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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향성 실종' 한화 구단이 가야할 길
- 출처:OSEN|2017-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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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는 올해 농사를 또 망쳤다. 한화 구단은 왜 번번이 실패할까. 김성근이라는 강력한 지도력을 지녔다는 감독을 영입했으나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상처만 잔뜩 떠안은 채 중도 결별했다.
2017년 KBO 리그가 중반을 넘어 종반을 향해 치닫고 있지만 한화는 혼돈 속에 놓여있다. 2010년 이후 숱한 ‘실험과 시험을 시도’했던 한화 구단이 ‘가야할 길은’ 어디인가.
한화 구단이 이 지경이 된 데는 복합적인 요인이 그 안에 도사리고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뭉뚱그리자면, 그동안 구단을 이끌었던 현장 지도자의 아집과 독선도 이유가 되겠지만 한화 구단 자체가 큰 그림을 못 그리고 눈앞의 성적에만 급급했기 때문이다. 바꾸어 말하자면, 궁극의 목표(리그 우승)에 도달하기 위한 방향타를 상실한 것이다.
좀 묵은 얘기지만, 지난 7월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던 두산 베어스전에서 나타난 두 가지 ‘사소해 보이지만 중요한 장면’은 한화 선수들의 ‘현주소’와 ‘수준’을 나타내는 단적인 증거가 될 수 있다.
그날, 한화 1회 초 공격 1사 상황에서 3루 주자 김원석이 김태균의 유격수 쪽 깊은 땅볼 때 홈을 파고들지 못했다. 3루 주자가 내야라인을 벗어난 타구에 홈으로 뛰어들어야하는 것은 상식이다. (상대 수비 포메이션을 읽지 못한 것)
다른 장면, 4-3으로 앞서 있던 한화는 4회 말 두산 공격, 무사 2루(주자 김재호) 때 허경민의 우중간 뜬 공을 중견수 양성우가 잡는 바람에 김재호가 쉽게 3루로 진루, 후속 박세혁의 내야안타 때 동점을 내줬다. 만약 우익수 김원석이 달려오면서 잡았더라면 2루 주자가 3루로 가기는 어려운 타구였다. 둘 다 오른손잡이 외야수였으므로 역모션인 양성우보다 김원석이 타구를 처리해야 마땅한 것이다.
기본적인 플레이를 숙지하지 못하고 야구를 하고 있는 한화 야수들의 적나라한 모습이었다. 이는 한화 선수들의 기초 훈련이 그만큼 허술했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점수를 낼 수 있는데도 맥없이 흘려버리고, 상대 득점 장면에서는 쉽게 점수를 줘버리는 야구는 프로의 모습이라고 할 수 없다. ‘그냥 야구를 하는 것과 야구를 알고 하는 것의 차이’라는 지적이 설득력 있게 들리는 이유다.
지난 해 말에 부임했던 박종훈 단장은 현재 한화의 취약점으로 크게 “토종 에이스 부재와 ‘뎁스’(depth=포지션별 유능한 선수층)가 얇은 것”을 들면서 “준비를 할 때인지, 아니면 승부를 걸 때인지 구단이 확실한 방향성을 가져야한다”고 말했다. ‘뎁스’의 부실은 곧 믿을만한 대체요원의 부재를 뜻한다. 대체요원의 육성이 제대로 안된 채 해마다 준비가 미흡한 상황에서 승부를 걸다보니 투수들의 경우 고만고만한 FA 선수들을 그러모아 돌려막기에 급급하고, 신진 급 선수들의 운신 폭을 제한, 성장 판을 닫았다는 판단이다.
이는 곧 구단의 방향성 상실과 연계돼 있다.
1986년 제7구단으로 KBO 리그에 참여한 한화(전신 빙그레 이글스)는 초창기에는 이상군과 한희민 쌍두마차로, 그 후 한용덕→송진우→정민철, 구대성으로 이어지는 토종 대들보 투수들의 힘으로 견뎌냈다. 더군다나 2006년에 혜성같이 등장한 류현진(2006~2012년 한화) 덕분에 다른 구단이 쉽게 넘볼 수 없는 마운드 힘을 과시하기도 했지만 류현진이 메이저리그로 떠나간 뒤 지리멸렬, 2012년 이후 다승 10걸에 단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전문가들이 누차 지적한 일이지만, 순조로운 세대교체와 신진 세력의 육성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지난해 말 한화 구단이 감독 출신인 박종훈 단장을 영입, 임무를 부여한 것도 바로 장기적인 ‘육성’에 방점을 찍은 만큼 이제라도 그 방향으로 가는 것이 옳다. 당장의 성적에 매달릴 게 아니라 두산이나 KIA, LG 구단처럼 꾸준한 육성 시스템으로 ‘뎁스’를 두껍게 만드는 것이 결국 지름길이다.
장기간 하위권에 머물렀던 탓에 해마다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오히려 ‘좋은 자리’를 차지했건만, 정작 딱 부러지지도 않는 어중간한 FA 선수들을 그러모으느라 유망주를 유출한 악순환을 반복한다면, 한화 구단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한화 구단은 앞으로 그 방향성에 걸맞은 감독을 선택, 길게 내다보면서 준비를 하고, 승부를 걸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