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빅매치들이 ‘역대급‘ 장기 연휴와 함께한다.

10일여에 달하는 장기 추석 연휴. 전례가 없는 긴 연휴지만, 선수들에겐 쉼표가 없다.

신태용호가 분주하게 움직인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은 2일 인천국제공항에 모여 러시아로 출국한다. 7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11시 러시아 모스크바의 VEB아레나에서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개최국인 러시아와 평가전을 벌인다. 이후 10일 오후 10시30분엔 스위스 빌-비엔트 티솟 아레나에서 아프리카의 복병 모로코와 맞붙는다.

이번 평가전의 첫번째 포인트는 ‘결과‘다. 때 아닌 ‘히딩크 광풍‘으로 월드컵 준비에 한창이어야 하는 신 감독은 한발자국도 나가지 못했다. 본선을 앞두고 갖는 첫번째 평가전이지만, 좋지 못한 여론을 감안하면 실험보다는 성적에 초점을 맞출 수 밖에 없다. 패할 경우, 히딩크 선임 여론에 더 흔들릴 수 밖에 없다. 승리한다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신 감독은 "냉정히 말하면 신경이 많이 쓰인다. 감독 입장에서 평가전은 러시아월드컵에 맞춰 준비해야 하지만 나에겐 사면초가 상황이다. 사실 10월 평가전을 이렇게까지 생각하지 않았다. 선수도 보고, 경기력도 내고, 성적도 얻어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고 평가전의 진짜 목적인 테스트도 놓을 수는 없다. 신 감독은 이번 명단을 전원 해외파로 채웠다. 그간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던 선수들, 대표팀 선발의 경계에 있는 선수들이 대거 포함됐다. 신 감독 입장에서는 이들의 기량을 정확히 파악하고, 향후 러시아 로드맵에 포함시킬지 여부를 가려야 한다.

K리그도 추석 연휴를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8일 K리그 클래식 6경기가 일제히 열린다. A대표팀 소기소집으로 연기됐던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8라운드다.

스플릿 분기점이 될 라운드다. 가장 큰 관심을 받는 경기는 단연 제주-전북전이다. K리그 클래식 우승에 근접한 두 팀이다. ‘1강‘으로 꼽히던 전북이지만, 최근 다소 주춤한 경기력을 보였다. 반면, 제주는 여름을 기점으로 기세를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대결이 향후 우승 트로피 경쟁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강등권 팀들의 운명에도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등 1순위‘로 꼽히는 광주는 ‘강호‘ 울산을 만난다. 중위권 도약을 노리는 대구와 인천은 각각 전남, 강원을 만나고 상주는 서울과 격돌한다. 포항은 안방으로 수원을 불러들여 반전을 노린다.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역시 연휴를 수놓을 예정이다. 챌린지 ‘1강‘으로 거듭난 경남과 ‘추격자‘ 부산의 대결이 펼쳐진다.

클래식 직행 티켓이 달린 챌린지 우승 경쟁. 사실상 경남과 부산의 ‘2파전‘이다. 지금까지는 경남이 한 발 앞선 모양새지만, 속단은 금물이다. 리그 후반기 들어 부산이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추석 ‘챌린지 빅뱅‘의 승자가 클래식 직행 티켓을 손에 넣을 공산이 크다.

부산의 뒤를 쫓는 성남, 부천, 아산은 각각 수원FC, 안산, 서울 이랜드와 마주한다. 승격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무조건 승점을 챙겨야 하는 상황이다. 안양은 ‘최하위‘ 대전과 홈에서 맞붙는다.

한편, 9월30~5일까지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리는 2017년 IBK기업은행 추석 장사씨름대회도 한가위를 더욱 풍성하게 하는 빅 이벤트다.

매 대회 우승자가 바뀌고 있는 태백급(80kg이하)에선 김성용(제주특별자치도청) 장현진(현수구청) 이재안(양평군청)의 3파전이 예선된다. 임태혁과 이승호(이상 수원시청)는 금강급(90kg 이하) 제패를 노린다. 한라급(108kg 이하)에선 최성환(영암군)이 지난 설날, 단오대회에 이어 3연패에 나선다.

씨름의 꽃 백두급(145kg 이하)에선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손명호(의성군청)이 시즌 2관왕을 노린다. 이슬기(영암군) 정경진(울산동구청) 장성복(장성복) 등도 출사표를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