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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레이크 그리핀, 이제는 내가 바로 ‘LAC의 프랜차이즈 스타!’
- 출처:점프볼|2017-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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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크 그리핀(28, 208cm)은 말이 필요 없는 리그 정상급 파워포워드이자 LA 클리퍼스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다. 그러나 항상 크리스 폴(HOU)의 영향력에 가려진 2인자였고 최근에는 부상 등 악재들이 겹치면서 경기력까지 하락, “이전과 다르게 인사이드에서의 적극성이 떨어진다”는 등 수많은 비판들에 직면해야했다. 지난 세 시즌은 무릎부상에 시달리며 정규리그 199경기 출장에 그친 그리핀은 적극적인 인사이드 공략보다는 중거리슛의 비중을 늘리는 등 외곽에서 주로 플레이하면서 플레이스타일을 바꾸어나갔다.(*스크롤 압박이 심하니 사전에 양해를 구합니다)
2009 NBA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클리퍼스에 입단한 그리핀은 당해 연도인 2009-2010시즌은 부상을 당하며 시즌을 통째로 결장했다. 하지만 부상에서 돌아온 2010-2011시즌, 정규리그 82경기에서 평균 22.5득점(FG 50.6%) 12.1리바운드 3.8어시스트를 기록, 신인왕까지 수상했다. 그리핀은 폭발적인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한 화려한 덩크와 저돌적인 모습으로 많은 팬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다만, 이후에는 다소 성장세가 더딘 모습을 보이면서 클리퍼스의 팬들을 희망고문에 빠지도록 만들었다.(*그리핀은 2009-2010 프리시즌 도중 입은 부상으로 인해 2009-2010시즌을 통째로 결장했다)
하지만 클리퍼스에 폴과 함께 닥 리버스 감독이 합류하면서 그리핀의 기량도 덩달아 급성장하기 시작, 급기야는 폴의 영향력을 넘어 클리퍼스의 핵심은 그리핀이라는 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실제로 그리핀은 데뷔 후 계속해 진화를 거듭했다. 앞서 언급했듯 인사이드에만 한정됐던 공격범위도 점점 아웃사이드로 늘려나가는 등 어느새 3점슛 장착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여름부터 3점슛 연습에도 공을 들였던 그리핀은 2016-2017시즌 평균 1.9개(3P 33.6%)의 3점슛을 시도,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컨트롤타워의 역할까지 맡기도 했다. 그리핀이 바깥으로 나오면서 인사이드의 공간이 넓어진 것은 물론, 디안드레 조던과 그리핀의 하이-로우 게임도 클리퍼스의 위력적인 공격옵션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그리핀은 경기 도중 간간이 화려한 패스들을 성공시키며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이 때문인지 몰라도 많은 이들은 케빈 가넷과 크리스 웨버 등 득점력과 함께 빅맨임에도 패스능력까지 갖춘 이들과 그리핀을 비교하기 시작했다.(*그리핀은 정규리그 473경기에서 커리어 평균 21.5득점(FG 51.8%) 9.4리바운드 4.1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이렇게 리그 정상급 파워포워드로 성장한 그리핀이지만 최근의 행보는 실망스러웠다. 특히, 그리핀은 항상 중요한 순간에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 때문에 그 임팩트가 더욱 커보였다. 지난 두 시즌 그리핀은 정규리그에서는 주로 재활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고 우여곡절 끝에 플레이오프에는 복귀했지만 1라운드부터 또 다시 부상을 당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설상가상으로 2015-2016시즌은 부상으로 빠져있을 당시, 구단 관계자와 폭력시비가 붙으며 구설수에 오르는 등 어느새 그리핀에게는 모범생이 아닌 말썽꾸러기와 계륵의 이미지가 함께 따라다니게 됐다.
이에 팀 내에서 점점 입지가 좁아지기 시작한 그리핀은 자연스럽게 다른 팀들의 영입표적이 됐다. 그 예로 지난해 여름부터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는 고향 팀이라는 메리트를 앞세워 그리핀의 영입을 강력히 추진했다. 올 여름에는 보스턴 셀틱스까지 그리핀 영입전에 가세하기도 했다. 실제로 올 여름 그리핀이 리버스 감독이 팀을 운영하는 방식에 불만을 품으며 클리퍼스를 떠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그리핀은 잔류를 선택, 폴과는 다른 길을 선택하며 명실상부 클리퍼스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게 됐다.(*올 여름 그리핀과 클리퍼스는 5년 1억 7,300만 달러에 재계약을 체결했다)
▲적극성 찾은 그리핀, 올 시즌 클리퍼스의 비상 이끌까?
이렇게 올 시즌을 기점으로 팀 내 최고의 스타가 된 그리핀은 지난 두 경기에서 평균 30.7분 출장 29득점(FG 52.8%) 10리바운드 3.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2연승을 진두지휘했다. 폴과 함께 뛰던 시절과 달리 그리핀은 본인이 볼 소유를 많이 가져가면서 공격을 주도했다. 때로는 수비 리바운드를 잡고 스스로 볼을 몰고 하프라인을 넘어가는 등 다소 무리하다 싶을 정도로 많은 볼 소유를 가져가기도 했다. 하지만 클리퍼스 선수들도 이에 맞춰 적절한 움직임을 가져가는 등 이전의 클리퍼스와는 이전과 확연히 다른 스타일의 농구를 보여주고 있다. 클리퍼스는 모든 선수들이 많은 움직임을 가져가는 모션 오펜스를 올 시즌 구사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테오도시치, 패트릭 베벌리 등 가드들과 깔끔한 2대2플레이 호흡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리핀은 올 시즌 2경기에서 평균 54.5%(평균 3개 성공)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그리핀은 무리하지 않고 가드들과 2대2 픽앤 팝 플레이를 통해 오픈 3점슛 찬스를 만들고 있다. 이는 테오도시치가 수비를 자신에게 몰아넣고 공을 적절히 빼주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상대수비로선 그리핀의 3점슛이 계속해 들어가다 보니 경우의 수로 돌파와 외곽슛을 모두 생각해야했고 그리핀도 이를 적절히 활용해 내·외곽을 넘나들며 많은 득점들을 올리고 있다. 또, 그리핀이 3점슛을 쏘기 위해 밖으로 나오자 상대팀 빅맨들 역시 밖으로 나오면서 자연스레 인사이드에 공간이 형성, 이 공간들을 오스틴 리버스, 베벌리 등 가드들이 컷인이나 백도어 컷으로 잘 받아먹으면서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등 클리퍼스는 공간 활용의 효과까지 보고 있다.
#2017-2018시즌 개막 후 2경기 블레이크 그리핀 3점슛 성공률 분포도(*22일 기준)
또, 많은 이들의 비난을 의식한 탓일까. 그리핀은 적극적인 포스트업과 인사이드 돌파로 상대팀 골밑을 휘저었다. 레이커스전에선 랜들을 상대로 강력한 인-유어 페이스 덩크를 터뜨리기도 했다. 이날 그리핀을 막은 래리 낸스 주니어와 랜들이 힘에 부쳐하는 모습들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클리퍼스 선수들도 그리핀이 1대1을 시도할 때면 매치업 상대를 밖으로 끌고 나와 그리핀에 공간을 만들어줬다. 레이커스전 29득점(FG 52.2%) 12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한 그리핀은 클리퍼스 구단 역사상 개막전 최다득점을 올린 선수로 그 이름을 올리게 됐다.(*그리핀은 데뷔 후 개막전 8경기에서 184득점을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그리핀은 피닉스 선즈전에서도 적극적으로 골밑을 공략, 피닉스의 골밑을 폭격했다. 마퀴스 크리스는 1쿼터 코트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그리핀을 막다 일찍이 파울 트러블에 걸리기도 했다. 또, 그리핀은 2쿼터 종료를 앞두고 크로스오버에 이은 스텝백 버저비터 3점슛까지 성공시키는 등 쾌조의 슛감까지 뽐냈다. 이날 그리핀은 전반에만 3개(3P 60%)의 3점슛을 적중시키는 등 27분 동안 29득점(FG 53.8%) 8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 폴이 없는 클리퍼스 공격의 중심이 누구인지 확실히 보여줬다. 그리핀의 활약에 힘입어 클리퍼스는 3쿼터 초반 일찍이 승기를 잡았고 3쿼터 말미에는 주전 선수들을 모두 벤치로 불러들이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이미 시즌 전부터 “올 시즌 클리퍼스의 공격은 조던과 그리핀의 2대2플레이가 가장 위력적인 무기가 될 것이다”라 말할 정도로 그리핀의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그 파급효과는 기대이상이었다. 레이커스와 피닉스에 그리핀을 제어할 선수들이 마땅치 않았다는 점도 있었지만 폴 없이 처음 맞이하는 시즌에서 홀로서기를 시작한 그리핀이 그 첫 단추를 잘 끼었다는 점은 충분히 고무적인 일이다.(*클리퍼스는 지난 두 경기에서 평균 119득점(득·실점 마진 +29)을 기록했다)
▲신고식 치른 테오도시치, 크리스 폴의 향수 지워낼까?
베일에 싸여 있던 밀로시 테오도시치(30, 196cm)가 드디어 NBA 리그 데뷔전을 가졌다. 유럽 최고의 포인트가드인 테오도시치는 올 여름 NBA 진출을 공식적으로 선언,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시카고 불스 등 많은 팀들의 구애를 받았지만 그의 선택은 클리퍼스였다. 그간 테오도시치는 NBA의 수많은 팀들로부터 뜨거운 러브콜들을 받았다. 지난 시즌의 경우, 브루클린 네츠가 테오도시치의 영입을 강력히 추진했었다. 하지만 테오도시치는 그때마다 거절의 의사를 표시, 때문에 모두들 그의 모습을 NBA에서 보기란 어려울 줄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이미 유럽무대에서 이룰 것을 다 이룬 테오도시치는 “이제는 유럽리그를 넘어 더 넓은 세상에 도전할 때가 됐다. 올 여름 나는 NBA로 농구여행을 떠날 것이다” 말로 NBA 무대에 대한 도전의식을 불태우며 미국으로 건너왔다. 테오도시치의 前 소속팀, CKSA 모스크바가 재계약 조건으로 파격적인 대우를 제시했음에도 테오도시치의 마음은 이미 NBA로 떠난 뒤였다. 테오도시치는 유럽에서 보낸 마지막 시즌인 2016-2017시즌, 평균 16.1득점(FG 44.4%) 2.1리바운드 6.8어시스트를 기록,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며 유럽 팬들에게 강렬한 작별인사를 고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미 프리시즌부터 테오도시치가 보여준 모습은 그야말로 ‘명불허전(名不虛傳)’이었다. 올 여름 폴이 떠나면서 클리퍼스의 농구 스타일로 대변되던 랍 시티(Lop City) 역시도 사라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클리퍼스의 고공 농구는 지휘자만 바뀌었을 뿐 여전히 위력적이었다. 테오도시치는 프리시즌부터 화려한 패스기술들을 보여주면서 틈만 나면 디안드레 조던, 블레이크 그리핀과 앨리웁 덩크를 합작, 하이라이트 필름들을 완성했다. 또, 테오도시치는 2대2플레이에서도 깔끔한 전개를 보여주는 등 적어도 공격에서만큼은 폴의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게 했다.
테오도시치는 스피드는 느리지만 영리한 움직임으로 상대의 수비를 쉽게 벗겨냈고 킥-아웃 패스들을 연결, 외곽에 포진한 선수들의 찬스를 봐주기도 했다. 트렌지션 게임에서도 빠르고 정확한 패스를 통해 속공득점을 만들어 냈다. 때때로 필요하다면 플로터 등 다양한 기술들로 득점까지 직접 올리는 등 왜 미국대표팀 감독들이 국제대회가 열릴 때마다 테오도시치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내는지 그 이유를 알 수가 있었다. 지난해 여름 리우올림픽에서 미국대표팀을 지휘했던 마이크 슈셉스키 감독도 “지난 10년간 국제무대에서 내가 본 최고의 가드는 테오도시치였다”는 말을 전하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당시, 테오도시치는 미국대표팀을 상대로 결승과 예선에서 고군분투를 이어가기도 했다.
테오도시치의 장점은 누구나 알고 있듯 창의적인 패스능력이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득점력도 수준급이다. 돌파를 통해 스스로 마무리 짓는 능력은 물론, 3점슛을 비록한 슈팅도 비교적 정확하다. 더불어 한 번 터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는 폭발력도 테오도시치의 또 하나의 장점. CSKA 모스크바에서 뛰는 동안 매 시즌 평균 +35%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했던 테오도시치는 프리시즌 평균 46.2%(평균 2개 성공)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 많은 유럽 출신 선수들이 애를 먹던 NBA 코트적응에도 별다른 무리가 없음을 보여줬다.(*테오도시치는 프리시즌 3경기에서 평균 8득점(FG 36.4%) 1.3리바운드 5.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렇게 프리시즌 몸 풀기를 끝낸 테오도시치는 지난 두 경기에서 자신이 왜 국제무대에서 많은 이들의 호평을 받는 선수인지 보여줬다. 개막전부터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며 베벌리와 함께 클리퍼스의 백코트를 책임진 테오도시치는 20일(이하 한국시간), 레이커스와의 리그 첫 경기에서 21분 동안 6득점(FG 22.2%) 1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 팀의 108-92 16점차의 완승을 이끌면서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첫 경기인 레이커스전에서 테오도시치는 1쿼터, 자신의 NBA 무대 첫 득점을 3점슛으로 신고했다. 경험 많은 테오도시치도 초반에는 다소 긴장한 듯 그리핀과 2대2플레이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턴오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그리핀, 조던과 적극적으로 2대2플레이를 시도하는 등 긴장이 풀린 듯 보였다. 이날 테오도시치가 보여준 모습에 대해 “명성에 비해 다소 경기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들도 있었다. 또, “느린 스피드 때문에 빠른 템포의 농구가 트렌드로 자리 잡은 NBA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는 혹평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 두 경기에서 테오도시치가 보여준 경기력은 분명 앞으로가 충분히 기대되는 경기력이었다.
특히, 테오도시치는 레이커스전에서 2대2 픽앤 팝에 이어 그리핀의 오픈 3점슛을 어시스트하는 등 3쿼터에만 총 4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비록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못했지만 베이스볼 아웃렛 패스, 앨리웁 패스 등 다양한 패스기술들을 선보이며 패스기술과 센스는 리그를 가리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 또, 수비에서도 브랜든 잉그램의 턴오버를 유발하는 등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여줬다. 이날 테오도시치는 기록은 평범했지만 적재적소에 패스를 뿌려주면서 클리퍼스의 볼 흐름을 원활하게 했다.
두 번째 경기인 피닉스전에서도 2쿼터 발목부상으로 빠지기 전까지 3점슛 1개를 포함해 5득점(FG 66.7%)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테오도시치는 이날도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가져가면서 그리핀의 완벽한 오픈 3점슛 찬스를 어시스트하는 등 경기운영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실패로 돌아가기는 했지만 조던에게 앨리웁 패스를 띄우는 등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또, 찬스가 나면 과감히 슛을 올라갔고 지난 경기 때보다 적극적으로 볼을 달라 선수들에게 주문하는 등 적극성까지 함께 보이기도 했다.
지난 두 경기에서 테오도시치가 보여준 모습은 충분히 공격에서 폴의 향수를 지울 만 했다. 다만, 팀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선수들과 호흡적인 측면에선 다소 아쉬운 면을 보이고는 있지만 농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유럽리그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선수라 빠른 시일 내에 극복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2쿼터 타이슨 챈들러와 부딪히며 왼쪽 발목에 충격을 받았던 테오도시치는 코트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테오도시치는 윌리 리드와 베벌리 등 동료들의 도움을 받고 라커룸으로 들어가 엑스레이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다행히 뼈는 다치지 않았지만 부상의 정도를 좀 더 살펴보기 위해 23일 MRI 촬영을 진행할 것이라 구단 측은 밝혔다.
현재 클리퍼스의 팀 동료들과 구단 관계자들은 테오도시치의 경기력에 대해 큰 만족을 표하고 있다. 그 예로 리버스 감독은 “나는 테오도시치의 공격적인 면이 마음에 든다. 밀로시는 굉장한 슈터다. 그는 어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슛을 쏠 수가 있다. 뿐만 아니라 패스능력까지 갖춘 선수다. 그는 내가 지금까지 본 최고의 패서 중 한 명이다. 테오도시치의 패스는 항상 적절한 타이밍에 팀원들의 득점을 돕는다. 나는 그가 좀 더 리듬을 타면서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자유투 좋아진!?’ 디안드레 조던, 핵 작전 표적에서 벗어날까?
올 시즌 클리퍼스에게 또 한 가지 달라진 점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디안드레 조던(29, 211cm)의 자유투 실력이다. 커리어 평균 43.1%(평균 4.1개 시도)의 자유투 성공률을 기록할 정도로 자유투가 약점인 조던은 개막 후 2경기에서 평균 100%(평균 2개 시도)의 자유투 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물론, 이 상황에서 조던의 자유투가 좋아졌다고 말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을 수도 있다. 이제 고작 두 경기를 치렀고 또, 피닉스전에선 자유투 시도 자체가 없었다.
실제로 개막전에서 조던은 31분을 뛰며 14득점(FG 50%) 24리바운드를 기록, 클리퍼스 역사상 개막전에 가장 많은 리바운드를 잡은 선수에 그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의 주목했던 것은 다름 아닌 조던의 달라진 ‘자유투 포물선 궤적’이었다. 이날 조던이 던진 자유투 4개가 모두 깨끗하게 림을 가르면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조던이 레이커스전 보여준 자유투를 던지는 자세는 물론, 날아가는 공의 궤적까지 이전과 다른 모습들을 보이는 등 조던의 자유투 실력은 올 시즌은 확연히 달라졌다는 느낌을 두고 있다. 이전에 자유투를 쏠 때 어딘가 모르게 부담감이 얼굴에 엿보였던 것과 달리 조던도 자신감을 가지고 자유투를 쏘고 있다. 그간 조던은 자유투 성공률 향상을 위해 도입하는 등 수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앞서 언급했듯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성은 있다.
뿐만 아니라 조던은 공격 리바운드도 9개나 잡아내는 등 레이커스의 골밑을 유린했다. 레이커스는 조던의 매치업 상대였던 브룩 로페즈가 단, 6개의 리바운드를 잡는 데에 그치는 등 이날 경기에서 리바운드 단속에 실패, 시간이 지날수록 클리퍼스에게 경기의 주도권을 내주는 빌미를 제공했다. 조던을 필두로 그리핀-갈리나리가 제공권을 완벽히 장악한 클리퍼스는 이날 17개의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내는 등 리바운드 싸움에서 59-52로 앞섰다
조던은 두 번째 경기인 피닉스전에서도 27분 동안 6득점(FG 60%) 13리바운드를 기록하는 등 피닉스의 빅맨들을 압도했다. 타이슨 챈들러, 알렉스 렌 등 피닉스의 인사이드 요원들이 조던을 막기엔 그 높이가 너무나도 높았다. 조던은 리버스, 베벌리 등이 띄워준 패스들을 모두 앨리웁 덩크들로 연결하며 팀의 사기를 드높였다.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적극적으로 피닉스 선수들의 돌파와 슛을 견제, 무위로 그치게 하는 등 피닉스 선수들에게는 통곡의 벽이 됐다.
이처럼 조던은 자타가 공인하는 리그 최고의 수비형 센터 중 한 명이다. 조던은 데뷔 초에는 하드웨어, 이른바 신체조건은 좋지만 농구에 대한 이해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등 소프트웨어상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이에 한때는 ‘동맥기 서조던’이라는 단어가 유행할 정도로 조던은 조롱의 대명사였다.(*조던은 2008 NBA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35순위로 LA 클리퍼스에 입단했다)
하지만 폴이 합류한 이후 2대2플레이에 눈을 뜨기 시작한 조던은 점점 농구선수답게 변해갔고 괄목할 성장세를 이루어갔다. 그 예로 최근 5시즌 연속으로 야투성공률을 1위를 기록하는 것은 물론, 2015-2016시즌에는 데뷔 후 처음으로 올 NBA-퍼스트팀에 선정, 급기야 지난 시즌에는 서부 컨퍼런스 올스타에 처음으로 선정되는 등 리그 최고의 센터 중 한 명으로 자리를 굳혀 가고 있다. 지난해 여름에는 미국대표팀 소속으로 리우올림픽에 출전, 팀이 15번째 금메달을 획득하는 데 일조했다.
조던은 신체조건과 폭발적인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리그 정상급의 보드장악력과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다. 조던이 버티고 있는 클리퍼스의 골밑 수비는 가히 리그 최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더해 내구성까지 갖추었다. 조던과 같이 폭발적인 운동능력을 가진 선수는 무릎에 이상이 생기는 등 잔부상을 달고 산다. 그리핀의 경우도 벤치에서 쉴 때는 항상 무릎보호대를 착용한다. 하지만 조던은 철저한 자기관리로 지난 시즌까지를 포함, 최근 5시즌 연속으로 +75경기를 출전 중이다. 지난 시즌도 조던은 81경기에서 평균 31.7분 출장 12.7득점(FG 71.4%) 13.8리바운드 1.7블록을 기록했다.(*최근 5시즌 조던은 정규리그 도합 404경기에 출장했다)
다만, 그에 반해 공격력은 부족, 공격력에선 다른 선수들의 도움이나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풋백 득점이 없다면 그 위력이 감소한다. 피닉스전에서도 렌이나 챈들러를 상대로 1대1 공격을 시도했지만 모두 다 실패로 돌아갔다. 하지만 두 차례의 NBA 올-디펜시브 퍼스트팀 선정과 리바운드 1위가 보여주듯 보드장악력과 수비력만으로도 충분히 감독의 중용을 받을 가치가 있는 선수다. 또, 동료 선수들의 화려한 플레이에 그 누구보다 열광하는 등 벤치에서도 분위기 메이커의 역할을 맡고 있다.
그간 조던이 4시즌 연속으로 더블-더블 기록할 수 있었던 것도 다름 아닌 폴이 먹기 좋게 떠먹여 준 패스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올 여름 폴이 떠나면서 공격에서 그 위력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조던은 폴 대신 테오도시치와 그리핀 등 다른 선수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공격에서도 충분히 제몫을 하고 있다. 테오도시치와의 호흡이 좋아진다면 공격에서도 분명 이전의 위력을 찾아갈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프리시즌에서 좋은 호흡을 보여줬던 두 선수라 시간이 지나면 정규리그에서 두 선수가 합작하는 앨리웁 덩크를 분명 볼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조던이 계속해 자유투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면 클리퍼로선 승부처 때도 안심하고 조던을 코트 위에 세울 수 있다. 조던은 앞서 언급했듯 뛰어난 리바운더이자 슛 블로커다. 실제로 조던은 2010-2011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평균 +1.5개의 블록을 기록했다. 클리퍼스는 조던이 자유투에 약점을 보이면서 4쿼터 접전 상황, 핵 작전 때문에 조던을 활용하지 못했다. 승부처에서 조던이 있고 없음에 선수들이 느끼는 심리적인 안정도 포함되기에 자유투가 향상된 조던이라면 올 시즌 여러 모로 클리퍼스의 전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새롭게 클리퍼스에 합류한 선수들, 클리퍼스 전력의 또 다른 핵심!
이밖에 클리퍼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그간 약점으로 평가받던 주전 스몰포워드 자리에 다닐로 갈리나리(29, 208cm)가 합류, 클리퍼스의 인사이드는 더 두터워졌다. 갈리날리-그리핀-조던, 세 명의 장신선수가 모두 인사이드와 외곽수비가 가능하기에 웬만해선 미스매치가 발생하지 않는다. 더불어 리바운드도 쉽게 뺏기지 않고 있다. 특히, 갈리나리는 내·외곽을 넘나드는 공격력도 공격력이지만 그리핀이 벤치로 들어갔을 때 4번 포지션으로 이동, 그리핀의 쉬는 시간을 벌어주는 등 수비에서도 그 활용도가 높다.
뿐만 아니라 갈리나리는 5번 포지션의 수비도 가능하다. 클리퍼스에는 몬트레즐 헤럴, 샘 데커 등 운동능력과 활동량이 좋은 포워드들이 많기에 짧은 시간 극단적인 스몰볼 농구를 펼쳐보는 것도 한 번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다만, 갈리나리에게 흠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떨어지는 내구성. 갈리나리는 지난 세 시즌 동안 정규리그 175경기 출장에 그쳤다. 지난 시즌에도 갈리나리는 무릎부상에 시달리면서 63경기 평균 18.2득점(FG 44.7%) 5.2리바운드 2.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올 시즌은 평균 31.5분 출장 11.5득점(FG 25.9%) 6.5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또, 친정팀으로 돌아온 베벌리도 지난 두 경기 전투적인 수비를 선보이며 팀의 에너지레벨을 높여줬다. 첫 경기인 레이커스전에서 베벌리는 론조 볼과의 신경전도 마다하지 않는 등 과격한 수비들을 선보이며 볼의 데뷔전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베벌리의 탄탄한 수비력 때문에 레이커스는 경기 초반 4명의 장신 선수들을 세웠음에도 미스매치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이런 베벌리의 거친 수비는 피닉스전에서도 계속 됐다.(*베벌리는 2009 NBA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49순위로 클리퍼스에 지명됐었다)
베빌리는 공격에서도 찬스가 날 때마다 3점슛을 성공시키며 자신이 왜 리그 정상급 3&D 플레이어인지를 보여줬다. 베벌리는 올 시즌도 초반이기는 하지만 평균 57.1%(평균 2개 성공)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도 쾌조의 슛감을 보여주고 있다. 베벌리와 같이 전투적인 수비마인드를 가진 선수는 상대팀에게 있어선 눈에 가시와도 존재다. 하지만 아군에게 있어서 이보다 더 든든한 동료는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2016-2017시즌 평균 38.2%(평균 1.6개 성공)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했다)
또, 올 시즌을 앞두고 휴스턴에서 클리퍼스로 둥지를 옮기며 다시 LA로 돌아온 루 윌리엄스(30, 185cm)도 벤치에이스의 역할을 맡고 있다. 클리퍼스는 윌리엄스를 중심으로 한 벤치전력이 눈에 띠게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윌리엄스는 지난 두 경기에서 포인트가드와 슈팅가드를 역할을 번갈아 수행하는 동시에 평균 15득점(FG 48%) 3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 지난 시즌까지 자말 크로포드(MIN)가 그랬던 것처럼 그리핀을 비롯한 주전들이 벤치로 물러났을 때 팀 득점을 주도하며 주전들의 충분한 휴식시간을 벌어줬다.
마찬가지로 지난 시즌 마이애미 히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윌리 리드(27, 211cm)도 백업센터로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활약을 보여줬다. 운동능력과 수비적인 마인드가 우선인 리드는 수비 리바운드와 허슬 플레이 등 궂은일에 앞장서고 있다. 또, 가드들이 떠먹여주는 패스들도 꼬박꼬박 득점으로 연결, 지난 두 경기에서 평균 10득점(FG 75%) 4.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더불어 휴스턴에서 건너온 포워드 듀오, 해럴과 데커도 왕성한 활동량과 수비력을 보여주면서 향후 클리퍼스 벤치에서 핵심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됐다.
물론, 지난 두 경기에서 클리퍼스가 보여준 경기력에 허수들이 존재했다는 사실도 분명 부정할 수 없는 부분이다. 클리퍼스가 개막 2연전에서 상대한 레이커스와 피닉스, 두 팀은 모두 올 시즌 이른바 서부 컨퍼런스 꼬꼬마 3인방으로 불리며 올 시즌 리그 최하위권을 형성할 것이라 평가되는 팀들이다. 그러나 시작이 반이라고 올 시즌을 기분 좋게 출발하며 폴의 이적과 선수단의 대규모 변동으로 오프시즌 어수선했던 클리퍼스의 분위기가 다시 좋아진 것도 사실.
올 시즌의 클리퍼스의 전력이 정말로 이전보다 좋아졌는지 아닌지는 오는 25일 유타 재즈전에서 그 판가름이 날것으로 예상된다. 유타는 22일에 있었던 오클라호마시티와의 경기에서 빅3의 화력을 무력화시키며 헤이워드가 떠났음에도 루디 고베어를 필두고 여전히 단단한 수비력의 농구를 선보이고 있다. 이날 웨스트브룩은 유타의 수비벽에 가로막혀 단, 6득점(FG 18.2%)을 올리는 데 그쳤다. 때문에 만약, 클리퍼스가 리그 최강의 수비력을 가진 유타의 방패마저 뚫어낸다면 이들의 현재 경기력에 대해 품고 있는 물음표들도 저절로 느낌표로 바뀌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