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인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40, 유벤투스)이 은퇴를 번복할 움직임이다. 다만 한 가지 조건이 있었다. 유벤투스가 자신을 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폰은 26일 이탈리아 ‘라 레푸블리카’를 통해 “조만간 안드레아 아넬리 회장님을 만난다”고 밝혔다. 자신의 은퇴, 재계약 등의 사안을 놓고 아넬리 회장과 면담하려는 것이다.

부폰은 유벤투스와 오는 6월말까지 계약되어 있다. 그는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자신의 현역 생활 마지막 무대로 삼았다. 하지만 이탈리아는 월드컵 출전이 좌절됐다. 부폰의 계획도 틀어지고 말았다.

또한 지난해 12월 종아리 부상으로 인해 결장이 길어졌고, 파올로 말디니의 세리에A 최다출전 기록인 647경기 경신도 이번 시즌에는 어렵게 됐다.

부폰으로서는 자신의 두 가지 목표가 모두 무산될 수 있다는 것에 당황스러운 모습이었다. 화려한 은퇴를 그렸기에 정반대의 상황이 나와 더욱 그러할 수 있다. 게다가 주위에서는 현역 생활 연장의 목소리가 크다. 이에 부폰도 마음을 바꾸는 듯 하다.

그는 “만약 유벤투스에서 날 중요하게 여긴다면 유니폼을 계속 입고 싶다”며 사실상 재계약 의사를 나타냈다. 이어 “(내 계약으로) 팀이나 동료들에게 문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최선의 선택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해를 끼치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아넬리 회장님이 반대 의사를 나타내면 유벤투스 말고는 없다”며 아넬리 회장이 재계약을 거부하면 예정대로 은퇴 준비를 하겠다고 전했다.

부폰은 조심스럽게 말했지만 유벤투스는 진작에 긍정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유벤투스의 파벨 네드베트 부회장은 “부폰은 은퇴 선언을 하지 않았다. 구단과 논의해야겠지만 그와 계속 함께 했으면 한다”며 재계약 의사를 나타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