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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 > 국내
'죽지 않는 노장'.. 이동국의 2골이 전북에 미친 영향
출처:일간스포츠|2017-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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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선발 출전에도 ‘라이언킹‘ 이동국(38·전북 현대)의 포효는 여전히 위협적이었다.
이동국은 28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1부리그) 2017 17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 경기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6일 대구 FC전에서 선발로 나선 이후 한동안 벤치를 지키며 교체로 투입되던 그는 54일 만에 킥오프 순간부터 그라운드를 밟는 기쁨을 누렸다.

자타공인 K리그 최고의 선수인 이동국이 선발로 나서지 못했던 데는 이유가 있다. 선수층이 두텁고 최전방 공격수 자리에 김신욱(27)과 에두(36)라는 정상급 기량의 선수들이 버티고 있는 전북은 클래식 12개 구단 중 그 어느 팀보다 주전 경쟁이 치열한 팀이다.



더구나 이동국은 올 시즌 햄스트링 부상으로 재활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느라 선발 출전 기회가 더욱 적었다. 실제로 이동국은 이날 포항전 전까지 리그 10경기에 나서 1골을 기록했는데 그 중 선발로 나선 것은 단 2번 뿐이었다. 교체 출전 횟수가 늘어나면서 "이동국의 경기력이 예전만 못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도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시즌 3번째 선발 기회를 잡은 이동국의 각오는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모처럼 선발로 나선 이동국은 전반 5분 만에 친정팀 포항을 울리는 선제골을 뽑아내며 보란듯이 건재함을 과시했다. 전반 23분에는 상대 진영에서 파울을 유도해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직접 키커로 나서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가뿐하게 2골을 터뜨리며 자신을 향한 의심어린 시선에 철퇴를 날린 이동국은 K리그 통산 195골을 기록하며 전인미답의 200골 기록까지 단 5골 만을 남겨두게 됐다.

전북 역시 이동국의 활약 속에 3-1로 승리하며 10승5무2패(승점36)로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이동국의 활약이 누구보다 반가울 이는 최강희(58) 감독이다. 그러나 반가운 만큼 고민이 커진 것도 사실이다. 최 감독은 포항전 승리 이후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동국마저 살아났으니 이제 내 머리가 아플 것"이라고 얘기했다. 두터운 선수층으로 인해 선수들 모두에게 고르게 기회를 주기 어려운 미안함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팀의 최고참이자 2009년 입단 이후 동고동락해온 "이동국 아저씨"에 대한 미안함은 특히 크다.



최 감독이 가진 미안함을 알기에 이동국은 이날 경기서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보여줬다. 조연 역할을 맡았을 때는 조연에 충실하고, 선발로 나서 주연 역할을 해야할 때는 최 감독의 기대에 확실히 부응했다. 팀의 최고참이자 리그 최고의 선수가 자존심을 내려놓고 우승을 위해 어떤 역할에도 헌신하고 있는 것이다. 맏형이 솔선수범하니 후배들도 자연스럽게 따르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동국의 ‘희생과 헌신‘, 그리고 보여줘야할 때 보여주는 ‘실력‘은 1강 전북의 긍정적인 영양제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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