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전력 보강의 마지막 퍼즐이었던 아드리아노마저 집었다. 아드리아노는 중국 생활을 정리하고 전북 이적을 결심했다.

K리그 클래식 디펜딩 챔피언 전북은 겨울 이적시장에서 조용하지만 묵직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예년처럼 많은 선수의 영입보다는 기존 전력을 지키는 상황에서 필요 포지션에 빅네임을 보강 중이다. 임선영, 손준호, 홍정호, 티아고가 차례로 전북 유니폼을 입었다. 최철순, 이승기, 한교원은 재계약을 마쳤다.

최강희 감독은 K리그 클래식과 AFC 챔피언스리그 동시 석권의 목표를 위한 마지막 방점을 브라질 스트라이커 아드리아노 영입으로 찍길 원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대전과 서울에서 활약한 아드리아노는 3시즌 동안 리그에서만 59골을 터트린 천부적인 골잡이다.

문전에서의 예측 불가능한 움직임과 높은 골 결정력으로 K리그 챌린지를 넘어 K리그 클래식까지 폭격했다. 2016년에는 서울 소속으로 AFC 챔피언스리그, FA컵 득점왕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2016시즌을 마치고 중국 2부 리그의 스좌장으로 이적했던 아드리아노는 예상과 달리 부진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다롄 스더 소속으로 중국에서 뛴 바 있던 아드리아노는 자신의 전성기를 연 한국으로 돌아가길 원했다. 전북이 아드리아노 영입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관건은 이적료와 연봉이었다. 서울에서 스좌장으로 이적할 당시 아드리아노는 이적료 400만 달러, 연봉 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스좌장과의 계약이 남은 상황에서 정상적인 영입이라면 전북이 이적료를 지불하고 연봉까지 보전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최강희 감독과 백승권 단장도 이 문제로 인해 아드리아노의 영입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봤다.

상황을 바꾼 것은 아드리아노 본인의 강력한 의지였다. 지난 시즌 아드리아노는 스좌장으로부터 연봉의 1/3인 100만 달러를 지급받지 못했다. FIFA 규정 상 임금 체불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민감한 문제다. 아드리아노는 미지급 연봉을 포기하는 대신 계약을 해지해 줄 것을 요구했다. 과거 한국 대표팀 코치였던 압신 고트비 스좌장 감독은 지난 시즌 아드리아노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터였다. 결국 스좌장은 아드리아노를 자유계약으로 풀어주는 데 동의했다.

다음은 연봉 문제였다. 전북은 지난 시즌 K리그 전체 팀 연봉 1위 팀이지만 300만 달러에 달하는 아드리아노의 개인 연봉을 맞춰줄 수는 없었다. 지난 시즌 전북의 연봉 1위는 수당 포함 15억원 가량을 받은 김신욱이었다. 아드리아노는 이 부분에서도 대폭 양보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최강희 감독은 “아직 구단과의 개인 협상은 끝나지 않았지만 아드리아노가 연봉의 절반 이상을 포기하면서도 전북으로 오겠다는 의사를 전한 걸로 안다”라고 말했다.

전북은 지난 시즌 김신욱, 이동국, 에두 3명의 공격수를 로테이션으로 가동했다. 3명은 출전 시간을 분배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모두 10골 이상을 기록했다. 은퇴를 결심한 에두가 전북과 작별하며 최강희 감독은 새로운 공격수를 찾았다. 다만 김신욱, 이동국과 스타일을 다르게 가져갈 수 있는 선수를 원했고, 아드리아노라는 최적의 답을 찾았다.

아드리아노 영입이 마무리되면 전북은 김신욱, 이동국, 아드리아노, 로페즈, 티아고라는 각기 다른 장점을 지닌 정상급 공격수를 대거 보유하게 된다. 최강희 감독은 “상황에 따라 다양한 공격 조합이 가능하다. 챔피언스리그까지 많은 대회를 치르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라며 기대를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