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원하는 조건은 확인했다."

안양 KGC는 첫 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통합우승으로 기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피곤한 가운데 여기저기 행사도 다녀야 하지만, 어딜 가든 환대를 받는 행사라면 얼마든지 더 할 수 있다.

그런 가운데 사무국과 몇몇 선수 사이에는 긴장감도 엿보이다. 바로 첫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팀 간판 오세근과 이정현이다. KGC가 통합우승을 확정짓고 나서부터 두 사람이 팀에 잔류할 수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관심이 컸다. 문제는 23억원 샐러리캡인데, 우승팀으로 다른 선수들의 연봉도 올려줘야하는 가운데 덩치 큰 두 사람을 모두 잡기는 힘들다는 분석이 많았다. 16일 정오까지 내부 FA 자원들과 협상을 마쳐야 하기 때문에 시간도 많지 않다.

그렇다면 두 사람과 KGC의 협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먼저 우승 확정 후 2~3차례씩 면담은 마쳤다. 이 과정에서 선수가 원하는 금액, 그리고 구단이 최대한 줄 수 있는 금액에 대한 의견도 어느정도 오갔다.

협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KGC 김성기 사무국장은 "두 사람 모두 잔류하기 쉽지 않을 거라는 얘기가 많았는데, 그렇게 단정짓기에는 조금 빠르다. 우리 구단은 두 사람을 잡기 위한 준비를 일찍부터 해왔고, 우리가 줄 수 있는 최대 금액을 선수들에게 제시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박찬희를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에 보낸 것을 시작으로 억대 연봉자 문성곤을 군대에 보내는 것 등이 다 그 준비의 일환. 기존 선수들의 트레이드도 이뤄질 전망이다. 여기에 선수들도 두 사람 잡기 총력전에 동참하고 있다는 후문. 김 국장은 "주장 양희종이 ‘내 연봉을 양보할테니 두 사람을 꼭 잡아달라‘고 하더라. 그리고 다른 선수도 ‘나중에 내가 FA 되면 그 때 잘해달라. 그러니 내 연봉이 많이 안오르더라도 두 선수를 잔류시켜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고 말하며 "사무국 뿐 아니라 기존 동료들도 오세근, 이정현과 꼭 함께 하고픈 마음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두 사람도 이 때문에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절대 두 사람 모두 함께 할 수 없을 것 같았던 그림이 조금씩 바뀌어가고 있는 현재 상태다.

김 국장은 "프로는 돈으로 인정받는 곳이기에 선수들이 고민할 부분도 충분히 이해를 한다. 그래도 우리는 미래를 설명했다. 향후 수년간의 팀 운용 계획을 보여줬다. 김성철(현 원주 동부 프로미 코치) 은희석(현 연세대 감독)이 끝까지 팀에 남아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마지막을 함께 했듯이 두 사람도 KGC의 미래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 이전 양희종도 다른 팀들의 유혹을 뿌리치고 KGC맨으로 잔류했던 건 이런 미래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

한편, 두 사람이 만약 잔류한다고 하면 그 확정 시기에 대해서 김 국장은 "10개 구단 단장님들이 미국프로농구(NBA) 참관 등 연수를 가셨다. 돌아오시는 시점인 15일 정도에 대략적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