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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년차 포항 골키퍼 강현무의 뜨거운 눈물
- 출처:오마이뉴스|2017-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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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살 생일을 하루 앞둔 골키퍼 강현무가 감격적인 K리그 클래식 데뷔전을 치렀다. 송민석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리자마자 그는 골문 바로 앞에 엎드려 눈물을 흘렸다. 2014년에 포항 스틸러스의 프로축구 선수로 이름을 올린 그가 그동안 정규리그에서 뛴 시간은 전혀 없었기 때문에 그만큼 데뷔전 무실점 승리가 감격적이었을 것이다.
최순호 감독이 이끌고 있는 포항 스틸러스가 지난 12일 오후 3시 포항 스틸야드에서 벌어진 2017 K리그 클래식 2라운드 광주 FC와의 홈 경기에서 골잡이 양동현이 두 골을 터뜨린 활약에 힘입어 2-0으로 이겨 시즌 첫 승리를 거뒀다.
득점 선두 오른 양동현,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에 들까?
지난 주 1라운드 울산 현대와의 동해안 더비 매치에서 아쉽게 1-2로 패한 포항 스틸러스는 1만8587명의 수많은 홈팬들이 찾아준 홈 개막전에서 멋진 승리 선물을 풀어놓았다.
그 중심에 주장 완장을 찬 간판 골잡이 양동현이 서 있었다. 전반전이 득점 없이 끝나는 것 같았지만 골 냄새를 맡을 줄 아는 양동현은 44분에 동료 이광혁의 왼발 슛이 광주 FC 골문 크로스바를 때리고 나오자 곧바로 달려들어 오른발 인사이드 킥을 시원하게 차 넣으며 활짝 웃었다.
1라운드 울산과의 경기에 이어 두 경기 연속골의 좋은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였다. 포항 스틸러스 쓰리 톱의 중심축인 양동현은 77분에 광주 FC 이민기의 핸드 볼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 추가골 기회를 오른발 인사이드 킥으로 정확하게 차 넣으며 시즌 초반 득점 선두(3골, 상주 상무 김호남과 공동) 자리에 올랐다.
팀에 분명한 해결사가 존재한다는 것은 11분의1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가 있다. 양동현 덕분에 포항 스틸러스는 심동운과 이광혁에게도 덩달아 좋은 득점 기회가 찾아오고 있다는 것을 홈팬들 앞에서 충분히 확인한 경기였다.
더구나 양동현은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연속 경기 득점 기록을 새기면서 자신의 이름을 누구보다 널리 알렸다. 이는 13일 발표 예정인 슈틸리케 감독의 한국 남자축구대표팀 명단에 한 가지 행복한 고민을 얹어주었다고 볼 수 있다. K리그 챌린지(2부리그) 부산 아이파크 소속이지만 역시 연속골 기록을 올리고 있는 이정협과 멋진 경쟁 구도가 펼쳐진 것이다. 1라운드 전남 드래곤즈와의 경기에서 종료 직전 짜릿한 발리 슛 결승골을 터뜨린 김신욱(전북 현대)의 감각도 여전하기 때문에 적어도 맨 앞 공격수 자원에 대해 적임자 고민은 행복한 쪽으로 흐를 듯하다.
무실점 승리의 또 다른 주역 ‘강현무‘가 흘린 눈물
포항 스틸러스가 양동현의 멀티 골에 힘입어 이겼지만 그 뒤에서 골문을 든든히 지킨 골키퍼 강현무는 무실점 승리라는 귀중한 결과를 완성시킨 숨은 주인공이었다.
포항 스틸러스 골키퍼 강현무는 2-0으로 앞서고 있던 89분에 광주 FC의 롱 볼 공격에 수비 라인이 무너지며 아찔한 실점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과감하게 각도를 잡고 달려나와 송승민의 오른발 슛을 가까이에서 막아냈다. 추가 시간까지 감안하면 결코 승리를 보장할 수 없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추가 시간 3분도 다 지나고 송민석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려 포항 스틸러스의 2-0 승리가 확정된 순간 포항 골문 앞을 지키고 있던 강현무가 엎드려 흐느꼈다. 시즌 막바지 팀의 운명이 결정된 경기도 아니었기 때문에 지켜보는 사람들 상당수는 의아스럽게 생각할 장면이었다. 하지만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2014년에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하여 꿈에 그리던 프로축구 1부리그 골키퍼가 된 강현무는 그동안 정규리그에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그래서 이 경기가 프로 4년차 늦은 데뷔 무대였던 것이다. 더구나 자신의 듬직한 활약으로 팀의 시즌 첫 승리를 무실점으로 만들어냈으니 감격이 클 수밖에 없었다.
강현무는 포항 스틸러스 U-18 팀 포항제철고등학교 재학 시절부터 그 실력을 충분히 인정받았다. 지금은 K리그 U-18 주니어리그로 이름이 바뀐 전국 고등 축구리그에서 3년 연속 우승을 이끌어냈고 왕중왕전 챔피언에 올라 최우수 골키퍼상을 받기도 했다. 그래서 강현무는 2014년 포항 스틸러스 유니폼을 처음 입으면서 19세 이하 남자축구대표팀에 뽑히기도 했다.
하지만 K리그 클래식 프로 무대는 학창 시절 수상 경력으로만 주전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었다. 이미 포항 스틸러스에는 신화용이라는 베레탕 골키퍼가 변함없이 골문을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벤치 대기 선수로 발탁되는 경우도 많지 않았다.
그렇게 묵묵히 기다기만하던 시간이 3년을 넘어 새 시즌이 시작되었다. 베테랑 신화용이 수원 블루윙즈로 떠나고 거기서 좋은 경험을 쌓은 노동건이 새로운 경쟁자로 왔다.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많은 기회를 잡지 못한 김교빈도 들어와서 No.1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지난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신화용과 경쟁하면서 17경기(정규리그)나 경험을 쌓은 김진영이 등번호 1번을 달았다. 강현무의 등번호는 31번이다. 이러한 상황만 봐도 포항 스틸러스의 골키퍼 2인자 자리도 장담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최순호 감독을 비롯한 포항 스틸러스 코칭 스태프는 새 시즌 1라운드는 노동건에게 먼저 기회를 주었고 2라운드에서는 곧바로 강현무 이름을 불렀다. 그는 선수 입장 때 스틸야드 옆줄을 넘으면서 허리를 숙여 오른손으로 잔디를 만지는 의식적 행동을 펼치며 자신의 축구 역사에서 결코 잊을 수 없는 순간을 경건하게 담았다. 그 결과까지 좋았으니 강현무의 눈물은 누구의 것보다 뜨거웠으리라.
이번 시즌 K리그 클래식 팀들은 포항 스틸러스뿐만 아니라 두 팀이 더 시즌 초반 1, 2라운드 골키퍼 자리에 다른 이름을 올렸다. 2라운드까지 선두에 오른 제주 유나이티드가 이창근, 김호준을 내세웠고 인천 유나이티드도 이태희와 정산에게 고루 기회를 주었다.
다른 포지션과 달리 골키퍼 자리는 안정감과 경험을 매우 중시하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공평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그도 알 것이다. 바로 그 자리에 서기까지 정말 오래 기다렸기 때문에 다시 밀리지 않고 싶을 것이다.
3월 13일, 자신의 22살 생일 선물을 누구보다 멋지게 스스로 만들어낸 강현무이기에 오는 18일 오후 3시 평창 알펜시아 스타디움에서 강원 FC를 상대로 더 날렵해진 자신을 보여주고 싶어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2017 K리그 클래식 2라운드 결과(12일 오후 3시, 포항 스틸야드)
★ 포항 스틸러스 2-0 광주 FC [득점 : 양동현(44분), 양동현(78분,PK)]
◎ 포항 선수들
FW : 심동운(90+2분↔서보민), 이광혁(68분↔이상기), 양동현
MF : 이승희, 손준호, 룰리냐(75분↔무랄랴)
DF : 강상우, 김광석, 배슬기, 권완규
GK : 강현무
◎ 광주 선수들
FW : 조성준, 바로스(56분↔정영총), 송승민
MF : 본즈(87분↔주현우), 이우혁, 김민혁
DF : 이민기, 이한도, 박동진, 이종민(56분↔홍준호)
GK : 윤보상
◇ 2017 K리그 클래식 현재 순위표(승점➡다득점➡득실차➡다승➡승자승)
1 제주 유나이티드 6점 2승 4득점 0실점 +4
2 전북 현대 6점 2승 4득점 1실점 +3
3 FC 서울 4점 1승 1무 2득점 1실점 +1
4 상주 상무 3점 1승 1패 4득점 3실점 +1
5 포항 스틸러스 3점 1승 1패 3득점 2실점 +1
6 강원 FC 3점 1승 1패 2득점 2실점 0
7 울산 현대 3점 1승 1패 2득점 4실점 -2
8 광주 FC 3점 1승 1패 1득점 2실점 -1
9 인천 유나이티드 FC 1점 1무 1패 2득점 3실점 -1
9 대구 FC 1점 1무 1패 2득점 3실점 -1
11 수원 블루윙즈 1점 1무 1패 1득점 3실점 -2
12 전남 드래곤즈 0점 2패 2득점 5실점 -3