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팀에서 찬바람 맞던 ‘슈틸리케호’ 해외파들이 5월 들어 부활의 기지개를 펴고 있다. 약속이나 한 듯 소속팀 경기에 출전하며 감각을 쌓아올랐다. 이들의 반전이 길게 이어져 내달 14일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카타르와의 원정 경기까지 이어질지 지켜보게 됐다.

슈틸리케호의 양대 축인 유럽파와 중국파들이 그라운드를 분주하게 오갔다. 우선 유럽에서 들어온 소식이 반갑다. 지난 3월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2연전 명단에 빠졌던 이청용이 98일 만에 복귀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크리스털 팰리스 소속인 그는 지난 7일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의 정규리그 3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후반 12분 교체투입되어 35분 가량을 뛰었다. 이청용은 지난 1월 29일 맨시티와의 FA컵 홈 경기를 끝으로 자취를 감췄고 소속팀이 해외 전지훈련을 떠날 때 연고지 런던에 남아 2군 경기를 뛰기도 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그의 기량을 알면서도 지난 3월 명단에서 제외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몇 차례 크리스털 팰리스 경기의 교체 명단에 몇 차례 이름을 올리던 그는 시즌 막바지에 기회를 잡았다. 깊은 인상을 남기진 못했으나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은 증명했다. 토트넘 손흥민이 6일, 스완지 시티 기성용이 7일 경기에 각각 선발 출격하면서 모처럼 프리미어리그 내 한국인 삼총사가 주말 경기에 모두 뛰었다. 프랑스 리그1 디종의 미드필더 권창훈의 연이은 출전도 긍정적이다. 허벅지 부상으로 시즌 아웃까지 우려됐던 그는 지난달 23일 복귀한 뒤 7일 귀뇽전까지 3경기 연속으로 뛰었다. 특히 귀뇽전에선 선발로 나섰다. 디종은 0-4로 대패했으나 권창훈은 활발한 움직임으로 컨디션이 회복 중임을 알렸다.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의 지동원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황희찬 등 두 공격수들도 꾸준히 출전 시간을 받고 있다.

7일엔 슈퍼리그 선수들이 줄줄이 모습을 드러냈다. 장현수(광저우 푸리)와 김주영(허베이) 황석호(텐진 테다) 등 수비수 3명이 모두 소속팀의 8라운드 경기에 풀타임을 뛴 것이다. 장현수는 올해 정규리그에 처음 나섰다. 김주영 황석호는 두 번째 출전이다. 슈퍼리그가 지난 2월 외국인 경기당 출전 쿼터를 기존 5명에서 3명으로 갑작스럽게 줄이면서 한국인 수비수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슈틸리케 감독이 “(중국파들이)1~2경기도 아니고 계속 못 뛰면 곤란하다”는 경고까지 한 상황에서 이들의 계속된 결장은 대표팀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다행히 5월 들어 상황이 개선될 조짐을 드러내고 있다.

정해성 수석코치를 최근 영입한 슈틸리케호는 카타르전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K리그 등에서 경기 감각이 살아있고 대표팀에 대한 동기부여가 뚜렷한 선수들을 뽑아 ‘경쟁’을 불어넣겠다는 뜻이다. 물론 이번 한 경기 출전에 그치면 곤란하지만 기존 멤버였던 해외파의 동반 출전 소식은 오는 22일 예정된 카타르전 엔트리 발표를 앞두고 대표팀 코칭스태프에게 선택지를 넓히는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