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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기 전에 쳐야" 김소율, 진화형 불도저 될까
출처:데일리안|2017-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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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FC 여성부 밴텀급(-52kg)의 ‘불도저‘ 김소율(22·평택엠파이터짐)이 연승에 도전한다.

9일 서울 KBS아레나홀서 열리는 맥스 FC10 ‘매드맥스‘가 그 무대. 상대는 터프함으로 따지면 둘째가라면 서러운 오경민(26·향남타이혼)이다.

김소율-오경민전은 같은 인파이터들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는다. 어느 쪽도 물러서지 않는 화력 대결이 펼쳐질 것이기 때문이다. 진화형 불도저를 꿈꾸는 김소율 입장에서는 챔피언 타이틀전으로 가는 중요한 길목이라고 할 수 있다.

김소율은 예쁘장한 외모와 달리 ‘닥공(닥치고 공격)’으로 유명하다. 공이 울리기 무섭게 후진기어가 망가진 불도저처럼 전진 압박만을 거듭한다.

작은 펀치는 물론 큰 공격까지 몸으로 받아낼 때가 많아 초반 점수를 잃기도 하지만 압박을 거듭해 중반 이후 상대가 질리기 일쑤다. 상대가 맹공을 가하면 피하고보는 대다수 선수와 달리 맞은 만큼 돌려주려는 근성으로 똘똘 뭉쳤다.

본격적으로 격투기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김소율은 7승(1패)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퀸즈리그’ 결승에서 박성희(22·목포스타)에 아쉽게 패하며 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렸으나 지난 4월 ‘무서운 10대’ 윤현빈(16·대구더파이터클럽)을 판정으로 제압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맞기 전에 쳐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어요”

김소율의 파이터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단어는 ‘인파이팅’이다. 김소율은 여리게 생긴 겉모습과 달리 파이팅 스타일은 전진압박 그 자체다. 반전녀로 불리는 이유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녀가 난타전도 불사하는 인파이팅을 펼치는 이유는 맞기 싫어서다.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라는 말이 있듯, 완벽한 디펜스로 자신을 철통같이 보호할 능력이 없다면 적극적인 공격으로서 횟수를 줄이는 수밖에 없다.

김소율은 스스로에게 ‘집중’을 강조한다. 아직 경험이 많은 것도 아니고 테크닉이 절정에 달한 것도 아니라 어설프게 머리를 쓰기보다는 집중해서 불태우는 쪽을 택했다. 김소율은 “만만하게 볼 선수는 하나도 없습니다. 최선을 다해 집중하지 않으면 제가 위험해져요”라는 것이 난타전에 임하는 그녀의 자세다.

물론 아무 생각 없이(?) 하는 것은 아니다. 경기 전 패턴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경기가 끝난 후에도 복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화끈하게 치고받아 링 밖으로 내려오면 어떻게 싸웠는지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이후 경기 영상을 쉼 없이 보며 분석하고 또 분석한다.

본인 스스로에게 선택권이 있다면 인파이터와 아웃파이터 중 어느 것을 택하겠냐는 질문에 김소율은 “하나도 놓치기 싫어요.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가 그렇듯 상황에 따라 두 가지 파이팅을 적절하게 구사할 수 있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되면 팬들에게 더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거든요”라고 답했다.

감량 및 컨디션 관리

“실전 이상으로 체중감량이 힘들다.” 많은 파이터들이 이렇게 말한다. 경기가 잡히면 평소 체중에서 급격한 감량을 해야 하고 그로인해 받게 되는 육체적, 정신적 데미지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베테랑 파이터들 조차 체중 감량에 실패하는 경우를 간혹 볼 수 있다.

감량이 힘든 것은 단순히 체중만 뺀다고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도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해야 하고 싸울 수 있는 몸 상태 역시 유지해야한다. 컨디션이 무너지면 기껏 감량한 고생이 무의미해질 수도 있다. 때문에 어느 정도 관록이 쌓인 선수들의 경우 자신만의 감량, 컨디션 유지 노하우가 있다.

김소율 역시 이를 느끼고 배워가고 있다. 김소율은 “계체량이 완전히 끝나기 전까지는 방심할 수 없어요. 음식은커녕 물만 잘못 마셔도 무게가 확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김소율도 초반에는 감량으로 인한 고생을 많이 했다. 탄수화물을 최대한 피하는가하면 이틀정도까지 굶어도 봤다. 배고픔은 물론 거기에 따른 부담으로 인한 스트레스 또한 어마어마했다.

이제는 조금씩 노하우를 쌓고 있다. 경기 며칠 전에는 체중을 맞춰놓고 컨디션 관리에 들어간다. 인파이터인 그녀 입장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그럼에도 간혹 현기증 같은 증세가 찾아오는 것을 보면 감량은 파이터들의 영원한 숙제다.

 

 

세컨과 함께 싸운다!

경기 중 가장 크게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은 양 선수의 세컨이다.

세컨은 지도자나 동료가 대부분인데 뛰는 선수 이상으로 열정을 불사르는 경우가 많다. 경기 중 선수가 잘 볼 수 없는 부분을 캐치해 알려주는 것은 물론 잘할 때는 칭찬을, 부진하면 호되게 질책을 해야 한다. 매 라운드가 끝나면 짧은 시간 선수 몸 상태 체크 및 거기에 따른 전략을 수립하는 것도 세컨의 역할이다.

선수가 경기에 집중하다보면 외부 자극에는 무감각해지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세컨은 경기 내내 고함에 가까울 정도로 큰소리를 내기 일쑤다. 한 경기가 끝나면 목이 쉬어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김소율 또한 세컨이 있기 때문에 마음 놓고 링 위에서 치고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사실 세컨이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러대도 선수 입장에서는 잘 들리지 않을 때도 많다. 관중들의 함성 및 상대 세컨의 목소리와 섞이기도 하거니와 무엇보다 바로 앞의 상대에게 집중하고 있는 상태라 아무래도 외부자극에 둔감해질 수밖에 없다.

김소율은 “흔히 파이터를 혼자 싸우는 고독한 경기라고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아요. 세컨이 함께 싸우는 팀 스포츠일 때도 많아요. 나를 훈련시켜주고 응원하는 세컨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않게되면 제대로 경기를 풀어나가기 어렵답니다”고 말한다.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김소율 또한 세컨의 목소리를 잘 듣지 못할 때가 많다고 한다. 인파이터의 특성상 자주 난타전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여유를 찾기가 힘들다. 이에 대해 김소율은 종종 충고를 들었고 최근 들어서는 잘 들으려 의식적으로 귀를 열어놓는 편이라고 한다. 그래서일까, 예전보다는 세컨의 목소리가 조금씩 들리고 있다.

경험이 쌓이다보니 김소율은 자신의 세컨은 물론 상대 세컨의 목소리까지 듣고 움직이는 노련미까지 붙고 있다. 김소율은 “공격을 주고받다 뒤엉켜서 상대 세컨이 있는 코너로 갈 때가 있어요. 그럴 때면 상대 세컨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잘 들리죠. 됐어! 계속 때려. 그런 소리가 들리면 흥! 그럴 수는 없지 하는 생각을 하며 역으로 근성을 불태울 때도 있답니다”고 고백한다.

아무리 좋은 전략이나 스타일도 해당 선수의 몸에 맞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결국은 선수 스스로가 경험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어야한다. 꾸준히 자신만의 노하우를 쌓아가고 있는 김소율의 미래는 매우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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