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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의 눈물' 이명주, 그는 다시 '월드컵의 꿈'을 꾼다
출처:일간스포츠 |2017-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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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앞에서 이명주(27·FC 서울)는 ‘눈물‘을 흘려야 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을 앞둔 시기, 이명주는 모두가 인정하는 K리그 ‘최고의 선수‘였다. 포항 스틸러스 유니폼을 입은 이명주는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고, 포항은 최강의 팀으로 거듭났다. 2013시즌 이명주가 이끈 포항은 K리그 사상 첫 ‘더블 우승(리그·FA컵)‘을 달성했다.

2014시즌에도 이명주의 기세는 멈추지 않았다. K리그 최초 10경기 연속 공격포인트(5골9도움)를 일궈냈다. K리그는 ‘이명주 세상‘이었다.

2014년은 월드컵이 있는 해였다. 이변이 없는 한 K리그 ‘No.1 선수‘의 월드컵 출전이 가능해 보였다. 이변이 일어났다. 브라질월드컵 최종엔트리에서 탈락했다. 홍명보(48) 월드컵 대표팀 감독은 끝내 이명주를 외면했다.

이명주의 탈락은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홍 감독을 괴롭혔던 ‘엔트으리‘ 논란에도 큰 부분을 차지했다. 이명주의 꿈은 그렇게 좌절됐다. 얼마 뒤 이명주는 월드컵의 눈물을 삼킨 채 포항을 떠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알 아인으로 이적했다.

이명주는 당시를 이렇게 기억했다.

"내가 아무리 잘해도 감독님이 원하는 선수를 데려가는 것이 당연하다. 그래서 홍명보 감독님을 미워하지 않았다. 월드컵 탈락에 상처받지 않았지만 아쉬움은 컸다. 그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는 아쉬움이다. ‘내가 또 그런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월드컵 출전은 모든 축구 선수들의 꿈이다. 나는 좋은 흐름 속에서 꿈을 이루지 못했다."

3년 뒤 이명주는 K리그 무대로 돌아왔다. 지난 6월 알 아인을 떠나 서울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7월 복귀 첫 무대였던 전북 현대전에서 1도움을 올리며 서울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클래스가 살아있다는 찬사가 넘쳤다. 기쁨은 잠시였다. 두 번째 경기였던 광주 FC전에서 오른쪽 발목 인대 파열 부상을 당했다. 2달을 쉬어야 했다.

부상의 아픔을 극복한 이명주는 지난 9월 제주 유나이티드전에서 부상 복귀를 알렸다. 이후 그는 경기를 치를수록 몸상태가 올라왔고, 그만큼 좋은 활약을 펼쳤다. 지난 달 28일 울산 현대전에서는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역시 이명주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이제 이명주는 다시 월드컵의 꿈을 꿀 수 있게 됐다.

신태용(47)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11월 A매치 2연전 콜롬비아, 세르비아전에 나설 대표팀 명단에 이명주를 포함시켰다. 월드컵이 7개월 앞둔 시기에 대표팀에 발탁된다는 것은 월드컵 본선 희망을 키울 수 있다는 의미다. 다시 기회가 찾아 온 것이다.

3년 전과는 분위기와 흐름이 다르다. 신 감독은 이명주의 능력을 확신하고 있다. 최종예선 9차전 이란, 10차전 우즈베키스탄전 당시에도 이명주의 발탁을 고려했던 신 감독이다. 부상으로 인해 이명주를 뽑을 수 없었다. 부상에서 돌아오자 신 감독은 주저 없이 이명주의 손을 잡았다.

신 감독과 이명주가 좋은 ‘케미‘를 보인 경험도 있다.

2014년 9월 베네수엘라와 우루과이로 이어지는 2연전 당시 신 감독이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았고 이명주를 선발했다. 이명주는 2경기 모두 선발 출전했다. 베네수엘라전에서는 1골도 넣었다. 그동안 대표팀에만 오면 부진했던 이명주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신 감독과 궁합은 합격점이었다.

대표팀 합류 소식을 접한 이명주는 "부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대표팀에 복귀하게 되서 기쁘다. 잘 봐주셔서 감사하다"며 "감사함에 보답한다는 생각으로 잘 준비하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뛰겠다. 최근 자신감도 올라갔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이명주의 흐름이 이어진다면 월드컵 본선행 가능성은 크다. 군 입대 역시 변수가 될 수 없다. 오는 12월 상주 상무 혹은 아산 무궁화(경찰청)에 입대할 예정이다. 브라질월드컵에서 이근호(32·강원 FC)가 상주 소속으로 러시아전 골을 넣는 등 맹활약했다. 이명주의 좋은 본보기다.

중요한 건 신분이 아니라, 어떤 팀 소속이 아니라 이명주의 마음가짐이다. 이명주가 월드컵을 향한 간절함과 꿈을 이루기 위한 의지를 놓지 않는다면 그에게 월드컵 본선이라는 결실이 찾아올 수 있다. 먼저 11월 A매치 2연전에서 월드컵에 나갈 수 있는 자격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한다면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다. 위기의 대표팀을 구해낸 ‘영웅급 활약‘을 펼친다면? 월드컵으로 가는 속도를 최대치로 올릴 수 있는 방법이다.

"현역에서 은퇴할 때까지 월드컵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꼭 한 번은 가보고 싶다. 러시아월드컵은 축구 선수로서 최전성기 나이에 뛸 수 있는 마지막 월드컵이다. 부상 없이 잘 해낸다면 기회가 한 번 오지 않을까." 이명주의 꿈이 영글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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