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의 골키퍼 경쟁이 재점화된다.

운명의 날이 밝았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31일 오후 9시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이란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차전을 벌인다. 이후 우즈벡 원정길에 올라 5일 자정 최종전을 치른다.

한국의 9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가를 운명의 2연전이다. 한국은 3위 우즈벡에 승점 1 앞선 2위다. 이란은 이미 러시아행을 확정지었다. 한국과 우즈벡이 남은 직행 티켓 1장을 놓고 경쟁하는 구도다.

신태용 감독이 꼭꼭 숨긴 한국의 이란전 선발 라인업이 공개된다. 경미한 부상을 안고 있는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잘츠부르크)의 선발 출격 여부와 부상으로 출전이 어려운 기성용(스완지 시티)의 대체자에 이목이 집중된다.

또 하나 관심이 가는 포지션은 최후방 수비수인 수문장 자리다. 현재 대표팀엔 김승규(빗셀 고베),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조현우(대구) 등 3명의 골키퍼가 경쟁하고 있다.

최근 월드컵 최종예선서 넘버원 수문장으로 활약했던 권순태는 부상 여파와 카타르와 최종예선 8차전서 3골이나 내주는 부진 끝에 신태용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한국-이란전서 골문을 지킬 1순위 후보는 김승규다. 이번 최종예선 초반 4경기(시리아, 카타르, 이란, 우즈벡)에 출전한 그는 지난 6월 이라크와 평가전서도 골키퍼 장갑을 꼈다.

전임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최종예선 중반부터 권순태를 중용하면서 세컨으로 밀려난 김승규이지만 수장이 신태용 감독으로 바뀌면서 다시 한 번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승규의 대항마는 김진현이다. 지난해 6월 스페인과 평가전서 6실점 악몽을 꾼 뒤 A매치에 나서지 못했지만 꾸준히 태극마크를 달며 자존심을 회복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 

김진현은 2015 호주 아시안컵서 김승규를 밀어내고 주전 골키퍼 자리를 차지한 적이 있다. 둘은 이후 대표팀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김승규는 A매치 23경기에 나서 16실점했다. 김진현은 12경기서 14실점했다. 김승규는 안정감과 선방 능력, 김진현은 신장과 발밑에서 상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마지막 후보는 막내 조현우다. 중대 일전인 이란전은 선배들에게 골문을 내줄 가능성이 높지만 189cm의 훤칠한 키와 뛰어난 선방 능력은 한국의 차세대 수문장으로 손색이 없다. 다비드 데 헤아(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빗대 ‘조헤아‘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조현우는 A매치 데뷔전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