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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액 노장 FA' 성공과 실패, 정근우-김주찬은?
- 출처:OSEN|2018-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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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실무자들에게 가장 곤혹스런 상대는 베테랑들이다. 실적과 명성은 누구나 인정하지만, 그것이 미래 가치까지 보장하진 않는다.
올 겨울 FA 시장에선 정근우(36·한화)와 김주찬(37·KIA)이 그랬다. 두 선수 모두 2+1년으로 구단과 합의점을 찾았다. 정근우는 35억원, 김주찬은 27억원(옵션 별도). ‘+1년‘을 제외하면 김주찬이 23억원으로 정근우(22억원)보다 조금 더 많다. 향후 두 선수 활약에 노장 FA들의 고액 계약 기준이 좌우될 것이다.
▲ 특급 모범생, 박용택-이승엽-이호준
역대로 만 36세 이상 나이에 최고액 계약을 따낸 선수는 박용택이다. 지난 2015년 36세에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박용택은 LG와 4년 총액 50억원에 사인했다. 옵션 한 푼 없이 순수 50억원을 보장받았다. 계약 후 3년간 박용택은 404경기 타율 3할3푼9리 510안타 43홈런 263타점 233득점 OPS .883으로 맹활약했다. 최근 3년간 리그 통틀어 타율 3위. 고액 노장 FA 계약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다음이 은퇴한 이승엽이다. 지난 2016년 만 40세 불혹의 나이에 삼성과 2년 총액 36억원 계약을 체결했다. 36세 이상 선수로는 계약 총액 2위. 연평균 금액은 18억원으로 역대 최고 대우였다. 계약기간 2년간 277경기 타율 2할9푼2리 296안타 51홈런 205타점 OPS .883으로 중심타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2년 계약 후 은퇴를 선언했고, 지난해 끝으로 화려하게 마침표를 찍었다.
이승엽과 같은 시기 은퇴한 이호준도 빼놓을 수 없다. 이호준은 지난 2013년 NC로 이적하며 3년 총액 20억원에 계약했다. 당시 그의 나이 만 37세. FA 계약기간 3년간 이호준은 379경기 타율 2할8푼1리 370안타 67홈런 275타점 OPS .860으로 활약했다. FA 기간이 끝난 뒤에도 2년을 더 뛰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 절반의 성공, 홍성흔-이택근-송승준
모두가 완벽할 순 없다. 절반의 성공만 되어도 본전이다. 홍성흔은 지난 2013년 친정팀 두산으로 FA 복귀하며 4년 총액 31억원에 계약했다. 당시 만 36세. 계약 첫 2년은 타율 251경기 타율 3할7리 35홈런 154타점 OPS .859로 건재했지만 마지막 2년은 세월의 흐름을 이기지 못하며 110경기 타율 2할6푼1리 7홈런 51타점 .723에 그쳤다. 계약기간 종료 후 은퇴를 했다.
넥센 외야수 이택근은 2016년 만 36세에 두 번째 FA 계약을 따냈다. 4년 총액 35억원으로 괜찮은 조건이었다. 계약 후 2년간 227경기 타율 2할9푼7리 11홈런 94타점 OPS .782.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전성기에 비해 모든 부문에서 수치가 하락했다. 팀 내 입지 축소로 남은 2년 계약에도 부담이 커졌다.
같은 시기 롯데와 4년 총액 40억원에 사인한 송승준도 지금까진 절반의 성공이다. 2016년 만 36세에 첫 FA가 돼 4년 40억원 계약을 따낸 송승준은 첫 해 10경기 41⅓이닝 1승2패 평균자책점 8.71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먹튀‘ 논란이 있었지만 지난해 30경기 130⅓이닝 11승5패1홀드 평균자책점 4.21로 부활했다. 나머지 2년 성적에 따라 최종 평가가 될 것이다.
▲ 야속한 세월, 김동주-이병규
야속한 세월에 쓸쓸히 마무리한 고액 노장 FA들도 있었다. 두산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김동주는 2013년 3년 총액 32억원에 재계약했다. 그러나 3년간 1군에서 28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타율 2할5푼6리 1홈언 9타점 OPS .673. 계약 마지막 해였던 2014년에는 2군에만 머물렀다. 계약 종료와 함께 방출됐고, 다른 팀으로 이적도 하지 못해 선수생활을 마감해야 했다.
LG의 간판 스타였던 이병규도 비슷했다. 이병규는 2014년 만 40세에 LG와 3년 총액 25억5000만원에 FA 재계약했다. 예비 FA 시즌이었던 2013년 역대 최고령 타격왕에 올라 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계약 3년간 117경기 타율 2할4푼3리 3홈런 34타점 OPS .597로 부진했다. 팀 세대교체 흐름에 맞물려 계약 마지막 해였던 2016년에는 최종전 1경기만 뛰고 은퇴했다.
▲ ‘2+1년‘ 정근우-김주찬은 과연?
최근 KBO리그는 냉정한 가치 평가의 시대가 왔다. 몇 년 전이었더라면 무난히 3년 이상 보장 계약을 따냈을 정근우와 김주찬은 2+1년 계약을 했다. 정근우는 옵션 비중이 37.1%에 달한다. 구단들은 노장 선수들의 갑작스런 노쇠화에 안전장치를 걸어두려 한다. 정근우과 김주찬처럼 연평균 금액이 높은 고액 노장 FA 실패는 구단운용을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정근우와 김주찬 모두 1~2년은 충분히 건재할 것이란 전망이다. 전성기 시절에는 폭발적인 스피드, 순발력, 에너지로 수비와 주루에 가치가 높았던 두 선수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플레이 스타일에 변화를 줬다. 과거보다 도루 숫자나 주력은 떨어졌지만, 장타력을 향상시켜 중장거리 타자로 거듭났다. 생존법을 찾은 만큼 타격 쪽에서 생산력을 유지할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