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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S레이싱] '14년 베테랑' 슈퍼모델 출신 이화선 '서킷 여왕' 꿈꾼다
- 출처:스포츠서울|2017-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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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모델 출신 배우 겸 레이서 이화선은 여자 연예인 최초로 프로 레이싱 자격을 취득해 많은 관심을 모았다. ‘주목을 받기 위해 레이싱계에 몸담았다가 곧 연예계로 돌아가겠지‘라는 차가운 시선과 편견을 이겨내고 그가 레이서의 길을 걷게 된 것도 벌써 14년째. 어엿한 베테랑 레이서가 된 이화선은 올해도 쉼 없이 서킷 위를 달릴 예정이다.
지난 2004년 레이싱계에 첫 발을 디딘 이화선은 이후 2009년 KT돔 팀과 계약을 맺으며 본격적으로 프로 레이서의 길로 들어섰다. 프로 레이서로 나선 후 성적도 꾸준히 상승하는 중. 지난 2016년 시즌에는 준우승을 차지하며 챔피언에 한 발 더 다가섰다.
국내 최고 모터스포츠 대회인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GT 챔피언십‘에서 GT4 클래스에 출전 중인 이화선 레이서는 모든 레이서들이 선망하는 팀인 ‘CJ 로지틱스 레이싱(CJ LOGISTICS RACING)‘에 6년째 몸 담고 있다. 더 이상 2등이 아닌 최고의 자리에 올라선 기분을 만끽하고 싶다는 이화선 레이서는 오는 4월 개막전부터 ‘서킷의 여왕‘ 자리를 노린다.
Q 14년간 배우와 레이서 두 가지 일을 하고 있는데, 레이싱의 매력은.
레이싱을 펼칠 때 좁은 공간에서 레이싱에만 집중할 수 있는 그 시간이 좋다. 앞차를 추월하고 잘 달려서 이길 생각만 하는 게 좋다. 어린 나이에 연예계에 데뷔하다 보니 대인 관계가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는데 레이싱은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니까 좋았다. 성취감과 위안을 많이 얻었다. 원래 차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레이싱하는 사람들의 순수하고 뜨거운 열정이 좋아서 빠져들었다. 평소에도 레이싱계 사람들을 자주 만날 만큼 친밀한 관계가 됐다.
Q 두 가지 일을 하면서 고충과 스트레스는 없나.
처음에는 본업에 더 집중하지 않는다고 쓴소리도 듣고 반대하는 이들도 많았다. 하지만 꾸준히 오래 하다 보니까 이제는 주위에서 보기 좋다는 말을 많이 해주신다. 농담으로 ‘레이싱 힘들어서 그만할까?‘라고 하면 이젠 오히려 말린다. 레이싱을 하고 있으니까 촬영 스케줄도 빼주거나 배려를 많이 해주신다. 계속 아마추어 무대에서 뛰었다면 부담감 없이 재밌게 탔을 텐데 연봉을 받고 뛰는 레이서이기 때문에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감은 있다. 하지만 다행히 팀 사람들이 격려해주고 응원해줘서 기쁘게 타고 있다.
Q 편견은 어떻게 이겨 냈나.
연예인이고 여자다 보니 그들이 먼저 다가오기 힘들 거라는 걸 이해하고 내가 적극적으로 다가가려고 노력했다. 연예인처럼 행동하지 않고 여자라고 약한척하지 않았다. 또 레이싱이 끝나면 모든 피트에 들어가서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다녔다. 지금도 습관이 돼서 모르는 사람에게도 먼저 다가가고, 연예인이라는 직업으로 레이싱을 알린데도 한몫해서 이제는 좋은 시선으로 봐주신다.
Q ‘여자 연예인 최초 레이서‘라는 타이틀에 대해.
아마추어 레이서로는 여자 연예인이 여럿 있었다. 김준희, 황보, 김지연 등과 같이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 나만 남았다. 모든 경기에 출전하다 보니 운 좋게 프로 팀에서 영입 제의를 받아 여자 연예인 최초로 프로레이서의 길을 걷게 됐다. 연예인이기 때문에 선입견도 많았지만 지금은 모두 이겨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더니 시간이 흐르니까 자연스럽게 편견도 사라졌다. 우리 팀만 봐도 내가 이제 가장 연장자가 된 것처럼 후배들도 많이 생기고 신기하다.
Q 여자 레이서로서 강점은.
여자인 게 핸디캡이기도 하지만 장점도 된다. 여자이다 보니 적대감을 갖지 않고 호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봐주시는 거 같다. 또한 같은 일을 해도 주목을 많이 받게 돼서 좋고, 여자 레이서들이 대부분 침착한 거 같다. 나도 레이싱을 할 때 한 발짝 뒤에서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편이다. 불같고 와일드한 성격을 가진 레이서들도 많지만 난 되도록이면 멘틀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여자라서 약하다는 소리가 듣기 싫어서 남자처럼 격없이 다가갔더니 레이싱계 사람들이 이제는 날 너무 여자로 안 봐서 가끔은 서운할 정도다. 그만큼 날 여자가 아닌 레이서로만 봐주는 거 같아서 기분은 좋다.
Q ‘CJ 로지틱스 레이싱‘ 팀에 대해.
팀마다 색깔이 다르지만 우리 팀은 오픈돼 있고 패기가 넘친다. 지난 2012년 처음 입단했을 때 그전까지는 내실을 다지기 위해 약간 폐쇄적이었지만, 이후 차차 열린 팀이 됐다. 황진우 감독으로 바뀐 후부터는 팀에 더 활기가 불어넣어진 거 같다. 황진우 감독이 자기 팀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신성인하는 자세로 팀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Q 팀 레이서들에 대해.
황진우 감독은 경력이 오래된 레이서지만 적이 없다. 동생이지만 어른스럽고 기댈 수 있는 존재다. 올해는 황진우 감독의 지도 하에 같이 힘을 합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볼 생각이다. 김동은 레이서는 스타성도 있고 실력과 멘틀 모두 좋다. 가능성이 많은 친구다. 황진우 감독과 김동은 레이서 둘 다 나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레이서 경력으로는 훨씬 선배이기 때문에 조언을 얻고 있고, 사회생활 부분에서는 내가 조언을 해주고 있다.
Q 지난 2016년 시즌을 돌아보며.
GT4가 지난해 처음 생긴 클래스이다 보니 출전 레이서 수가 적어서 아무래도 수월하게 준우승을 하게 된 거 같다. 많은 레이서들과 겨뤘으면 더 재밌게 탔을 거 같은데 그런 부분이 아쉽긴 하지만 실력도 중요하지만 운도 따라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출전하는 레이서들이 많이 늘어서 기대가 된다. 굉장히 치열한 경기가 될 거 같다.
Q 레이싱의 모토.
예전에는 사고 날까 봐 미리 겁먹고 걱정했다. 다치는 게 무서웠는데 몇 번의 사고를 겪다보니 다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요즘은 사고 나서 다치는 거보다 팀에 민폐를 끼칠까 봐 그게 더 걱정이다. 가능한 한 사고가 안 나게 레이싱을 하려고 노력한다. 이제 개인보다 팀을 더 많이 생각하게 되는 거 같다. 다만 안전하고 즐겁게 레이스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적을 잘 내는 레이서가 팀에게는 가장 좋은 레이서겠지만 존재감이 있는 레이서가 되고 싶다.
Q 기억에 남는 레이스.
프로 레이서 데뷔 후 첫 레이스에서 준우승을 했을 때와 사고 났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 지난 2009년과 2011년에 사고가 크게 났었는데 다행히 찰과상만 입었다. 처음 전복됐을 때는 드라마에 나오듯이 세상이 슬로 모션처럼 보이더라. 또 죽을 수도 있다는 공포감도 들었는데 막상 다치지 않았다. 두 번째 전복됐을 때는 안에서 심지어 바퀴 수를 셀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거꾸로 떨어졌는데 정신을 차리고 벨트를 푼 다음에 같이 사고가 난 차량에 가서 레이서의 상태를 확인했다. 그만큼 여유가 생겼다.
Q 서킷 위에서가 아닌 평소 모습은.
평소에는 욕심이 없는 스타일인데 게임을 하게 되면 승부사로 바뀌는 거 같다. 뭐가 됐던 이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여러 가지 일을 하는 것도 좋아해서 경비행기 조종사 자격증도 취득했고, 자선 활동, 모델 심사위원 등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가만히 있지 못 하는 성격이라 사람들을 많이 만나다 보니 다양한 일을 하게 됐다. 레이싱도 그렇게 시작한 거고 모든 일이 활동적인 성격 덕분에 시작되는 거 같다.
Q 한국 모터스포츠 부흥에 대해.
연예인 레이서가 선두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연예인은 상대적으로 주목을 많이 받다 보니까 일반 레이서들이 소외되기 때문에 처음에는 안 좋은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정말 모터스포츠를 사랑하고 열정을 보이니까 지금은 모터스포츠를 알리는데 기여한다고 오히려 좋아해준다. 모터스포츠를 더 알리기 위해 레이서에 관한 일이 들어오면 내가 할 수도 있지만 다른 여성 레이서들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같이 레이싱을 알리고 발전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해마다 여성 레이서도 늘어나고 있고 인정을 받으니까 기분이 좋다.
Q 이번 시즌 목표와 최종 목표.
지금까지 2등은 많이 해봤는데 아직 1등을 못 해봤다. 시즌 우승까지는 아니더라도 한 경기에서 1등을 해보고 싶다. 1등 포디움에 올라 행복한 기분을 누려보고 싶다. 또한 욕심을 내자면 공인 경기 100회 출전 기록을 세우고 싶다. 현실적으로 언젠가 결혼하면 레이싱을 못 할 수도 있을 텐데 그전까지 기회가 있는 한 열심히 달려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