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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룸메이트] '다른 듯 닮은 203호 그녀들' KEB하나은행 강이슬-김지영 ①
- 출처:루키|2017-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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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다. 그런데 닮았다. 취미도 관심사도 경기 스타일도 다른 두 사람. 어느 것 하나 같은 것 없는 둘이지만 선배 강이슬이 걸었던 길을 후배 김지영이 걸으며 하나둘씩 배워가듯 두 사람은 ‘룸메이트‘라는 교집합 속에 조금씩 닮아가고 있었다.
해당 기사는 <더 바스켓> 2017년 5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부천 KEB하나은행은 최하위 후보라는 우려 속에 지난 시즌을 시작했다. 1라운드 전패. 우려는 현실이 됐다. 하지만 2라운드에 3연승을 달리며 뜻밖의 경기력을 선보이더니 이후 8경기에서 6승 2패를 기록했다. 여자농구계에 돌풍을 일으킨 하나은행. 그 중심엔 ‘에이스‘ 강이슬과 ‘무서운 신예‘ 김지영이 있었다.
강이슬과 김지영은 청운동에서 용인으로 숙소를 옮긴 후 한 방을 쓰게 됐다. 그 전까지 입단 동기인 김예진과 룸메이트였던 김지영은 처음으로 선배와 살게 됐다. 하지만 걱정과 달리 강이슬이 대표팀에 소집되며 김지영은 두 달 동안 혼자 방을 썼다. 친해질 새 없이 시작된 시즌. 하지만 한 시즌 함께 울고 웃으며 두 사람은 동기보다 더 가까운 ‘룸메이트‘가 됐다.
루키 더 바스켓(이하 ‘RB‘) : 처음에는 좀 어색했겠어요. 그래도 한 시즌을 치른 후 같은 방을 쓰게 됐는데 어땠어요?
강이슬(이하 ‘이슬‘) : 사실 첫 시즌엔 지영이랑 정말 안 친했어요. 청운동 숙소는 건물이 두 개였는데 다른 건물을 썼거든요. A동이 선수단 숙소였는데 선수가 많아서 방이 모자라니까 신입생이었던 지영이랑 예진이만 B동을 썼죠.
김지영(이하 ‘지영‘) : 그 땐 운동시간도 달라서 언니랑 마주칠 일이 거의 없었어요. 게다가 처음 방을 같이 쓰게 됐을 땐 언니가 대표팀 때문에 진천선수촌에 있었어요. 거의 두 달 동안 혼자 있었는데 언니가 돌아온다고 하니까 어색할까봐 걱정도 많이 했었죠.
김지영의 걱정이 무색하게 이 방의 주도권은 두 사람이 사이좋게 나눠 가졌다. 오히려 강이슬은 "시즌 내내 계속됐던 (김)지영이의 괴롭힘이 여전하다"며 푸념했다.
RB : 강이슬 선수가 선배 아닌가요?
이슬 : 그러니까요! 지영이가 애교가 많아서 운동을 하다가도 갑자기 애교 부릴 때가 있어요. (어떻게요?)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다가 눈이 마주치면 윙크를 해요. 너무 뜬금없으니까 그럴 때마다 어이가 없어서 힘이 빠져요. 방에선 조용히 있다가 갑자기 이상한 춤을 춰요. 오죽하면 동기인 (김)예진이도 저한테 고생한다고 했다니까요.
지영 : 제가 애정결핍인가 봐요. 그래서 언니의 애정을 구걸하는 거예요.
이슬 : 아니에요. 평소엔 이어폰 꽂고 핸드폰 하느라 저랑 얘기도 안 해요. 어젠 제가 늦게 들어왔더니 누워서 얼굴만 들고 저를 한동안 빤히 쳐다보다가 "이제 왔어요. 언니?"라면서 음흉하게 웃더라고요.
스물네 살과 스무 살, 좁혀지지 않는 4년의 거리
RB : 방에선 주로 어떻게 생활해요?
이슬 : 시즌 중엔 경기 때문에 정신이 없었고, 지금은 운동하느라 힘들어서 쉬느라 바빠요.
RB : 같이 있어도 있는 게 아니네요.
이슬 : 시즌 땐 정말 그랬어요. 저희 방 보일러가 온도가 잘 안 올라가거든요. 온도를 80도에 맞춰야 다른 방처럼 따뜻해지는데 그 땐 그걸 몰랐어요. 그래서 침대에 난방텐트를 놓았었는데 그렇다보니 방에 들어와서도 텐트 안에 들어가야 쉬는 것 같더라고요. 그때에 비하면 요즘은 대화도 많이 해요.
RB : 외출이나 외박을 받으면 같이 나가기도 해요?
지영 : 연수원으로 숙소를 옮기고 나선 밖에 잘 안 나가는 것 같아요. 청운동은 위치가 끝내줬잖아요. 여기는 인천 직행이 없어서 집에 잘 안 가게 돼요.
2015~2016시즌까지 서울 청운동 숙소를 사용했던 하나은행은 지난 해, 새 시즌을 앞두고 용인시 하갈동에 있는 KEB하나은행 연수원으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서울 중심부를 벗어난 대신 연수원에선 운동과 식사, 잠자리를 한 건물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하나은행은 향후 인천의 청라 국제도시로 한 번 더 숙소를 옮길 예정이다.
RB : 위치는 조금 불편해도 숙소만 놓고 보면 여기도 괜찮지 않아요?
지영 : 나빠요. (이슬은 지영의 대답에 ‘저랑 써서 나쁘다고 하는 것 같네요‘라며 투덜거렸다) 아니에요! 언니 때문은 정말 아니에요. 청운동은 숙소랑 체육관이 떨어져있었잖아요. 이동할 때 잠깐이라도 밖을 걸으면서 햇빛을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건물 안에만 있으니까 답답해요.
이슬 : 전 오히려 지금이 편해요. 위치도 영통역만 나가면 웬만한 건 다 있으니까 괜찮다고 생각해요. 문제는 청라예요. 청라로 숙소를 옮긴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청라가 어디에 있는지 몰랐어요. 그러다 시간이 지나서 인천공항을 갈 일이 있었는데 한참 가다가 밖을 보라고해서 봤더니 그게 청라라고 하더라고요. 정말 허허벌판이던데요...
RB : 네 살밖에 차이가 안 나는데 성향은 정반대인 것 같아요. 휴가도 정말 다르게 보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지냈어요?
이슬 : 지영이는 많이 돌아다녔는데 저는 거의 집에서 쉬었어요. 예전엔 저도 잘 돌아다녔는데 지금은 힘들더라고요. 이번엔 친구랑 일본 여행 다녀오고 나서 계속 사천에 있었어요. 외출은 집 앞 헬스장이랑 치료받으러 부산 다녀온 정도?
지영 : 저는 스포츠를 보는 것도 좋아해서 남자 농구도 보러가고, 배구장, 아이스 하키장도 갔었어요. 하루 쉬면 다음 날은 경기 보러 가고 계속 이랬던 것 같아요. 여행은 친구들이랑 제주도 다녀왔어요.
RB : 이번에 같이 여행 갈 뻔 했잖아요.
<루키 더 바스켓>은 시즌이 끝나면 ‘여행을 거의 가보지 못한 어린 선수들‘과 함께 봄 휴가를 떠난다. 강이슬, 김지영과 함께 필리핀 팔라완으로 떠날 예정이었지만 갑작스러운 현지 사정으로 인해 일정이 취소되었다.
이슬 : 처음엔 촬영차 가는 거라 휴가가 일주일 잘리는 기분이었어요. 그러다 팔라완을 찾아봤는데 휴양지로 유명하더라고요. 스노클링도 해보고 싶어서 수영복도 사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취소가 되면서 너무 아쉬웠죠.
지영 : 평소엔 언니랑 같이 운동하고 쉬는 게 끝인데 여행은 다르잖아요. 갔으면 더 친해질 수 있었을 텐데 못 가서 아쉬워요.
②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