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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표 잃은’ 조코비치, 시즌 아웃 선언
- 출처:한국일보|2017-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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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박 조코비치(30ㆍ세르비아)가 오른쪽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시즌아웃을 선언했다. 조코비치는 27일(한국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시즌 남은 대회에 출전하지 않고 다음해 1월에 복귀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2005년 호주오픈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이어온 메이저 대회 51회 연속 출전 행진도 중단됐다.
조코비치는 지난해 프랑스오픈을 제패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고 테니스 역사에 남을 ‘노박 슬램’(2015 윔블던, US오픈, 2016 호주오픈, 프랑스오픈 연속 우승)도 동시에 이뤘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슬럼프를 겪고 있었다. 지난해 윔블던에서는 3라운드에서 당시 세계랭킹 41위의 샘 퀘리(미국)에 패했고 리우 올림픽에서는 1라운드에서 탈락하는 굴욕을 겪었다. 부진은 올해까지 이어져 호주오픈 2라운드 탈락, 프랑스오픈ㆍ윔블던 8강 탈락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겼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조코비치는 “지난 1년 반의 세월 동안 부상을 안고 뛰었다”고 고백했지만, 그의 부진이 오로지 신체적인 부상 때문만이라고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그는 올해 초 세르비아의 토크쇼 RTS에 출연해 “나는 예전과 동일하게 훈련에 매진하고 있고 바뀐 것은 없지만 이것이 주요한 우선순위는 아니다”며 “나는 이미 많은 것을 이뤘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윔블던 남자단식 3회전에서 탈락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나에게는 테니스 외적인 삶이 있다. 테니스 말고도 내가 바라는 것이 매우 많다”며 “당분간 테니스에서 벗어나 있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토록 바라던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미 이룬 상태에서 더 이상 동기부여를 찾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져 나왔다.
그의 코치를 지내다 지난해 12월 결별한 보리스 베커(독일)도 역시 “조코비치가 테니스에만 집중하지 못한다”며 “최근 6개월간 훈련량도 많이 줄었다”고 꼬집으며 이 같은 지적에 힘을 실었다. 지난 3월 프랑스오픈을 목전에 두고 10여 년 간 함께했던 물리치료사와 피트니스 코치, 심리 코치 등 코칭스태프를 일제히 해고하고 “당분간 나만의 길을 가겠다”고 밝힌 것도 조코비치의 부진이 단순히 피지컬적인 측면 때문 만은 아니라는 추측을 자아냈다. 때문에 이번 휴식을 통해 부상치료뿐 아니라 흐트러진 정신을 다잡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조코비치의 시즌 아웃 선언은 무릎 부상으로 오랜 공백을 가졌던 로저 페더러(36ㆍ스위스)의 사례와 비교된다. 올해 윔블던에서 탈락한 뒤 휴식을 결정한 조코비치처럼, 페더러 도 지난해 윔블던 준결승에서 패한 뒤 무릎부상을 이유로 장기간 휴식을 선언했다. 페더러는 올 시즌 코트에 복귀해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미국 매체 ESPN의 평론가 브래드 길버트는 “페더러의 복귀를 보고 나서 조코비치도 휴식을 결정했을 것”이라고 분석하며 “조코비치는 평범한 선수가 아니므로 충분히 복귀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코비치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서 “휴식기간 동안 많은 부분들을 치료하고 오직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재기 의지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