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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 돌발 레슬링에 돌아선 코치 "스투피드!!"
출처:데일리안|2017-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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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존슨(32·미국)의 예상 밖 전략에 다니엘 코미어(39·미국)보다 더 당황한 것은 코너에서 지켜보던 헨리 후프트 코치였다.

존슨은 9일(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버팔로 키뱅크센터에서 펼쳐진 ‘UFC 210‘ 메인이벤트 라이트헤비급 타이틀전에서 코미어에게 2라운드 3분37초 만에 리어 네이키드 초크로 패했다(SPOTV ON 중계). 예상과 달리 1라운드에서 레슬링으로 정면 승부를 걸었지만, 체력만 소모한 채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존슨의 레슬링 시도에 가장 놀란 것은 코치였다. 블랙질리언 팀의 수장인 후프트 헤드코치는 여러 차례 존슨의 파워를 극찬해왔다. 후프트 코치는 “존슨의 한 방은 모든 것을 끝낼 수 있다”며 그의 펀치를 높이 평가했다. 팔이 안으로 굽는 코치의 치켜세우기가 아니다.

70%를 상회하는 KO율을 자랑하는 존슨은 ‘KO 아티스트’라 불릴 정도의 놀라운 펀치력을 과시해왔다. 지미 마누와-라이언 베이더-글로버 테세이라까지 UFC 라이트헤비급에서 랭킹 5위권에 있는 상위 파이터들을 상대로 3연속 KO승을 따낸 것만 봐도 헤아릴 수 있다.

지난 2015년 5월 UFC 187에서 존슨과 대결해 진땀승을 거둔 코머어도 “존슨은 UFC의 타이슨”이라며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코미어는 “내 앞에서는 초반 반짝하는 펀치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의 체력이 떨어지면서 펀치의 위력도 떨어진다. 그때만 잘 버티면 된다”고 비꼬았다.

이런 발언을 의식하기라도 한 듯, 존슨은 UFC 210 라이트헤비급 타이틀매치 1라운드 초반부터 펀치를 앞세운 타격이 아닌 레슬링으로 덤벼들었다. 코미어를 케이지로 몰아붙이며 그의 체력을 갉아먹으려 했다.

물론 존슨의 테이크다운 방어능력이 정상급이고, 레슬링 기량이 최근 크게 향상됐다고는 하지만 코미어 앞에서 초반부터 레슬링을 들고 나올 것이라는 예상은 하지 못했다.

함께 호흡해온 코치도 크게 당황했다. 후프트 코치는 경기 도중 코너에서 존슨에게 레슬링 전략을 거둘 것을 지시했다. 후프트 코치는 “존슨이 대체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 코미어에게 레슬링을 걸지 말아라. 거리를 가지면서 너의 타격을 하라”고 언성을 높였지만 소용없었다.

타격의 위력이 떨어진 것은 결코 아니다. 빠른 핸드 스피드는 여전했고 코미어의 약점을 파고든 헤드킥으로 코까지 부러뜨렸다. 그러면서도 존슨은 레슬링을 걸며 체력을 소진했다.

 

 

코치 입장에서는 쓸데없는 행동이었다. 1라운드가 끝난 뒤에 코치는 존슨에게 “왜 레슬링을 했는지 말해달라”고 했지만 존슨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무모하게 레슬링을 걸다가 체력을 소진한 존슨은 2라운드 초반에도 테이크다운을 시도했다. 금세 털고 일어난 코미어는 존슨과의 클린치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그리고 코미어 다리에 걸려 옥타곤 바닥으로 무너졌다. 백 포지션을 내준 뒤 일어나지 못했다. 리어 네이키드 초크에 걸렸다. 2년 전 1차전과 같은 그림이다. 존슨의 완벽한 전략 실패, 그리고 당황할 법도 했던 챔피언 코미어의 안정적인 대처와 압도적 기량이 어우러진 마무리다.

존슨은 경기 후 옥타곤 인터뷰에서 은퇴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코치들에게도 감사의 메시지를 전하며 코치들을 찾았지만 이미 옥타곤을 떠나고 없었다. 이해할 수 없는 경기운영에 코치들은 그의 인터뷰를 듣기도 전에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노게이라와 구스타프손까지 KO로 눌렀던 존슨이 코미어를 넘어 돌아올 존 존스까지 KO로 쓰러뜨리는 그림을 그렸던 UFC 팬들도 적지 않게 당황했다. 아쉬움을 삼킨 팬들도 코치의 심정을 헤아리며 UFC 관련 SNS를 통해 ‘스투피드’를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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