제구 불안에 직구 위주의 단조로운 투구패턴까지. 대량 실점은 당연한 결과였다. 추후 호성적을 원한다면 데뷔전을 통해 드러난 문제점의 보완이 시급하다.

삼성의 2018시즌 또 다른 외국인 투수인 리살베르토 보니야 역시 시범경기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투수다. 자칫 추후 일정에서 보니야 마저 무너진다면 토종 선발진이 호평을 받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삼성의 ‘선발진 재건’은 이번에도 난관에 봉착할 소지가 다분하다. 기나긴 겨울이 가고 새 시즌이 돌아왔지만, 아직 삼성의 외국인 투수들에게 봄은 찾아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