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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암주먹에 혼쭐난 골로프킨…23연속KO 행진에 제동
- 출처:한국일보|2017-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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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들급 통합타이틀전, 제이콥스에 3-0 판정승
현역 미들급 최강자 게나디 골로프킨(35ㆍ카자흐스탄)의 23경기 연속 KO퍼레이드에 마침내 제동이 걸렸다.
골로프킨은 1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세계복싱평의회(WBC)ㆍ세계복싱협회(WBA)ㆍ국제복싱협회(IBF) 미들급 통합 타이틀전에서 골육종 암을 극복한 다니엘 제이콥스(30ㆍ미국)를 12라운드 끝에 심판 전원 일치 판정승(115-112, 115-112, 114-113)으로 이겼다.
이로써 18차 방어에 성공한 골로프킨은 37전 전승(33KO) 무패 전적을 이어갔지만 2008년부터 계속된 23경기 연속 KO승 행진은 끊겼다. 골로프킨이 KO가 아닌 판정으로 승리한 것은 2008년 6월 이후 8년 9개월 만이다.
92%에 달하는 KO승률을 자랑할 정도로 골로프킨의 트레이드 마크는 화끈한 주먹세례다. 하지만 이날 ‘항암 주먹’ 제이콥스를 만나서는 고전했다. WBA 챔피언 제이콥스는 이날 경기 전까지 32승(29KO) 1패를 기록 중이었다. 5년전 골육종을 이겨낸 기적의 복서 제이콥스는 초반 열세를 보였으나 후반에는 위협적인 펀치를 잇달아 날렸다. 하지만 4라운드에 다운을 빼앗긴 것이 뼈아팠다. 제이콥스는 앞선 경기까지 단 두 차례만 다운을 허용했다. 경기 후 컴퓨박스 기록 집계에 따르면 골로프킨은 615차례 펀치를 날려 231번(38%) 적중시킨 반면 제이콥스는 541회 펀치 중 175번(32%)의 유효타를 날렸다.
공격형 인파이터의 대결답게 화끈하게 주먹이 오갈 것으로 예상됐지만 초반에 둘은 탐색전에 집중했다. 골로프킨은 왼손 잽으로 기선을 잡았고, 점점 압박 강도를 높였다. 그리고 4라운드에서 왼손에 이은 오른손 펀치를 제이콥스의 안면에 적중시키며 다운을 빼앗았다. 이 다운으로 골로프킨이 쉽게 승리하는 듯 했지만 제이콥스는 5라운드부터 오소독스(오른손)에서 사우스포(왼손)로 번갈아 자세를 잡는 변칙 복싱으로 흐름을 가져왔다. 제이콥스는 골로프킨이 움직임을 잘 잡아내지 못하자 연타 공격으로 점수를 쌓았다. 골로프킨은 후반 라운드까지 제이콥스에게 끌려가며 주먹을 제대로 피하지 못했다. 하지만 초반에 쌓아놓은 점수를 끝까지 지켜 판정승으로 웃었다.
골로프킨은 한국계 복서로 잘 알려졌다. 외할아버지가 고려인으로 카자흐스탄에서 러시아 여성과 결혼해 딸 엘리자베스 박을 낳았고, 엘리자베스는 카자흐스탄 화학연구소에서 러시아인 남편과 슬하에 골로프킨 등 네 명의 아들을 출산했다. 골로프킨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라이트미들급 금메달, 2003년 방콕 세계선수권 미들급 금메달,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미들급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6년 5월 프로로 데뷔한 골로프킨은 승승장구하며 무패복서로 거듭났다.
골로프킨은 경기 후 “제이콥스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복서로 존경한다”라고 말했지만 제이콥스는 “나는 내가 최소 2라운드에 걸쳐서 이겼다고 생각한다”라며 판정에 불만을 나타냈다. 실제 미 CBS스포츠는 114-114로 무승부로 점수를 매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