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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대 최저' 줄어드는 프로농구 관중, 돌파구는 없나
- 출처:스포츠한국 |2017-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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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내려갈 곳도 없어보였지만 바닥마저 뚫어버렸다. 올시즌 프로농구가 텅 빈 경기장에서 쓸쓸히 일정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일까지 올시즌 프로농구는 총 121경기가 열렸다. 입장 관중은 33만6908명. 평균으로는 2784명에 불과하다.
평균으로는 지난 2000~01시즌(2890명)보다 낮은 역대 최저 기록이다. 물론 아직 시즌이 반환점도 돌지 않았지만 1라운드 2826명에서 2라운드 2778명, 3라운드 2733명으로 그 숫자가 점점 더 줄고 있다.
팀 당 45경기씩을 소화했던 시절도 있었기 때문에 총 관중 기록에서까지 역대 최저가 나올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경기당 3000명조차 불러 모으지 못할 만큼 프로농구는 소위 ‘그들만의 리그’가 됐다.
단지 올시즌만의 문제는 아니다. 2011~12시즌 총 119만521명의 관중이 들어차면서 정점을 찍은 시기도 있었지만 끝내 120만명 돌파는 나오지 않았다. 이듬해 승부조작 사건이 흥행 저하의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실제 10만명에 가까운 농구 팬이 등을 돌렸다.
2013~14시즌 이후에는 매년 내리막을 걷고 있다. 2015~16시즌에는 불법스포츠 도박 파문이 또 한 번 KBL을 덮쳤고, 총 관중은 100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 시즌 83만2293명(평균 3083명)에서 올해는 그보다 못한 기록을 내고 있다.
구단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대비 관중이 증가한 곳은 절반에 해당되는 총 5개팀(SK, 전자랜드, kt, DB, KCC)이다. 다만 SK와 KCC의 경우 평균 수십 명 범위의 미세한 차이다. 반면 지난 두 시즌 동안 우승을 한 차례씩 차지했던 KGC인삼공사와 오리온은 2000명대에서 1000명대로 앞자리가 바뀌게 됐다. 오리온의 경우 10월18일 DB전에서 단 799명의 관중만 농구장을 찾았다. 또한 삼성 역시 1000여 명의 팬이 증발했고, 현대모비스와 LG도 관중 감소를 피하지는 못했다.
관중 감소의 원인은 이미 나와 있다. 앞서 언급했듯 승부조작, 불법 스포츠 도박 등 리그의 근간을 흔들었던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면서 농구의 인기는 뚜렷한 하향세로 접어들었다.
올해는 초유의 사태가 나온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동안 심판 판정에 대한 불신이 곪고 곪아 극에 달하는 단계까지 접어들고 말았다. 수차례의 오심이 쏟아져 나왔으며, 특정팀이 계속해서 혜택을 보는 상황이 반복돼 더욱 논란의 불씨를 키웠다. 명승부가 심판 판정에 의해 좌우되는 문제 뿐 아니라 상황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감독에게 테크니컬 파울을 남발하는 등 권위적인 모습으로 일관해온 심판들의 태도 역시 공분을 샀다.
하지만 농구 인기의 하락을 심판에게서만 찾을 수는 없다. 선수들의 수준 역시 과거에 비해 많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KBL은 지난 시즌부터 단신 외국인 선수 신장 제한을 더욱 낮춰 좀 더 화끈하고 공격적인 농구를 유도했다. 실제 득점력이 증가하는 등 의도한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득점 증가가 관중 증가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궁극적으로 국내 선수가 주인공이 되지 못하는 구도라면 관심도는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홍보·마케팅 측면에서도 좀 더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지난 시즌 KBL은 올스타전에서 선수와 팬들이 함께하는 ktx 기차여행을 추진해 좋은 평가를 받았고, 연말에는 프로스포츠 최초로 밤 10시 경기를 편성하는 등 기존의 틀을 깨는 다양한 시도를 했다. 각 구단들도 팬 밀착 이벤트를 수시로 준비했으며, 타 인기 종목과 비교했을 때 선수들도 위기를 인지하며 보다 성실하게 팬 서비스에 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좀 더 관심을 끌 수 있는 스토리가 만들어져야 한다. 먼저 선수들은 예의바른 모범생이 아닌 좀 더 솔직하고 거침없는 인터뷰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 전태풍이 좋은 예다. 상대방을 지나치게 자극하는 모습은 좋지 않지만 적절한 선에서의 신경전은 관심을 끌기 좋은 요소다. 스토리텔링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또한 각 구단들은 확실한 팀컬러를 만들어야 한다. 경기력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질풍가도’, ‘아파트’ 등 어느 구단에서나 쉽게 들을 수 있는 흔한 응원가, 관중들의 목소리가 아닌 앰프로만 가득 채워지는 시끄럽고 인위적인 응원을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 선수 응원가에 심혈을 기울이는 프로야구의 경우 관중들의 응원 참여도가 매우 높으며, 룰을 잘 몰라도 응원 열기 때문에 경기장을 찾는 팬들도 상당히 많다.
또한 ‘키스 타임’, ‘자유투 및 하프라인 슈팅’ 등 경기 중간마다 매번 같은 레퍼토리로만 진행됐던 이벤트들도 이제는 식상하다. 유니폼을 廚沌?구단 판매 용품 등 가장 기본적인 부분까지도 구단의 특색이 잘 드러나도록 세심한 신경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지난 시즌부터 프로스포츠 자생을 위해 초청권, 소위 ‘공짜표’를 대폭 줄이기로 결정하면서 누적 관중 감소는 피할 수없는 운명과도 같았다. 하지만 실관중수 증가로 수익이 늘었다는 것에 의미를 두기에 올시즌 관중 수는 역대 가장 처참한 수준이다.
특정 문제 하나가 해결된다고 해서 농구 인기가 갑작스럽게 반등하기를 기대하긴 어려워졌다. 선수, 구단, 심판, 연맹 등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