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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로마 모의고사 2관왕' 의미와 과제
출처:스포츠조선 |2017-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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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28·인천시청)이 내달 23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세계수영선수권을 4주 앞두고 치른 마지막 모의고사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박태환은 24~26일(한국시각) 이탈리아 로마에서 펼쳐진 제54회 트로페오 세테 콜리 수영대회 남자 자유형 200-4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1년 상하이세계선수권 금메달 이후 6년만의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경쟁자들을 줄줄이 물리치며 자신감을 끌어올렸다.



▶리우-로마 트라우마 극복, 자신감 UP!
박태환이 금빛 레이스를 이어간 ‘스타디오 델 누오토‘ 수영장은 7년 전인 2009년 로마세계수영선수권에서 예선탈락의 시련을 겪은 바로 그 장소다. ‘로마 쇼크‘로 회자된 그 현장에서 스물여덟의 박태환이 20대 초반 톱랭커들을 줄줄이 제치고 정상을 탈환한 것은 의미 깊다. 박태환은 "2009년 로마세계선수권은 선수로서 반성하게 되고 깨닫게 되고 성숙해나가는 좋은 계기가 됐던 해"라고 말한 바 있다.

박태환이 유럽 전훈지로 ‘로마‘를 선택한 것은 마지막 실전 훈련을 염두에 둔 포석이었다. 리우올림픽 자유형 400m 금메달리스트 맥 호턴(21·호주), 동메달리스트 가브리엘 데티(23·이탈리아) 등 전세계 내로라하는 에이스들 역시 로마를 훈련지로 택했다. 박태환은 이들과의 정면승부를 피하지 않았다. 어쩌면 고대했던 승부였다.

리우올림픽은 박태환 수영 인생에서 가장 큰 ‘아쉬움‘이었다. 출국 이틀 전인 지난 16일 아레나 후원 협약 기자회견에서 "리우올림픽 자유형 400m 결승 경기를 많이 보고 있다"고 털어놨었다. 간절히 꿈꿨지만 가지 못한 레이스를 보고 또 보며 분석하고 연구했다. 지난해 우여곡절 끝에 리우행 비행기에 올랐지만 준비기간도, 경기감각도 부족했다. 전세계 숨은 고수, 신예들이 총출동한 올림픽,‘춘추전국‘ 예선 레이스는 결선 못잖은 전쟁이었다. 예선을 결선처럼 풀 스퍼트했다. 달라진 분위기 속에 박태환은 결선행에 실패했다. 막상 결선 기록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1-2위가 3분41초대에서 결정됐다. 호턴이 쑨양을 누르고 금메달을 따냈다. 3위 가브리엘 데티는 3분43초대를 찍었다. 메달권 기록은 박태환의 훈련 기록이었다.

리우에서 귀국하자마자 수영장부터 찾았다. 그날의 아쉬움을 떨치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전국체전에서 건재를 과시했고, 일본아시아수영선수권 4관왕, 윈저세계쇼트코스수영선수권 3관왕에 오르며 실전감각을 다졌다. 유럽 전훈을 위해 잠깐 들른 한국에서도 3박4일 내내 새벽부터 동네 수영장에서 나홀로 물살을 갈랐다.

박태환은 24일 자유형 400m 결승에서 데티, 호턴과 나란히 섰다. 3분44초54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데티와 200m 구간까지 손마디 하나 차이, 숨막히는 접전을 펼쳤다. 결국 데티, 호턴을 모두 제치고 금메달을 따냈다. 리우의 아쉬움을 조금은 떨쳤다. 25일 자유형 200m 결승 역시 격전지였다. 1분46초89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그레잉거 니콜라스(23·영국, 1분48초30)와 올시즌 세계랭킹 4위 기록을 보유한 스코트 던컨(20·영국, 1분48초47)을 제치고 2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대 초반, 상승세의 에이스들을 압도했다.

▶흔들림 없는 구간 기록, 기선제압+뒷심 레이스

이번 대회 박태환의 200-400m 레이스는 시종일관 안정적이었다. 두 종목 모두 초반 50m에서 강하게 승부했다. "세계선수권에서도 예선 경기가 중요하다. 결승에 올라가서 첫 50m를 가장 많이 신경 쓸 것같다"던 인터뷰대로였다. 기선을 제압했다. 자유형 400m, 첫 50m를 26초23으로 끊으며 1위를 달렸고, 이후 200m까지 데티와 치열한 선두다툼을 펼치면서도 구간 기록은 흔들리지 않았다. 완벽한 자신의 레이스를 펼쳤다. 전구간에서 정확히 28초70~80대를 기록했다. 250~300m 구간, 일명 ‘마의 구간‘에서도 28초82를 끊었다. 박태환은 막판 스퍼트에서도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마지막 300~350m 구간을 27초대, 350~400m 구간을 26초대로 마무리했다. 경쟁자들은 28~29초대로 떨어졌다.

자유형 200m 결승에서도 패턴은 비슷했다. 첫 50m에서 25초44로 치고 나간 박태환은 이후 50~100m구간을 27초75로 주파하며 초반 스퍼트한 던컨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100~150m구간을 27초68로 통과할 때까지 2위를 유지했으나 마지막 150~200m 구간을 26초02로 빠르게 주파하며 27초대를 기록한 던컨, 니콜라스를 압도했다.

이번 대회는 레이스 운영 능력을 점검하는 최종 모의고사 무대로 적격이었다. 관건은 세계선수권 당일 컨디션 및 회복 능력이다. 이번 대회 자유형 200m에서 리우올림픽 4위이자 올시즌 세계랭킹 3위 기록보유자 제임스 가이(영국)가 0.06초 차로 예선 탈락한 장면은 시사점이 있다. 세계선수권 무대는 더욱 치열할 것이다. 제 아무리 에이스라도 예선에서 전력투구하지 않으면 결선행을 장담하기 어렵다. 오전 예선, 오후 결선에서 모두 최고의 컨디션으로, 최고의 기록을 내기 위해서는 체력과 회복 능력이 절대적이다. 박태환 역시 이 부분을 대비했다. "예전과 달리 체력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게 있기 때문에 체력훈련을 더 강하게 하고 10분이라도 더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세계선수권에서 ‘단거리‘ 자유형 100m에 나서지 않을 전망이다. 주종목인 자유형 200-400m에 선택과 집중을 택한 만큼 테이퍼링(대회 날짜를 앞두고 훈련량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가는 조정 훈련)을 거쳐 지금의 좋은 흐름을 그대로 이어간다면 부다페스트에서 호성적을 기대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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