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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KBL 대표 포워드' 김정은의 부활, 프로 첫 우승 보인다
- 출처:오마이뉴스|2018-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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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BL] 우리은행 김정은, 27일 신한은행전서 19득점 활약
끝을 모르던 신한은행의 연승행진을 저지한 팀은 역시 ‘챔피언‘ 우리은행이었다.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우리은행 위비는 27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 5라운드 신한은행 에스버드와의 원정경기에서 67-49로 완승을 거뒀다. 파죽의 6연승을 달린 우리은행은 KB스타즈에게 3.5경기 앞선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고 연승 행진을 ‘7‘에서 마감한 신한은행은 4위 삼성생명 블루밍스에게 두 경기 차이로 쫓기게 됐다.
한 마디로 수비의 승리였다. 우리은행은 리바운드의 절대우위(53-30)를 앞세워 연승기간 동안 73.3득점을 올렸던 신한은행의 득점을 단 49점으로 묶었다. 위성우 감독은 모든 선수들에게 수비에 집중하게 지시하면서도 두 선수에게는 적극적인 공격을 주문했다. 22득점 14리바운드를 기록한 외국인 선수 나탈리 어천와와 19득점8 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공수에서 맹활약한 김정은이 그 주인공이다.
신세계와 하나은행을 외롭게 이끌던 WKBL의 대표 포워드
180cm의 좋은 신체조건을 자랑하는 포워드 김정은은 온양여고 시절부터 여자 선수로는 드물게 원핸드슛을 구사하며 코트 어느 지역에서도 득점이 가능한 유망주로 여자농구 팬들 사이에서 소문이 자자했다. 김정은은 200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신세계 쿨캣(현 KEB하나은행)에 지명됐고 곧바로 주전으로 활약했다. 김정은은 2006년 겨울리그에서 쟁쟁한 언니들 사이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평균 11.75득점 4.85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하며 더욱 성장한 김정은은 빠른 시간 안에 리그를 대표하는 득점 기계로 자리잡았다. 특히 2007-2008 시즌부터 2010-2011 시즌까지는 네 시즌 연속으로 평균 18득점 이상을 기록했고 2009-2010 시즌에는 평균 20득점을 넘기기도 했다. 김정은은 외국인 선수 제도를 일시적으로 폐지했던 2010-2011 시즌과 2011-2012 시즌 연속으로 득점왕을 차지하며 하나은행의 간판스타이자 여자농구의 대표적인 득점원으로 군림했다.
하지만 신세계와 하나은행은 김정은이라는 걸출한 선수를 보유하고도 좀처럼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실제로 김정은은 프로 입단 후 신세계와 하나은행 유니폼을 입고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가까스로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끌면 언제나 ‘레알 신한‘으로 불리던 호화군단 신한은행이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그렇게 김정은은 최고의 실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약체팀의 외로운 에이스‘ 이미지를 벗지 못했다.
그런 하나은행과 김정은이 드디어 2015-2016 시즌 우승의 기회를 잡았다. 우리은행에 이어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한 하나은행은 플레이오프에서 KB스타즈를 꺾고 2002년 이후 무려 14년 만에 챔피언결정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김정은은 챔프전 진출이 결정된 후 인터뷰에서 참았던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시즌이 끝난 후 ‘첼시 리 사태‘가 터지면서 하나은행의 2015-2016 시즌 기록들은 모두 삭제되고 말았다.
김정은은 2015-2016 시즌이 끝나고 결혼을 하면서 행복한 신혼생활을 누렸지만 선수로서의 삶은 그리 순조롭지 못했다. 2014-2015 시즌부터 종아리와 무릎 등의 부상에 시달리던 김정은은 2016-2017 시즌 무려 19경기에 결장하며 평균 5.1득점 2.6리바운드로 데뷔 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소속팀 하나은행 역시 봄 농구 경쟁에서 패하며 최하위로 시즌을 마쳤다.
빅맨 포지션도 척척 소화, 우리은행 삼각편대의 위력 업그레이드
FA자격을 얻은 김정은은 하나은행과의 1차 협상에서 5000만 원 차이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에이스로 성장한 강이슬을 비롯해 포워드 자원이 풍부해진 하나은행에서도 김정은에게 목을 멜 필요가 없었다. 이제 김정은을 데려가기 위해선 타 구단이 2억5000만 원보다 많은 액수를 불러야 하는데 나이와 부상 경력 등을 고려하면 결코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우리은행에서 과감하게 2억6000만 원을 베팅하며 김정은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골밑을 지키던 양지희와 이선화가 동시에 은퇴를 하면서 고육지책으로 김정은을 데려 왔지만 농구 팬들은 우리은행에게 우려의 시선을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일단 김정은의 부상이 완치가 된 상황도 아니었고 프로 무대에서 주로 스몰포워드로 활약했던 김정은이 빅맨 양지희의 대체 자원으로 어울리는 선수인지도 의문이었다.
하지만 김정은은 역시 김정은이었다. 부족한 신장의 약점을 노련함으로 극복한 김정은은 이번시즌 박지수(KB)를 제외한 토종 빅맨과의 매치업에서 전혀 밀리지 않고 있다. 시즌 초반만 해도 공격에 다소 기복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슛감을 되찾으며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거의 회복했다. 신장은 그리 크지 않지만 박혜진, 임영희,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우리은행의 삼각편대는 기량으로 보나 노련미로 보나 단연 리그 최강이다.
김정은은 27일 신한은행전에서도 사실상 풀타임으로 활약하며 우리은행의 6연승을 이끌었다. 김정은은 신장이 작은 김연주와의 매치업에서는 외곽슛과 포스트업 공격으로, 신장이 큰 곽주영과의 매치업에서는 스피드를 활용한 돌파를 통해 차곡차곡 득점을 쌓아 나갔다. 3점슛 3개를 포함해 19득점 8리바운드를 기록한 김정은은 김단비와의 매치업으로 부담이 컸던 박혜진 대신 우리은행의 공격을 책임졌다.
위성우 감독은 언제나 ‘김정은은 아직 완벽히 부활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이는 조금 더 분발해 달라는 바람이 담긴 애정 어린 쓴 소리다. 하지만 국내 선수 기준으로 득점 5위(12.92점),2점 성공률4위(48%),리바운드(3.42개), 어시스트 8위(2.88개),블록슛 3위(0.54개)를 기록 중인 김정은은 충분히 예전 기량을 회복했다고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리고 우리은행의 독주체제가 이어질수록 김정은의 프로 데뷔 첫 우승도 점점 가까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