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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위’ 광주, 반드시 이겨야 할 운명의 3연전
출처:베스트 일레븐|2017-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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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고을에 주둔하는 광주 FC는 올 시즌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끈적끈적함은 여전하나 이상하리만치 승점 쌓기에 실패했고, 팀 순위는 6월말을 기점으로 최하위와 11위를 오가는 위치를 반복하고 있다. 그 여파로 남기일 감독마저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지금의 광주를 만든 남 감독과 이별은 굉장히 충격적 사건이었는데, 그만큼 현재의 광주가 엄청난 위기에 놓였음을 말한다.

다행히 새 수장은 빨리 도착했다. ‘잔류왕’ 김학범 감독이 스러져가는 팀을 구원하기 위해 소방수를 자처했다. 실패할 시 김 감독 개인에게도 타격이 크겠지만, 구단이 원하는 잔류라는 목표를 달성한다면 김 감독 또한 자신의 커리어에서 업적 하나를 추가할 수 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위험하지만 넘어선다면 그만큼 돌아오는 게 있다.

광주와 김 감독이 ‘생존’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반드시 이겨야 할 세 경기가 있다. 정확히 말하면 스플릿 라운드 돌입 이전의 매치업이다. 공교롭게도 3연전이기도 하다. 시즌 최종 순위는 막판에 가서야 윤곽이 드러날 듯한데, 그전에 승점을 비축하고 스플릿 라운드에 돌입한다면 한결 여유는 가질 수 있다. 물론 광주는 여유를 갖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다른 팀과 동등한 위치에서 최후의 전쟁을 준비할 수 있게끔 한다는 목적이 더 크다.

1. 9월 2일 19:00 vs 제주 유나이티드, 광주 월드컵경기장

사실 광주가 반드시 이겨야 할 경기에 강호 제주를 넣는다는 것은 무리한 요구일지도 모른다. K리그 클래식 4위 제주는 화력 못지않은 수비력으로 공수 양면에서 균형을 갖춘 팀이다. AFC 챔피언스리그(ACL) 후유증으로 잠시 주춤거리던 시기도 있었으나, 조성환 감독의 지도력 아래 빠르게 상처를 추스르고 궤도에 올랐다. 이번 시즌 장점 중 하나는 레벨업한 수비력인데, 플랫 3가 기저에 깔린 조직력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

광주는 그런 제주를 이겨야 한다. 이 경기는 일종의 보너스 경기다. 광주는 제주의 ACL 일정을 배려한다는 차원에서 한 경기를 덜 치렀다. 26라운드까지 마무리 된 현재, 광주와 제주는 유이하게 25경기만을 치른 클럽이다. 만일 광주가 제주를 꺾는 반전을 일으킨다면, 갑자기 얻은 승점 3점으로 같은 하위권에 머무르는 팀들에 압박을 줄 수 있다. 올해 맞대결에서는 광주와 제주가 1-1로 비겼다. 제주의 홈서 벌어진 경기였는데, 광주는 후반 14분 오반석에게 실점을 하고도 후반 34분 조주영의 동점골로 따라잡는 저력을 보였다. 역대 상대 전적서도 뒤지지 않는다. 광주와 제주는 3승 1무 3패로 호각세를 이뤘고, 득실 또한 8득점 8실점으로 같다. 전북 현대와 FC 서울도 이겼던 광주다. 못할 일은 없고, 이기면 계를 탄 기분이 될 수 있다. 마침 경기 장소도 빛고을이다. 

 

 

2. 9월 10일 vs 인천 유나이티드, 인천 전용경기장

큰 설명이 필요 없는 한판이다. ‘강등권계의 슈퍼매치’다. 현 시점에서 인천은 승점 23점으로 11위를 달리고 있고, 광주는 4점 차로 바로 밑 순위에 있다. K리그 클래식은 11위가 승강 플레이오프, 12위는 자동 강등을 당한다. 도토리 키 재기일 수는 있으나, 그래도 두 번째 기회 없이 곧장 2부리그로 추락하기보다는, 한 번이라도 더 부활의 찬스가 있는 11위가 낫다. 광주 처지에서는 일단 인천의 자리라도 탐해보면 좋다. 강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12위와 11위의 차이는 하늘과 땅이다.

생존이라면 일가견이 있는 인천은 올 시즌도 쉽지는 않다. 광주보다 좀 더 비겨서 나았을 뿐이지, 두 팀이 쌓은 승수는 각각 4승으로 일치한다. 광주만큼이나 못 이긴 팀이 인천이다. 광주는 제주를 상대한 다음 라운드에 인천을 마주한다. 어쩌면 유리한 측면이 있다. 인천은 A매치 기간의 휴식으로 인해 8월 26일 이후 광주를 상대하는 9월 10일까지 실전이 없다. 2주가 넘는 꽤 긴 시간이다.

반면 광주는 그 사이 제주와 경기를 치러서 몸이 계속적으로 풀려 있는 상태다. 만일 휴식기를 마치고 돌아온 인천의 경기 감각이 완벽하지 않다면, 광주 입장에서는 큰 기회다. 제주전을 치른 뒤 8일 후의 경기라 광주는 체력적 부담도 없다. 지난 7월의 승부에서는 후반 40분 김용환의 결승골로 인천이 1-0으로 승리했다. 광주 입장에서는 반성해야 할 결과였다. 광주가 명심해야 할 게 있다. 바로 윗 순위에 머무르고 있는 팀과 경기서도 진다면 생존은 사실상 어렵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

3. 9월 16일 vs 상주 상무, 상주 시민운동장

‘학범슨’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광주는 스플릿 라운드 입성 이전까지 스케줄이 매우 빡빡하다. 상대하는 팀의 레벨이 만만치 않다. 그 속을 들추면 앞서 언급한 제주는 빙산의 일각이었음이 드러난다. 광주는 오는 19일 전북전을 시작으로 울산-제주-인천-상주-서울-강원-제주를 차례로 상대한다. 인천과 상주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6위 이상이다. 그들은 광주를 만나 반드시 승점 3점을 취한다는 생각을 공통적으로 가질 게 분명하다. 광주가 이들의 의지를 꺾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상주전은 매우 소중하다. 상주도 강등을 위협받는 분위기다. 연속성을 잃은 상주는 거듭되는 패전으로 10위까지 추락했다. 그 사이 대구 FC는 상주를 넘어 리그 9위까지 도약했다. 어쨌거나 상주는 스쿼드 면면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성적이 좋지 않다. 심지어 지난 라운드에서는 강등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 인천에 패해 자존심이 구겨졌다. 광주는 상주의 자존심을 또 구겨야 한다. 올 시즌 두 번의 만남에서는 모두 패해 상주에 약한 면모를 보였는데, 이번에는 되갚아 줄 차례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승리한다면, 이미 두 번을 졌다고 해도 승자는 광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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