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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온 파이터' 송효경 "이젠 싱글맘 꼬리표 떼고 싶어"
- 출처:스포츠서울|2017-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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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싱글맘 파이터 꼬리표 떼고 싶네요.”
사흘 전 케이지에서 혈투를 벌인 흔적은 얼굴 곳곳에 남아있었으나 어느 때보다 평온해 보였다. 파이터에서 평범한 사회인으로 돌아간 지난 세월의 마음고생을 털어낸 듯했다. 여성 파이터 송효경(35)은 30일 서울 여의도에서 스포츠서울과 만난 자리에서 “격투 선수를 다시 안 하려고 마음먹었는데 내 가능성을 믿어준 분들을 만나 용기를 냈다. 승리보다 케이지에 오른 그 과정이 뿌듯했다”고 말했다.
보디빌더, 퍼스널트레이너 강사 등으로 활약하다가 지난 2012년 격투 무대에 데뷔한 그는 6전7기 끝에 첫 승리를 따내는 등 여자 선수로는 많은 나이에도 불굴의 의지와 쇼맨십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아들을 낳은 뒤 산후 우울증과 경제적인 어려움, 남편과 이혼 등으로 인생 밑바닥을 경험하다가 케이지에서 다시 재기에 성공한 스토리로 더욱 주목받았다. ‘싱글맘 파이터’라는 수식어도 따랐다. 그러다가 지난 2015년 중반 국내 한 격투대회를 앞두고 양발목 인대파열과 무릎 전방 십자인대 파열 등 부상으로 세 차례나 수술대에 오른 뒤 재활을 거치다가 격투 선수의 꿈을 접었다. 피트니스 센터 경영 등 사업가로 변신했다. 송효경은 “운동보다 경영 쪽에 더 신경 쓰면서 근육은 더 많이 사라졌고 운동 능력이 예전 같지 않았다”고 했다.
2년 만에 그의 재기를 이끈 건 자선격투단체로 알려진 ‘엔젤스파이팅’이다. 이 단체는 매 대회 입장 수익을 난치병 어린이를 위해 기부한다. 격투 마니아이자 헤어 디자이너로 유명한 박호준 대표가 이끄는 이 단체는 남다른 스토리를 지닌 송효경의 격투 재능을 높이 샀다. 송효경은 “박호준 대표께서 아까운 인재라면서 지난해부터 지속해서 (선수 복귀) 제안을 했는데 여러 차례 거절했다”며 “그러다가 박 대표의 진심을 느껴서 복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파이트머니 등 대우 때문이 아니다. 박 대표는 어릴 때부터 격투에 관해 관심이 컸다. 다른 분야에서 일할지라도 운동을 통해 자선사업을 하고 싶었다. 송효경은 “(박 대표께서) ‘운동은 한계를 극복해야만 성장하는 게 아니냐’며 ‘아픈 사람 마음도 마찬가지다. 아프다고 포기하면 병이 나을 수 없고, 의지를 갖고 무언가를 해야 기적이 일어난다’고 하더라”며 “격투에서 그런 희망이 돼줬으면 한다는 말을 듣고 두려움이 사라졌다”고 했다.
그러나 다시 운동을 시작하려니 쉽지 않았다. 3개월간 체육관 주위를 방황했다. 새벽에 명상을 하는 등 마음을 다잡은 끝에 겨우 2년 전 감각을 찾아 운동에 전념할 수 있었다. 지난달 27일 서울 강서구 KBS아레나홀 특설케이지에서 열린 ‘엔젤스파이팅05’ 5경기에서 히야마 미키코에게 TKO승을 거뒀다. 그는 “솔직히 상대 선수는 펀치도 정확하고 그라운드 기술도 좋아서 두려웠다. 그런데 모처럼 관중의 응원을 들으니 정신이 번쩍들더라. 긴장이 사라지고 내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엔젤스파이팅을 통해 승패를 떠나 격투를 통해 많이 이들의 어려움을 나누고 싶다고 했다.
끝으로 ‘싱글맘 파이터’ 수식어에 대해서도 한마디 곁들였다. 그는 “예전에도 말한 적이 있는 데 이혼 이후 양육은 애 아빠가 하고 있다. 양육도 하면서 격투를 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마치 자식을 이용한 것으로 오해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어느덧 초등학교 4학년이 된 아들 명우에 대해 “여러 논란으로 예전만큼 편하게 만나지 못했는데 여전히 엄마를 응원해준다. 앞으로 얼굴도 자주 보며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