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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물투수' 류현진 또 한 번의 진화..이번엔 커터다
- 출처:연합뉴스|2017-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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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투수‘ 류현진(30·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또 한 번 진화했다. 위기에서 들고나온 컷 패스트볼(이하 커터)로 메이저리그 타자와 당당하게 맞서기 시작했다.
2000년대 이후 메이저리그를 지배하고 있는 커터는 슬라이더보다 속도가 조금 더 빠르면서 덜 꺾이는 공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왼손투수가 던지면 오른손 타자 몸쪽으로 파고들고, 왼손 타자 바깥쪽으로 흘러나간다.
커터는 메이저리그 통산 최다인 652세이브를 올린 마리아노 리베라(은퇴)의 주 무기로 유명하다.
오른손 투수 리베라는 최고 시속 150㎞가 훌쩍 넘는 커터로 왼손 타자의 방망이를 무수히 부쉈다.
스트라이크 존 앞에서 살짝 꺾이는 커터는 땅볼 유도에 유용하다. 그래서 리베라의 별명 중 하나가 바로 ‘샌드맨(Sandman)‘이다.
2015년 어깨 수술을 받은 류현진은 올해 3년 만에 메이저리그에서 시즌을 맞이한 뒤 꿋꿋하게 버티고 있다. 어깨 수술 뒤 필연적으로 겪는 ‘구속 저하‘가 류현진의 발목을 붙잡지만, 그는 꾸준히 진화하며 선발진 한 자리를 차지했다.
올해 류현진의 투구 분석표를 보면 생소한 구종인 커터가 보인다. 최근 현지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같은 좌완투수인 댈러스 카이클(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영상을 보고 참조해 던지기 시작했다고 밝힌 커터는 류현진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줬다.
류현진이 직접 커터를 던진다고 확인하면서, 메이저리그 투구 분석 전문 웹사이트 ‘브룩스베이스볼‘도 류현진의 투구 분석표에 커터를 집계하기 시작했다.
손혁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류현진처럼 시즌 중 새로운 공을 추가하는 건 아무나 하는 건 아니다. 실제 마운드에서 던지려면 대단한 담력이 필요하다"며 "계속해서 릭 허니컷 투수코치와 연습하며 감각을 유지하다 (첫 불펜 등판인 5월 26일) 세인트루이스전부터 던진 거로 본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의 커터 장착이 일단 지금까지는 성공적이다. 류현진은 4이닝 무실점으로 첫 세이브를 따낸 세인트루이스전 이후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65를 기록 중이다.
볼넷 2개를 내주는 동안 삼진 10개를 뽑았고, 피안타율(0.190)과 피OPS(0.501) 모두 ‘특급‘이다.
이어 손 위원은 "이제 막 던지기 시작해 (커터 활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류현진은 오른손 타자에게 주로 체인지업을 던져 타자도 바깥쪽에 치중한다. 이때 (몸쪽으로 파고드는) 커터가 효과적이다. 왼손 타자를 상대로 땅볼을 유도할 때도 효과적으로 쓰더라. 90마일(시속 145㎞)까지 나오니 속도도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류현진은 야구 인생의 중대한 변환점마다 새로운 무기를 추가했다. 2006년 프로 입단 직후 팀 대선배 구대성으로부터 체인지업을 배워 KBO리그를 지배했고, 2014년 메이저리그 타자를 상대하는 게 점점 힘들어질 때 클레이턴 커쇼의 고속 슬라이더를 참조해 위기를 넘겼다.
이번에는 커터가 류현진을 구해줄까. 12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류현진은 또 한 번의 생존을 위한 선발 등판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